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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 130

여수 기름 유출 사태와 윤진숙 장관의 국민 사랑

2014년 1월 31일, 여수 앞바다에서 유조선 하나가 송유관을 들이받아 원유가 유출되었다. 2007년 태안반도 기름 유출을 겪었던지라 바다에 기름 흘러내리는 사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민감하다. 그런데 그에 대한 대책 수립과 해결의 주무를 담당하는 해양수산부장관이라는 분이 말도 아닌 막걸리도 아닌 소리를 해대는 바람에 구설수에 올랐다. 사려 깊은 진숙씨여수 기름 유출 현장에 방문한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이 입과 코를 손으로 막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안그래도 사고 후 이틀이나 지나 늑장 방문해서 책 잡힐 판국에 냄새를 피하는 듯한 동작은 사람들에게 좋게 보일리 없었다. 수 많은 질타가 이어지자 냉큼 해명을 했다. 독감으로 인해 기침이 자꾸 나와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그랬단다. 사려 깊으..

역사란 무엇인가(E.H.카 지음, 권오석 옮김, 2013, 홍신문화사)

역사란 무엇인가(E.H.카 지음, 권오석 옮김, 2013, 홍신문화사) E. H. 카 교수는 이 책의 시작에서 역사에 대한 자신의 정의를 내린다. 널리 알려진 대로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 없는 대화"이며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렇게 역사를 정의한 카는 역사가의 임무에 대해 사회, 개인, 과학, 도덕과 연관지어 얘기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역사는 어떻게 써내려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다. 특히 카 교수는 역사가의 임무에 큰 중요성은 부여한다. 카 교수가 말하는 역사가의 임무는 단순히 사실만을 밝히는 것이 아니다 . 인과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야 하며("역사가가 어떤 원인을 채택했느냐에 따라서 그가 어떤 역사가인가를 알게 되는 것이다..

달과 6펜스(서머싯 몸 지음, 송무 옮김, 민음사, 2000)

달과 6펜스(서머싯 몸 지음, 송무 옮김, 민음사, 2000) 나이가 마흔쯤 되면 속앓이를 하기 마련이다. 또한 살아감을 위해 노동에 나를 던져넣고 감성 대신 이성을 주인으로 삼아 합리성이라고 이름 지은 안락의자에 앉아서 인생을 찬미하는 것도 40대다. 문득 잊었던 것들이 생각나면 약간의 일탈을 시도하기도 한다.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성을 만나거나 술에 빠져보거나, 등산에 빠져보거나 한다. 남은 삶 동안 계속 그런 것들에 빠져 살 수도 있지만 역시나 합리적인 생각이 앞서서 적당히 절충을 한다. 그렇게 살다 보면 50이 되고, 60이 되고, 마지막 가는 길목에서야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못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한다. 대부분 그렇게 산다. 찰스 스트릭랜드는 나이 마흔에 이르러 안정된 직업과 행복한 가족을 벗..

명절이 없으면 명절 스트레스도 없다

일 년에 두번, '명절 스트레스'라는 말이 대유행을 한다. 한 때는 명절에 부엌일로 고생해야 하는 주부들에 대한 말이었으나 이제는 그 범위를 넘어섰다. 주부들의 식모살이는 여전하고 남편은 고된 운전에 아내의 눈치를 봐야한다. 아이는 학교 성적에 대해 묻는 친척 어른들의 물음에 말문이 막히고, 나이가 꽉 찬 처녀총각들은 결혼 안하냐는 채근에 짜증이 난다. 직업이 없는 백수는 주변의 한심하다는 표정과 눈길을 감래해야 하고, 평소에 전화도 별로 없다가 명절이라고 몰려든 사람 탓에 노인네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개인화 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는 혈연에 대한 향수인지, 한민족의 DNA에 각인된 기계적인 습속인지, 반짝반짝 빛나는 미풍양속인지를 떠나서, 명절이야말로 스트레스 안받는 사람이 드물..

현오석 부총리 "어리석은 국민론", 책임지지 않는 공직자의 자화상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태 덕분에 2014년 벽두가 소란스럽기 짝이 없다. 여기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빈정거리는 듯한 대사를 한방 날림으로써 더욱 다이내믹한 분위기 조성에 성공(?) 했다. 친절한 오석씨그 내용인즉, 22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에 기자들이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의 책임 문제를 묻자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지고 걱정만 하는데, 현명한 사람은 이를 계길 이런 일이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일갈한 것이다. 이걸로는 성이 차질 않았는지 "금융 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 우리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냐"며 책임 소재마저 확실하게 해주는 친절까지 베풀었다. 국민들 뿐만 아니라 여야정치권에서도 망언이라며 비난이 들끓자..

