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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일하지 않는 것도 이유가 있다

직급이 어느정도 차고 경력이 붙으면 시야가 깊어지고 넓어진다. 일이 흘러가는 모양새나 사람들의 태도 따위를 읽는 나름의 통찰력이 커질 뿐만 아니라 그 범위도 확장된다. 그리고 그 정도가 어느 수준에 다다르면 관리자나 준관리자 정도의 자리에 가게 된다. 이렇게 실무 위주로 업무를 보다가 관리자 역할을 맡게되면 마치 개안을 한 것처럼 시야가 훤해진다. 교단에 섰을 때 교실 전체가, 학생들 하나 하나가 잘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도 눈에 잘 들어온다. 일을 집중해서 하고 있는지, 딴 짓을 하고 있는지, 업무 이외의 생각에 빠진 것인지 대략 눈에 들어온다. 그러다 보면 속이 답답해지는 일이 생긴다. 직원들의 업무처리가 마음 같지 않을 때도 많고 업무를 수행하는 태도나 방법이 마음에..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공천폐지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공천폐지는 예견된 패배와 정치인의 신의를 두고 저울질을 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예견된 패배'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여당이 기초공천폐지를 하지 않을 때 (지금으로서는 그럴 확률이 크다) 기초공천폐지를 시행한 야당의 선거 패배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새정치민주연합은 닭(그 닭이 아니다)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된다. 거대한 두 개의 당이 이기면 여당, 지면 야당을 번갈아 하는 우리의 정치 풍토에서 모든 선거는 '당 vs 당'이었기에 무공천으로 당의 이름도 없이 후보가 나올 경우 여당의 반대표가 갈 곳을 잃고 마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공천도 받지 않은 반여권 후보끼리 후보 단일화를 하지도 않을터이니 후보의 난립과 표심의 방황이 만났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리라..

당신 주위에 '괜찮은 사람'이 없는 이유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솔로인 사람은 결혼 적령기가 되면 슬슬 조바심이 나게 마련이다. 주변의 이성에게도 신경이 더 쓰이고 내가 원하는 이성에 대한 조건 같은 것도 따져보곤 하게 된다. 보통은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결혼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버리지 않은 이상, 혹은 남들만큼 결혼에 대한 욕망이 있다면 그 속은 아무렇지 않은게 아니다. 그런 솔로들은 욕심도 별로 크지 않다. 원하는 이성의 부류는 그저 '괜찮은 사람' 정도다. 스타일이나 타입을 따지는 것은 여유가 있던 어린 시절에 하던 일이라고 (어른스럽게) 생각하며 '괜찮은 사람' 정도로 원하는 이성을 정의한다. 문제는 주위에 괜찮은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 사람 저 사람의 연애 이야기, 결혼 이야기를 들어보면 괜찮은 사람이 그렇게 없진 않은 듯..

죄와 벌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유성인 옮김, 하서출판사, 2007)

죄와 벌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유성인 옮김, 하서출판사, 2007) '죄와 벌'의 주인공은 라스콜리니코프지만 이야기의 맺음을 이루는 사람은 소냐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세상은 커녕 자신의 어머니와 여동생마저도 제대로 사랑할 줄 모르며 자기애(自己愛)가 현저히 부족한 인물이다. 그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우월한 직관으로 세상을 본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애정을 품기에는 비탄과 절망, 곤궁함이 너무 많다. 그런 세상을 더 알아갈수록 라스콜리니코프는 자기 안으로 침전하며 결국 자기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구도, 무엇도 사랑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라스콜리니코프는 사적인 목적으로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고도 마치 대의가 있는 듯이 변명을 하는 용렬한 허무주의자가 된다. 죄가 확실한만큼 그에 상응하는 단호한 벌 또한 아깝지..

나의 존엄성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분노하라'

인간의 핵심을 이루는 성품 중 하나가 '분노'입니다. 분노할 일에 분노하기를 결코 단념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도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습니다.- 스테판 에셀 '분노하라' 한국어판 출간에 부친 인터뷰 中 세상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함부로 화를 내는 것은 몰지각한 짓이다. 화를 내는 대신 이성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이성적 사고는 화를 누그러뜨릴 뿐만 아니라 판단력과 분석력을 향상시켜 개인의 발전을 가능케한다. 화를 내지 않는 것은 단순히 긍정적인 인물로 좋은 평가 받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어떤 이의 이성적 사고 수준은 그 사람의 교양과 품위의 수준과 동일하며 이는 곧 한 사회의 교양과 품위 수준을 이루는 요소가 된다. 따라서 사안에 대..

