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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급지법, 사교육 시장을 비켜간 반의 반쪽짜리 정책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내세운 공약 중에 하나인 선행학습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선행학습금지법은 학교가 교육과정보다 앞선 내용을 가르치거나 학교에서 배운 내용 이외의 것을 시험문제로 출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여기에 더해서 또 학원이나 개인과외 교습자 같은 사교육 기관이 선행교육을 광고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선행학습금지법의 목적은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 팽창으로 인한 서민의 가계 경제 악화를 막기 위한 것이다. 쉽게 말해 현재 일선에서 보편화되어 있는 학습방법, 교육방법을 규제하여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의 팽창을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뜯어보면 문제의 핵심은 건드리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는 방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선행학습의 문제선행학습의 문제는 이렇다. 학교..

남자를 곤란하게 하는 외모에 대한 여자의 질문

여자는 연애를 하거나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예뻐 보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꾸밈도 많아지고 가꿈도 예전과 다르다. "사랑을 하면은 예뻐져요~"라는 노래가사가 비단 호르몬 분비와 관련한 얘기만은 아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남자는 여자의 그런 변화를 잘 모른다. 왜냐하면 남자가 연애할 때 상대 여성은 뭘 해도 이뻐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꾸미고 남자에게 확인받고 싶어하고 또 확인한다. 하지만 남자는 뭘 해도 이쁜 내 여자의 외형적 변화를 알아챌 필요도 느끼지 못하며 느낄만한 센스도 부족하다. 오히려 이 여자가 나에게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어떤 대답을 해야 가장 적절한지 생각하다 보면 머리가 아프다. 게다가 '잘못된' 혹은 '여자가 원하지 않은' 대답을 했다가는 더 곤란한 상황에..

이성을 놓은 국정원, 정신줄 놓은 검찰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국정원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자료가 위조되었다는 사실조회 결과가 '터져' 나왔다. 검찰도 검찰이지만 국정원이야말로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렸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파장이 채 가라앉지도 않은데다가 꼭 간첩을 잡는 일이 아니더라도 국가기관이 누군가를 범법자로 만들기 위해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킨 것은 국가의 권한을 옳지 않게 쓴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성의 끈을 놓은 국정원알려진 것처럼 이 사건은 2012년 초에 시작해 2013년 8월에 1심 재판이 종료되었다. 1심에서 재판부는 피고인 유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 했고 그해 2013년 10월에 항소심 재판이 시작되었다. 이번에 위조자료로 드러난 피고인 유씨의 출입경기록은 이 항소심이 시작되자..

이승만 영화를 제작한다는 서세원의 발표가 불편한 이유

전직 개그맨, 현직 목사, 겸직 영화감독 서세원이 '이승만 영화 시나리오 심포지움'이라는 행사에서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신문기사를 통해 이 소식과 행사의 분위기를 접하며 여러사람 불편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영화 감독으로서의 역량 따위가 문제가 아니다. 영화의 완성도는 영화를 잘 아는 사람이 평가할 일이다. 다만 그가 만들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너무 뻔히 보여서 불편하기 그지 없다. 서세원의 영화 제작 발표가 불편한 이유는 그가 만들 영화가 이승만 대통령을 미화화기 위함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서세원은 이승만 대통령을 미화하지 않고 공적과 과오를 모두 담겠다고 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승만을 그려내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영화제작 발표장이나 다름 없던 심포지엄..

거지 같이 사랑하지 말자

바야흐로 (또 다시) 발렌타인데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이나 기타 등등의 선물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거나 상대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좋은 의미의 날이다. 물론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상술의 거미줄을 100% 벗어날 순 없지만 발렌타인데이가 갖는 (현대적) 의미는 사랑에 빠진 사람들에게 꽤나 뜻깊다. 정도와 수준은 다르지만 사랑에 빠지면 그 대상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꼭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좋은 말만 해주고 싶고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사랑에 빠진 사람의 공통점이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해 먹는 사람들도 있다. 사랑을 가장하거나 혹은 서로 사랑한다는 전제를 무기로 삼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는 것이다. 위의 사진이 대표적인 사례로 충분하다..

