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읽고 생각하기

유능한 관리자(Firts, Break All The Rules)

김성열 2013. 12. 16. 17:45
728x90



유능한 관리자 Firts, Break All The Rules (커트 코프만 지음, 한근태 옮김, 21세기북스, 2006)

 

어느덧 때가 되어 직급이 오르고 관리자의 역할을 맡게되면 새로운 직장의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진다. 준비된 사람들도 더러 있겠지만, 대부분은 어두컴컴해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암흑천지의 세계를 만나기 마련이다. 게다가 무엇을 해야하며 어떻게 해야할지 그저 막막한 판국에 뒤에서는 어서 걸음을 내딛으라고 아우성이다.


그런 이유로 "신참 관리자"들은 이러저러한 기능서, 개발서를 찾아 다니며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한다. 다행히 관리자의 스킬트리를 크리스마스트리처럼 화사찬란하게 해주는(해준다고 주장하는?) 책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책들이 '왜?'를 뒷전에 둔다는 것이다. 뭘 하라는지는 알겠는데 왜 하는지 말해주지 않는 경우가 십중팔구라 읽고 난 뒤 알맹이 찾기가 어렵다.


이 책도 제목만 봐서는 (한글 번역판 제목)  그런 부류의 책이 아닌가 짐짓 의심이 간다. 이런 류의 알맹이 부족한 책들에 당한 경험도 충만한데다가, 멋스럽지 않은(촌스럽기까지한!) 제목마저도 의심을 거들기에 충분하다. 도곤도곤 거리는 가슴으로 읽어내려가보니 다행히도 마법 같은 해결책 일색이 아니라 '왜'와 '어떻게'를 나름의 근거를 두고 얘기한다. 그리고 근거들은 이제까지 들었던 것들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180도 뒤집는다 정도는 아니고...)

 

* 직원은 직속상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나는 멘토거나 영혼의 스승이 아니라 그냥 관리자인데...)


* 사람들은 별로 변하지 않는다.

(그럼 윗사람의 잔소리와 훈계는 의미 없음?)


* 재능은 가르칠 수 없고 그 자체로는 특별하지도 않다.

(재능이야 그렇다쳐도, 특별할 거 없다면 아무나 써도 되나?)


* 관리자는 직원의 결과 창출에 간접적인 역할만 한다.

(책임은 관리자가 더 많이 지는데?)


* 최고의 관리자는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다른 사람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을 깨뜨린다.

(대접 받을 생각이 없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이렇듯 약간은 낯선 것들이 논리의 바탕이라서 그 해법도 다소 생경하다. 물론 낯설다고 하여 못믿을 지경이거나, 이해가 안되거나, 억지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다만, 관리자의 역할 비중이 무섭도록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조금은 겁나기도 하고, 직원이 아닌 나에 대한 인식(현재 나의 모습에 대한 분석)부터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적지 않다.

 

- 관리자는 직원들의 밥그릇을 책임져야 한다.


8년 전에 알던 어떤 분, 정확히 얘기하면 그때 몸담았던 회사의 가장 윗분께 들은 말이다. 부끄럽게도 그 밥그릇이 이토록 육중한 것인지 관리자 타이틀을 갓 달았던 그 때는 몰랐다. 그 밥그릇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잘 지은 밥을 가득 채우기 위해 쓴소리를 달게 듣고, 기존의 평범한 룰을 깰 마음이 있는 관리자에게 이 책은 제법 괜찮은 관리자 지침서가 될 듯 하다.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