"회사 = 사장님", 제왕적 리더십의 위험성

예전에 몸담았던 회사의 사장이 회계 담당자와 비용지출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내가 내 돈 쓴다는데 왜 그렇게 제약이 많으냐'면서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내 삶의 터전 중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가진 사상이 너무 옹졸하고 몰상식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회사란 곳은 이런 저런 지출을 하고 싶어도 업무 차원에서 사용했다는 증명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웬만한 직장인이면 다 안다. 심지어 회사의 재화를 함부로 유용할 수 없는 것은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회사의 돈은 사장 돈인데 왜 그 돈을 사장이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지는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다. 회사의 돈은 회사의 돈이지 사장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지 않았..

성공의 법칙을 찾으려 애쓰지 마라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이나 내용은 다르겠지만 많은 이들이 성공을 바라며 부단한 노력을 한다. 꼭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성공에 대한 갈망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시류에 맞춰 성공에 대한 갈망이 정당한 것이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설파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들이 있어 성공에 관련한 강연, 강의, 책, 다큐멘터리, 기사 등이 끊임 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 것들의 공통점은 성공의 사례를 분석해서 성공의 법칙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정도 과정을 거쳐 그것들을 세상에 내놓는다. 성공에 목마른 사람들은 꽤나 논리적이고 개연성 있어 보이는 그 법칙에 빠져 들어 아침형 인간이 되기도 하고 메모광이 되기도 하며, 오랜 생활 습관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볼 일이다. 과연 성공의 법칙이라는 것이 ..

혼.창.통 -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 (이지훈 지음, 쌤앤파커스, 2010)

혼.창.통 -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 (이지훈 지음, 쌤앤파커스, 2010)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성공이란 단순한 입신양명이 아니라 나를 최고의 상품으로 만드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성공'을 위해 불철주야 인내하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세상의 흐름은 출간되는 책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말하는 '자기개발서'라는 장르의 책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며, 그 중에서는 소위 말하는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러면 그 베스트셀러의 작가는 '성공'한 사람이 된다) 사실 자기개발서의 대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숱하게 했던 얘기들의 끊임 없는 방법론이다. 무대 가운데 놓인 물건을 이쪽에서 보느냐 저쪽에서 보느냐의 문제일 뿐이지 그 물건 자체의 속성은 자본주..

입사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좋지 않은' 회사

입사에 성공(?)해 첫출근할 때 기분은 첫등교할 때의 기분만큼이나 두근반 세근반 하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때의 기대감과 설레임은 입사 성공의 기쁨과 어우러져 기분좋은 긴장감을 일으킨다. 하지만 막상 첫출근을 했는데 그런 기분 좋은 긴장감이 당황스러움으로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원인은 대부분 회사에 있기 마련이다. 1. 자리가 없다부푼 가슴을 안고 첫출근을 했는데 내가 앉을 자리가 없다. 자리가 만들어질 때까지 1시간 여를 휴게실이나 미팅룸에 앉아서 항망한 기분에 휩싸인다. 때로는 빈 책상 하나를 주며 '편하게' 앉아 있으라고 하지만 편할 리 전혀 없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헐레벌떡 자리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잠시의 당황스러움은 스쳐 지..

어르신들이 박정희-박근혜를 지지하는 이유

경제발전을 빌미로 독재를 했던, 유신이라는 초헌법적 조치까지 해가며 만 16년 동안 대통령 자리를 꿰찼던 '반민주주의적' 인물이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다. 여론 조사에서도 역대 최고의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 그의 딸이 - 정치적 업적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 대통령에 당선된 것으로 그에 대한 지지는 충분히 가늠이 된다. 민주주의를 표방한 국가에서 독재자가 지지를 받는 것은 미스테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박정희-박근혜에 대한 지지는 실제로 박정희의 독재 시대를 살았던, 지금은 '어르신'이라고 불리는 세대에서 지배적으로 나타난다. (표면상) 사상이 통제되지 않고 언로(言路)가 열려 있는 지금 시대에 박정희의 공적만큼이나 과실이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은 왜 여전히 독재자를 흠모하는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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