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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묻어가는 법이 궁금해? -밟히는 삶을 피하기 위한 직장인 본격 생존백서(김성열 지음, 피커북, 2015)


글쓰기의 효용과 목적은 여러 가지다. 의사전달, 감정표현, 설명, 주장, 묘사, 감상, 정리, 반성, 다짐, 결심. 인지하고 의식한 모든 것들은 글이 될 수 있다. 2년여 동안 써온 나의 글들도 제 각각 나의 인지와 의식을 드러낸다. 살펴보면 나의 글들의 대부분은 무엇을 설명하고 주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람들이 애써 부정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직장생활의 이면, 애정과 사랑의 현실성, 세상과 관계를 맺는 태도 따위가 글감들이다.


처음부터 어떤 설명과 주장이 목적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저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내가 아는 것, 나의 생각, 나의 인식을 표현하고 싶었고, 생각을 정리하는 방편이기도 했다. 글이 쌓이면서, 어떤 비루한 글이라도 옅은 주장이 들어 있는 한, 단순히 무엇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에게 글쓰기란 반성과 다짐의 한 방편이 되었다.


다른 이의 생각을 옮겨 적지 않는 이상, 내가 쓰는 글은 나의 생각에서 나오면 나의 의식을 대변한다. 그 의식은 나의 태도와 일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글들은 그저 가식과 위선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글쓰기의 무서움이 여기에 있다. 글쓰기와 태도, 이 둘 중 어느 하나에서라도 위선이나 가식이 나타나면 지금까지의 글과 앞으로 쓸 글들은 헛되고 만다. 글과 태도의 물샐 틈 없는 완벽한 일치는 바랄 수 없다. 하지만 한순간이라도 일치를 포기하지 않음을 자신의 의무로 여기는 것이 글쓰기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반성이 길어지면 글을 쉽사리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운이 좋아서, 제안을 받아 지금까지 썼던 글을 조금 다듬고, 몇몇 준비하고 있던 글감들을 다듬어서 하나로 묶게 되었다. 원고를 넘기고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했고 종이책을 내지 못한 아쉬움(글의 수준도 생각하지 않은 채)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책'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쓴 글들을 만나니, 더럭 겁이 난다. 과연 나는 내가 쓴 글처럼 살고 있을까라는 염려가 앞서서다.


근래에 나를 반성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 어떤 일에 대해 어른스럽지 못하게 굴지 못했던 적이 있어 아쉽고, 후회스럽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어른과 아이의 차이를 글로 쓴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 글은 이 책에도 들어 있다. 어른스러움을 이야기하면서 어른스럽게 굴지 못한 것을 반성하는 '완전' 낯뜨거운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다. 


생각을 책으로 내는 것이 이렇게 묵직한 일인지 알지 못했다. 블로그나 페이스북 같은 미디어들은 전적으로 나의 공간이라 생각하면 그 뿐이다. 하지만 종이든 파일이든 '책'의 모습으로 글을 내놓는다는 것은 생각과 태도의 일치를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 그 무게가 확연히 다르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나의 의식과 태도가 항상 일치하지도 않는다. 덕분에 이 책은 나에게 생각의 표현과 주장보다는 반성과 다짐의 의미가 더 크다.


전자책 한 권을 냈다고 해서 내 삶의 철학을 가졌다고 할 수 없고, 나의 생각과 태도가 일치함을 공언한 것이라 할 수도 없다. 다시 반성과 다짐을 시작해야 한다. 그것들이 또다시 책으로 묶일 지, 그저 인터넷의 그물 위에 걸려 있을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아무런 욕심도 없다. 나에게 글쓰기는 반성과 다짐이다. 반성과 다짐을 멈추면 후회와 남탓만이 남는다. 이제 이 책은 잊어버리고, 다시 반성과 다짐을 시작해야 한다. 게으름을 털고, 다시 생각을 시작한다.


Posted by 김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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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아하자 2015.07.08 2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전자책을 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에요. 토닥토닥.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