나른한 오후 - 사람은 원래 고독하다

예전에 노영심이 진행하던 TV 음악 프로그램에 김광석이 나온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에서 김광석이 부른 노래들 중에 나른한 오후라는 노래가 있었는데, 그 노래의 모티브가 된 이야기를 김광석이 해주었다. 손발 까딱하기 싫은 나른한 오후에 방에 드러누워 있었더니 파리 한마리가 날다가 왼쪽 볼에 앉았단다. 손발 까딱하기 싫어서 입을 빼뚜름하게 해서 훅! 하고 바람을 불어서 쫓았단다. 이번에는 그 파리가 오른쪽 볼에 앉더란다. 손발 까딱하기 싫어서 입을 또 빼뚜름하게 하고서는 훅! 하고 바람을 불어서 쫓았단다. 이번에는 파리가 코 밑에 앉더란다. 손발 까딱하기 싫어서 아랫입술을 내밀어 훅! 하고 바람을 불었더니 파리가 코구멍 안으로 쑥 들어왔단다. 손발 까딱하기 싫더란다. 그래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크읍~ 캬..

원칙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불통? 국민에게 관심 없다는 말

"1년 동안 가장 억울한 게 불통 지적이다. 저항세력에 굽히지 않는 것이 불통이라면 임기 내내 불통 소리 들을 것이다. 원칙대로 하는 것에 대해 손가락질하고 불통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랑스런 불통" 원칙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불통지난해 12월 청와대 홍보수석이라는 사람이 박근혜 정부의 1주년을 평가하면서 했던 말이다. 대통령 본인의 말이 아니니 조금 걸러서 들을 수도 있겠지만 귀가 찜찜한 기분은 어쩔 수가 없다. 대통령 마음대로 하겠다는 말로 밖에는 안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홍보수석이라는 사람의 저 말이 진짜 대통령의 생각과 일치한다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앞설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염려가 허튼 것이 아니었음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고.맙.게.도. "소통을 위해 우리 모두가 더..

술 취한 사람과 젊은 사람의 공통점은?

Young men are apt to think themselves wise enough as drunken men are apt to think themselves sober enough. - Chesterfield, Lord 술에 취한 사람이 별로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젊은이는 자기를 현명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 체스터필드 경 나는 '아직 젊었거든~'이라고 말하고 싶은 그런 나이에 와 있다. (남이 보기엔 어떤지 몰라도...) 그러니까 스스로 현명하다고 생각하던 때를 이미 거친 그런 나이다. 왜 나를 현명하다고 생각했는지 그 때는 몰랐다. 게다가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현명하지도 않았다. 왜 그 때 나를 영리하다고 생각했는지 '아직 젊고' 싶은 나이가 되어서야 조금 알 것 같다. 비뚤어진..

게임중독법, 그 안에 숨겨진 사상의 위험성

게임중독법으로 동네가 떠들썩하다. 입법발의를 한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의 입법 취지는 게임중독으로 인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의 행정적 규제를 보건 복지적 예방 치료 시스템 구축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쉽게 말해 (신의진 의원의 말대로 하자면) 현실에 존재하는 "중독자"등과 그 가족을 위해 "도움"을 주고자 마련한 법안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 논쟁의 양상은 그 취지를 무색 무취로 만들었다. 게임중독법 입안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게임을 왜 중독물로 규정하는냐라는 반론을 필두로 해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을 잠재적 중독자로 몰아간다, 현 정부가 외치는 창조경제의 큰 부분인 게임 산업을 위축시킨다, 게임 업체로부터 돈을 뜯어 내기 위한 술책이다 등의 의견을 내세우며 입법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

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부키, 2007)

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부키, 2007) - 세계화의 주된 추진력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주장하듯 기술이 아니라 정치, 즉 인간의 의지와 결정이다. 이 책은 [사다리 걷어차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와 함께 장하준 교수의 신자유주의 대한 비판론 연작을 이룬다. 국제경제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의 경제역사 해석이 얼마나 아전인수 격이며, 국제경제의 안정과 발전을 위하는 '척' 하면서 자신들의 권력 유지와 부富를 위해서 어떤 식으로 책략을 쓰는지 장하준 교수는 오래전부터 끈질기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에 이어 읽은 이 책을 통해 나는 신자유주의가 더이상 담론이나 사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공산주의, 민주주의, 사회주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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