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말하기/연애

남자를 곤란하게 하는 외모에 대한 여자의 질문

김성열 2014. 2. 1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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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연애를 하거나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예뻐 보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꾸밈도 많아지고 가꿈도 예전과 다르다. "사랑을 하면은 예뻐져요~"라는 노래가사가 비단 호르몬 분비와 관련한 얘기만은 아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남자는 여자의 그런 변화를 잘 모른다. 왜냐하면 남자가 연애할 때 상대 여성은 뭘 해도 이뻐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꾸미고 남자에게 확인받고 싶어하고 또 확인한다. 하지만 남자는 뭘 해도 이쁜 내 여자의 외형적 변화를 알아챌 필요도 느끼지 못하며 느낄만한 센스도 부족하다. 오히려 이 여자가 나에게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어떤 대답을 해야 가장 적절한지 생각하다 보면 머리가 아프다. 게다가 '잘못된' 혹은 '여자가 원하지 않은' 대답을 했다가는 더 곤란한 상황에 몰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더해져 남자는 그저 곤혹스럽다. 남자를 곤란하게 하는 외모에 관한 여자의 질문들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나 어디 바뀐 거 없어?

여자들이 참 많이 하는 질문이다. 사실 남자는 잘 모른다. 남자는 여자의 전체적인 이미지에 빠져드는 것이지 악세서리나 헤어스타일, 옷, 화장, 네일아트 같은 부분적인 것에 몰두하진 않는다. (몰두한다면 그건 성적인 페티쉬다) 이건 여자 입장에서 다행이라고 봐야 한다. 세상 모든 여자가 김태희가 아니고 수지도 아닌데 남자가 여자의 부분 부분에 신경을 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사실 외모나 스타일이 (아무리 봐도) 별로인 여자들도 애인 있고 남편 있고 하는 것은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호감을 느낄 때 전체 이미지가 그 대상이기 때문이다.


남자의 눈치와 눈썰미도 제각각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여자만큼은 아니다. 그러니 남자에게 "나 어디 바뀐 거 없어?"라고 묻지 않는 것이 애당초 가슴 아프지 않는 방법이다. 정 티를 내고 싶으면 "이거 이거 했는데 어때?"라고 물어봐라. 남자에게는 그런 질문이 더 편하다. 물론 "이뻐"라는 답 정해놓고 물어보는 것은 반칙이다. 전지현이 입어서 이쁜 옷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이쁘라는 법은 없다.



나 뚱뚱해?

뚱뚱하면 어떻고 날씬하면 어떤가? 여자가 뚱뚱하든 날씬하든 말랐든 상관 않고 그저 좋아서 만나고 있는데, 정작 남자는 별로 신경 쓰지도 않는 것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사나이의 애정과 호감을 능멸하는 일이다. 뚱뚱해서 마음에 안들었으면 진작 바람을 피우거나, 헤어지거나, 뚱뚱하니까 살 좀 빼라고 하는게 남자다. 


게다가 뚱뚱하다고 대답하면 화내며 토라질테고, 아니라고 대답하면 또 그게 아니라고 대답할 예정이면서 굳이 질문을 하는 이유를 남자는 잘 모른다. 그냥 "나 요즘 몸이 좀 무거워진거 같애. 살 좀 뺄래"라고 말해라. 그럼 남자가 "뺄 살이 뭐 있다고~"라든가 "그래 조금 빼도 될 것 같다"라는 식으로 대답해줄 것이다.


솔직히 자신이 뚱뚱한지 아닌지는 체중계 위에 올라서보면 나오지 않나. 괜히 남자 테스트 하려 들다가는 사이만 틀어진다. 이 남자가 날 아직도 이쁘게 보는지 안보는지 테스트하려 들지 말고 진짜 의견을 듣고 싶거나 조언이 필요할 때만 물어봐라.



쟤가 이뻐 내가 이뻐?

남자는 여자를 한번 보고는 잘 모른다. 여러번 봐야 겨우 눈에 익는다. 길가다 말고 커피 마시다 말고 "쟤가 이뻐, 내가 이뻐?"라고 물어보면 일단 당황스럽다. 듣도 보도 못한 여자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관심도 없는 스쳐가는 여자의 이목구비를 내가 사랑하고 흠모하는 여자와 비교한다는 것은 남자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굳이 대답을 원해서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얘기하고 싶어도 혹시나 질문자와 의견이 통일되지 않으면 어쩌나 싶은 것도 남자를 피곤하게 한다. 차라리 이쁘기로 소문난 여자 연예인과 비교해서 물어봐라. 그럴 때는 노골적으로 여자의 편을 들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상대도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더 편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남자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 대답에 기분이 나쁘다면 그것은 물어본 사람이 잘못이다. 이래저래 애시당초 그런 거 안물어보는게 서로 편하다.


오빠는 어떤 스타일 좋아해?

남자가 연애감정으로 여자를 좋아할 때는 스타일을 보는 것이 아니다. 그냥 그 여자의 이미지에 호감을 느끼고 자기도 모르게 빠져드는 것이다. 그렇게 빠져들면서 이뻐 보이는 것이지 여자가 특별한 미모의 소유자라서, 특정 스타일이라고 해서 무조건 빠져들진 않는다. 그래서 평소에 꿈꾸던 "이상형"의 여인과 사랑하고 결혼하는 남자가 거의 없는 것이다. 원하는 스타일의 여자를 소개해주고 떠나버릴 계획이 아니라면 굳이 물어보지 마시라. 자신이 이 사람이 원하던 스타일이 아닌 것을 확인해서 기분 좋을 일은 없으니까.


한가지 추가 하자면 전적으로 "감상용"인 여자 연예인을 보는 눈과 비교해서는 안된다. 말 한마디 나눌 일도 없는 여자 연예인이라면 그냥 이쁘면 좋다. 특별한 이유도 없다. 그냥 눈이 즐겁기 때문이다. 연예인을 볼 때는 얼굴이 이뻐서, 몸매가 좋아서, 가슴이 커서, 다리가 이뻐서 따위의 다양한 이유가 나올 수 있다. 연애감정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부분 부분을 쪼개서 볼 수 있는 것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연애감정을 가지면 부위별(?) 평가가 안된다. 그냥 '그 사람'만으로 눈이 꽉 차기 때문이다. 지금 그 사람 눈에 가득 차 있다면 그것도 꽤 괜찮지 않은가.



남자가 대답을 좀 센스있게 하면 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물주는 남자에게는 그런 센스를 주시지 않으셨다. (조물주는 남자였을 것이다. 남자를 만든 센스를 보면...) 아쉽게도 남자로부터의 섭섭한 대답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여자의 욕심이다. 오히려 마음 넓은 여자가 그런 섭섭함을 촉발할 수 있는 질문을 포기하는 것이 정신건강, 연애온도 유지에 더 낫다. 


질문은 궁금할 때 쓰고 확인이나 테스트용으로는 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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