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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80

톨스토이 단편선 1, 2 (L. N. 톨스토이 지음, 권희정/김은경 옮김, 인디북, 2006)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산다. 시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순간을 행복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순간이 살아있는 동안 오래되길, 계속되길 빌었을 것이다. 무엇이 행복인지 고민하고 정의하려 애를 썼을 것이고 때로는 진정으로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른 채 세상이 말하는 행복을 위해 살기도 했을 것이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민화를 바탕으로 한 작은 이야기들을 통해 행복을 이야기 한다. 비록 종교적 색채가 썩 묻어나지만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행복을 말이다. 톨스토이도 세상이 말하는 행복을 들었을 것이고, 그것으로부터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고민의 끝에 행복은 무엇을 갖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 행복은 세상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의 행복이..

존경은 나를 믿어주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저는 회사에 나와서 존경을 받으러 나온게 아니에요.우리 종업원한테 신뢰받는 사람이 되려는 거에요.- 송창근 KMK 글로벌 스포츠 그룹 회장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존경은 결과적인 것이고 부수적인 것이다. 반드시 존경해야 할 의무도 없고 존경받아야 할 절대적 필요도 없다. 상사와 부하, 부모와 자식, 선생과 제자, 선배와 후배 모두 다르지 않다. 회장이기 때문에, 사장이기 때문에, 아버지이기 때문에, 대통령이기 때문에,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선생이기 때문에, 선배이기 때문에 당연히 존경받아야 한다는 것은 근거 없는 권위주의일 뿐이다. 아쉽게도 이런 사상을 가진 사람들을 주변에서 찾기란 별로 어렵지 않다. 그래도 존경을 받고 싶다면 믿음을 얻는 것이 우선이다. 믿음이 쌓여서 그 정도가 깊어지면 존경하는 마음..

그녀가 처음 울던 날 - 흥겹고 서글픈 이별노래

이젠 더 볼 수가 없네그녀의 웃는 모습을그녀가 처음으로 울던 날내 곁을 떠나갔다네 - 김광석, 그녀가 처음 울던 날 中 김광석의 노래는 서글프다. 멜로디나 편곡이 원래 슬픈 노래(듣는 사람을 슬프게 하려고 작정한 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 언뜻 듣기에는 밝은 분위기의 노래마저 서글픔을 준다. '김광석 다시 부르기 2' 앨범에 있는 '그녀가 처음 울던 날'이 유독 그런 노래다. 발끝은 톡톡거리게 만드는 컨트리 풍의 기타 반주에 경쾌한 하모니카 간주, 멋드러진 기타 독주로 끝을 맺는 노래. 그런데 슬프다. 이정선이 만든 노랫말도 노랫말이지만 역시나 김광석의 목소리가 주는 서글픔이다. 처음 운 그날 이후로 더 이상 웃지 않는, 그리고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녀를 생각하는 것은 흥겨울래야 흥겨울 수 없는 일이다...

변희재 밥값사태- 사람은 어떻게 찌질해지는가

(자칭) 보수 논객 변희재의 밥값 떼먹기 논란이 드세다. 내용은 심플하다. 변희재가 사람들을 잔뜩 모아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변희재 측이 밦값의 일부(1300만원 중 300만원)를 지불하지 않았다는 (먹튀?) 식당주인의 주장이 한겨레신문을 통해 보도되었다. 이에 변희재측은 밥값 미지불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식당측을 고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관련 내용을 보도한 한겨레신문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했다. 이 사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갑론을박을 하고 있으며, 단순한 비판을 넘어서서 좌우익, 보수와 진보로 편을 갈라 싸우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나는 이것이 편싸움으로 갈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특정 단체의 밥값 미지불 따위로 편을 나눠서 싸우는 것은 불필요한 이성의 낭비다. 더구나 편싸움으로 번지면..

'괜찮은' 회사를 고르는 방법

취직을 해서 첫출근을 할 때 가슴이 콩당콩당 뛰는 이유는 처음 마주하는 환경에 대한 설레임도 있지만 내가 선택한 회사가 괜찮은 곳인지 아닌지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 때문이기도 하다. 규모가 큰 회사라면 세간의 평판을 통해 어느정도는 알 수 있어도, 규모가 작아질수록 회사의 속성을 알기가 힘들다. 처음 취직을 하든, 이직을 하든 내가 다닐 회사가 어떤 곳인지 미리 알면 시행착오를 웬만큼 줄일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좋은 회사의 절대적 기준은 없지만 될 수 있으면 다음에 나오는 항목들은 꼭 살펴보는 것이 좋다. 원년 멤버가 얼마나 있나회사의 설립 또는 설립 후 갓 입사한, 소위 원년 멤버가 많을수록 좋은 회사다. 원년 멤버가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면 회사 창립의 철학이 지속되지 못했거나, 직원들 사이에 파벌..

