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읽고 생각하기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카네기 지음, 최염순 옮김, 씨앗을뿌리는사람, 2004)

김성열 2013. 11. 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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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카네기 지음, 최염순 옮김, 씨앗을뿌리는사람, 2004)

 

나에게 가장 두려운 것 중 하나가 사람과 관계맺기다. 세상에 나를 드러낸 이상, 죽을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것이며, 수 없이 많은 경험을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투른 것이기에 두렵다.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며 다른 사람들과 관계맺기에서의 황금률이 무얼까 고민하지만, 실상 그런 정답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패배감과 두려움은 커진다. 두려움은 결국 결핍에서 오는 것이어서 그런지 정답이 없는 줄 알면서도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최선일까 고민한다. 이만하면 지칠만도 했을텐데, 사람과의 관계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의 바탕에 깔고 있으니 무시나 도망 따위는 차선 축에도 못끼는 것은 어쩌면 다행이다.

 

그런 눈으로 본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문제집의 모범 답안지 같다. 인간관계의 세가지 원칙, 인간관계 잘 맺는 6가지 방법, 상대방을 설득하는 12가지 방법, 리더가 되는 9가지 방법. 이만하면 모범 답안지로 손색이 없다. 정답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인생은 산수가 아니니까. 그래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모든 상황에서 딱 맞아 떨어지는 정답을 아닐지 몰라도 보편적 상황에서는 그런대로 쓸만한 얘기들이다.

 

언제부턴가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는 정답을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최선을 바란다면서도 잊은 것이 있는 것은 아닌지, 발전하는 것을 여전히 바라고 있는지, 조금씩이라도 발전하고 있는 것인지, 변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진 않는지... 그런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다.

 

비난, 불평 금지, 솔직하고 진지하게 칭찬하기, 다른 사람의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다른 사람들에게 순수한 관심 갖기, 미소짓기, 이름 기억하기, 경청하기, 상대방 관심사 이야기하기, 상대방이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기. 숱한 자기계발서에서 해왔던 얘기다. 역시나 나의 어설픈 긴장감 덕분에 어느샌가 뒷전이 되었던 그런 것들이다.

 

(성격 탓도 있겠지만) 사람과의 관계를 무척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나로서는 제법 고마운 책이다. 관계맺기의 어려움과 힘듬으로 생긴 갈증을 모두 씻어주진 않지만, 나의 이런 몸부림(?)이 아무 의미가 없진 않다는 얘기를 해주어서다. 사람이 관계맺기를 해야하는 이유를 말해줄 수 있다면 굳이 정답을 주지 않아도 대단한 통찰임에 틀림없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그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지금껏 저력이 살아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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