김무성의 '한 자녀 반성론'을 통해 본 정치인의 무지와 권위주의

"정말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저출산율이 세계 1위가 된 지 오래인데, 20년 뒤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까 다들 걱정한다""이 자리에 자녀를 한 사람 가진 분들은 반성하셔야 한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애를 셋이나 낳고도 (서울)시장에 나오지 않느냐""우리 모두 이상화, 김연아 같은 딸을 낳아야 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최고중진회의에서 저출산을 지적(질)하면서 한 말이다. 그냥 텍스트만 놓고 보면 별 문제 없는 것 같지만 컨텍스트(맥락)을 보면 문제가 있다. 한 나라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의 생각의 본질이 은근히 드러나기 때문이고, 그 본질의 근원이 영 불편하기 때문이다. 국민 위에 있는 국회의원국회의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입법을 주임무로 하는 사람이다. 좋은 국가가 되기 위해, 국민들이..

어른과 아이의 차이

우리 나이로 스무살을 넘어가면 대부분 법적으로 성인이다. 성인은 보통 '어른'이라는 말과 비슷하게 통한다. 갓 스무살 넘긴 처녀총각(?)을 4,50대 삼촌 고모들이 볼 때는 아직 철딱서니 없는 '아이'지만 당사자들은 자신이 이미 어른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인과 어른은 그 의미가 사뭇 다르다. '성인'은 다분히 행정적이고 법적인 용어다. 범법을 하면 부모님을 모셔오거나 소년원을 가는 것이 미성년자나 청소년이다. 범법을 했을 때 본인이 재판에 출두해야 하고 교도소를 갈 수 있는 것이 성인이다. 그 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봐도 된다. 반면에 어른은 사회적인 용어다. 생물학적으로, 행정적으로 다 자란 사람이 아니라 사회통념으로 봤을 때 다 자란 사람이 어른이다. 누군가는 결혼은 하고 자식을 낳아 ..

에크리 : 라캉으로 이끄는 마법의 문자들 (김석 지음, 살림, 2007)

에크리 : 라캉으로 이끄는 마법의 문자들 (김석 지음, 살림, 2007) 자크 라캉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겁도 없이) 집어든 것이 에크리에 수록되어 있다는 논문 몇 개와 세미나 발표 몇 개를 모은 “욕망 이론(권택영 엮음, 문예출판사)”이라는 책이었다. 해설 부분을 지나 (해설은 그나마 읽을 만 했다) 논문의 본문으로 가는 순간 뇌가 마비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 내가 읽을 책이 아닌갑다’ 싶었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서 잡은 책인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에크리’를 읽고 싶은 사람을 위한 일종의 매뉴얼이다. 라캉의 일생과 ‘에크리’의 시대적 배경, ‘에크리’의 주요 내용, 핵심 사상, 참고문헌 등이 정리되어 있다. 물론 라캉의 연보나 시대적 배경을 안다고 해서 에크리의 내용이 잘 이해될 ..

변희재의 생떼쓰기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변희재가 연일 히트를 치고 있다. 시작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수사 축소은폐 혐의 무죄 판결에 대한 권은희 과장의 기자회견을 놓고 '일개 경찰이 대한민국 정부와 검찰을 협박'하고 있다는 일갈이었다. (협박의 대상에 국민이 쏙 빠진 것이 아쉽기 그지 없다). 그러더니 MBC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나온 것에 대해 비난을 하고 나섰다. 표창원은 정치를 선언한 사람인데 예능 프로그램에 출현시킨 것은 그를 띄우기 위함이며 그 배경에는 MBC 사장과 노조의 야합이 있을 것이므로 MBC 사장 목을 날려야 한다는 살벌하기 그지 없는 내용이다. '왜 또 생떼쓰고 난리야?' 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한두번도 아니고 연타석 히트를 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그..

김용판 무죄, 이제 권은희의 배후를 캘 때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수사 축소은폐 혐의에 무죄가 내려졌다. 재판부는 송파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의 진술이 수사와 관련 있는 다른 사람들의 진술과 달라서 진술의 신빙성을 없다고 보았다. 진실과 거짓이 다수결로 결정되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내가 열일곱명한테 일방적으로 줘 터졌어도 열일곱명 모두가 내가 자해를 했다고 하면 그것이 진실이라는 얘기다. 그래도 괜찮다. 진실을 밝힌 것으로 재판부의 도리는 다 한거다. 재판 결과는 나왔고 피고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어차피 이번 재판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진실과 거짓을 따지는 것이 핵심이었으니 그것을 가려낸 것으로 성과를 거두었다 할 수 있다. 김용판이 유죄라면 그에 맞는 벌을 주면 되는 것인데, 김용판이 무죄니까 벌 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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