고부갈등, 서로를 만만하게 여기면 다툼이 생긴다

세상은 빨리 변한다. 고루한 풍습들은 사라져가고 새로운 사고 방식과 행동 양식들이 사람들의 관계를 재편한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서도 고부갈등만큼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고부갈등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이혼전문 변호사나 부부상담소가 와르르 쏟아져 나오고, 주부들의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시어머니와의 갈등 때문에 살 수가 없다는 눈물겨운 호소들이 줄을 잇는다. 원인에 대한 분석도 다양하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각자의 고집 때문이다, 세대차 때문이다, 남편의 뒤늦은 효도심 때문이다, 헤게모니 싸움이다, 여자의 적은 원래 여자다, 전생의 업보다, 팔자 때문이다 등등. 하지만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이 바로 고부갈등의 진면목이다. 완전히 등을 돌리거나..

나이 따지고 드는 사람들의 한없는 안쓰러움

사회에 나가보면 공적인 자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이를 고백해야 하는 때가 종종 있다. 그 경우는 두가지인데, 하나는 내가 먼저 나이를 까는(경박해도 이 표현이 가장 실랄할 듯 해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의 종용에 못이겨 나이를 까는 것이다. 나이를 서로 비교분석하는 것은 가부장적 사회의 구습 때문이네, 친근한 백의민족적 분위기 때문이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네 하면서도 막상 나이로 레이스를 한번 하고 나면 딱딱하던 분위기도 새삼 흐물해지는 듯한 환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 중독성 때문인지 몰라도 낯이 좀 익었다 싶으면, 분위기가 좀 눅눅하다 싶으면, 뭔가 드세울 일이 있으면 주민번호 앞 두자리를 따려고 덤벼드는 사람이 드문드문 있는대다가, 어느샌가 그 중독성에 감염되는 사람이 나오기도, 내가 그렇..

감정독재 - 나를 움직이는 감정에 관한 이론 50개

감정독재(강준만, 인문과사상사, 2013) 인간은 참 허술하다. 나름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라고 얘기들 하지만 몇몇 이론만으로 껍데기가 훌러덩 벗겨진다. "몇몇의 이론만으로 인간을 일반화시키지는 마시옵소서~"라며 엉기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강준만 교수가 소개한 50개의 이론 앞에서는 솔직히 속수무책이다. 게다가 강준만 교수는 "내 목표는 앞으로 수백 개의 이론과 유사 이론을 시리즈로 계속 소개하는 것인데, 우선 책 한 권 분량에 적합한 수치가 50개여서 그렇게 한 것뿐이다."라고 머릿말의 말미를 엄포(?)로 장식해두었다. 이 양반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웬만한 인간은 빠져나가긴 글렀다 싶다. 빠져 나가는 방법이 없진 않을 것 같다. "맞아, 내 주위 사람을 보면 그래"라고 하면 된다. 마치 나는 아닌 것처..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때론 아무 생각 없이.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추억은 그렇게 잊혀지면 돼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어린아이들의 가벼운 웃음처럼아주 쉽게 아주 쉽게 잊을 수 있어 - 김광석,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中 나이 마흔이 넘어, 홀몸도 아닌, 슬하에 딸 둘과 와이프 하나를 두고, 다니던 회사를 덜컥 그만두었다. 아, 얼마나 하고 싶던 일인가! 감격이다. 젠장. 회사를 그만 두고 싶던 마음이 어디 하룻밤 사이에 갑자기 생겼으랴. 직장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몇 년 동안 서너번을 넘게 그런 생각에 깊이 잠겨 심하게 고민을 하고, 거의 그만둘 것처럼 굴다가 또 그렇게 며칠을, 몇달을 지나왔다. 그러다가 그러다가 5개월 정도 고민을 했고, 마지막 결정의 극적인 순간을 낚아채고서는 쾌재를 불렀다. 이것도 단기간의 목표라면 목표니까. "3개월..

어째서, 왜, 그런 의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이지

어째서 라든지, 왜 라든지 그런 의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이지.- 나츠하라 타케시 [검은 사기] 中 어째서, 왜라는 질문은 세상만사의 이치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이다. 또, 세상이 왜 이런지,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어째서 이렇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면 삶이 세상 안에 있음을, 세상과 관련 있음을 자각한 것이다. 그리고 이 질문을 나에게 하기 시작하면 내 삶의 이유를 찾기 시작하는 것이다. 답을 찾을 수 있고 없고를 떠나 답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작점이다. 나는 살아갈 날이 아마 반쯤 남은 것 같다. 그런 나이라는 얘기다. 요즘 들어 내 삶의 이유에 대한 궁금함이 커지고 그에 따른 생각과 고민이 깊어진다.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지만 그만큼 답을 찾고 싶은 욕심과 기대도 커간다. 그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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