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어리고 소소한 생각

그녀가 처음 울던 날 - 흥겹고 서글픈 이별노래

김성열 2014. 1. 1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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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더 볼 수가 없네

그녀의 웃는 모습을

그녀가 처음으로 울던 날

내 곁을 떠나갔다네


- 김광석, 그녀가 처음 울던 날 中


김광석의 노래는 서글프다. 멜로디나 편곡이 원래 슬픈 노래(듣는 사람을 슬프게 하려고 작정한 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 언뜻 듣기에는 밝은 분위기의 노래마저 서글픔을 준다.


'김광석 다시 부르기 2' 앨범에 있는 '그녀가 처음 울던 날'이 유독 그런 노래다. 발끝은 톡톡거리게 만드는 컨트리 풍의 기타 반주에 경쾌한 하모니카 간주, 멋드러진 기타 독주로 끝을 맺는 노래. 그런데 슬프다. 이정선이 만든 노랫말도 노랫말이지만 역시나 김광석의 목소리가 주는 서글픔이다.


처음 운 그날 이후로 더 이상 웃지 않는, 그리고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녀를 생각하는 것은 흥겨울래야 흥겨울 수 없는 일이다. 노래의 분위기와 김광석의 목소리의 대비가 주는 서글픔이 아니라 그냥 김광석의 목소리가 노래 전부를 잔잔한 서글픔으로 덮는다.


그의 삶이 주었던 서글픔 때문에 더 그런지도 모른다. 노랫말처럼 김광석은 아무리 괴로워도 웃던 사람이다. 그리고 어느날 사람들 곁을 훌쩍 떠났다. 그래서 빙긋 웃는 그의 얼굴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마치 자신이 불렀던 노래처럼 그렇게 가버렸다. 참 서글픈 일이다.


김광석의 목소리에는 가느다란 서글픔이 언제나 묻어있다. 그래서 그의 노래는 흥겨워도 서글프다. 즐거움은 잠시 마음을 지나치지만 서글픔은 한장 한장 마음에 포개진다. 그렇게 김광석의 노래와 김광석의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마음에 켜켜이 쌓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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