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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연혁 (1) - 유신과 10.26

40대의 연혁 (1) 지금의 40대들이 태어난 때는 박정희 대통령이 재임하던 제3공화국(1962~1972년), 제4공화국(1972~1981년)에 걸쳐 있다. 40대 후반이라면 제3공화국 시절에 태어나 현재의 제6공화국까지 경험한 셈이다. 40대 초중반은 제3공화국을 거치진 못했지만 40대 후반과 마찬가지로 박정희 대통령부터 시작해 박근혜 대통령까지 8명의 대통령을 경험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조기 대선을 치른 2017년 지금, 9명째 대통령을 경험하고 있다. 40대의 유년 시절은 유신 체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40대 후반은 제3공화국 시절에 태어나 유신 체제로 불린 제4공화국 때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70년대 말에 국민학교 고학년이었던 40대 후반은 반공, 새마을운동, 장발단속, ..

40대, 삶의 한가운데

40대, 삶의 한가운데 40대는 41세부터 49세까지의 사람을 한데 일컫는 말이다. 인생에서 40대는 삶의 중간을 가로지르는 연령대이고, 그래서 가운데 중(中)자를 붙여서 중년이라고 한다. 사실 몇 살까지가 중년인지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40대, 50대를 중년이라고 하고 그 이후를 노년이라고 하는 게 일반적이다. 요즘엔 사람들의 수명이 예전보다 늘어서 50대 이상을 중년이라고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40대는 단순히 생물학적인 구분이 아니라 삶 전체의 궤적을 염두한 가름이다. 그래서인지 수명이 눈에 띄게 늘어난 요즘에도 40대 중반쯤 접어들면 중년이라는 소리를 피하기 어렵다. 수명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늙어가는 속도가 급격하게 느려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자신이 쌩쌩하다고 자..

아내의 갑질에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안철수의 감정

갑질 아내에게 미안하다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두고 세간에 말들이 많다. 며칠 전에는 안철수 후보의 보좌관을 그의 아내가 부려 먹은 것에 대해 갑질논란이 있었다. 종편의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한 안철수는 이 논란에 대한 물음이 나오자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지 않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책을 잡힐만도 한 대답이다. 실제로 지지자나 국민에게는 미안하지 않냐는 푸념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대통령 선거도 결국 세력과 세력이 서로를 들이받는 투쟁의 장이라 이런 일이 없는 것이 더 이상하다. 한쪽에서는 물고 뜯을 거리로, 한쪽에서는 이해할 거리로, 어떤 이에게는 별 일 아닌 것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명색이 대선 후보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사람의 말이다. 저런 대답의 뒤에 그..

최순실의 부역자들과 악의 평범성

악의 평범성196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에 앞장 섰던 아돌프 아이히만 중령이 아르헨티나에서 체포되었다. 예루살렘으로 압송된 아이히만은 1961년에 공개재판을 받았다. 그는 재판에서 자신은 상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자기 변호를 했지만 1962년에 사형을 당했다. 그 재판 과정을 지켜본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1906~1975)는 아이히만이 관료 체제 안에서 생각할 능력을 잃어버린 채 시키는대로 일한 평범한 관료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라는 책을 통해 그 평범함이 언제든지 악을 행할 수 있다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한나 아렌트의 의견은 당장 반론을 끌어냈다. 아이히만은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평범한 관료인 듯이 굴었을 뿐, 실제로 신념에 의해 유대인 학살에 앞..

진보와 싸가지

정청래 의원 컷오프 사태20대 총선거를 한 달 여 앞둔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정청래 의원이 공천탈락(컷오프) 소식이 정가, 정확히 말하면 더민주를 흔들고 있다. 자기 자리 보존에만 급급한 그저 그런 국회의원이라면 사람들이 별반 관심을 두지 않을테지만 정청래 의원은 다르다. 얼마전까지 더민주의 최고위원이었고 새정치민주연합 국정감사 우수의원,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뽑힌 역량 있는 국회의원이다. 커뮤니케이션도 제법이다. 여러 팟캐스트 방송에 출현해 격의없이 대중들과 소통하려 애쓰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언행이 가볍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 단식 때 23일간 동반 단식을 하고 테러방지법을 저지(지연)하기 위한 필리버스터에서 11시간이 넘게 반대토론을 이어간 ..

그동안 당신만 몰랐던 스마트한 실수들

그동안 당신만 몰랐던 스마트한 실수들-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들은 절대 모르는 10가지 심리법칙 (아서 프리먼/로즈 드월프 지음, 송지현 옮김, 애플북스, 2011) 하도 해서 질릴 법도 하지만 여전히 하고 있는 것들 중에 하나가 실수다. 사람이라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작은 실수도 하고 남의 이해를 구하기 힘든 큰 실수도 하면서 산다. 실수는 고의성이 없기에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을 가릴 수는 없다. 그저 실수의 결과가 좋고 나쁨으로 구분될 수 있는 정도다. 대부분은 결과가 나쁘기에 실수라고 불린다. '스마트한 실수', 그러니까 '똑 소리 나는 실수'는 있을까? 이라는 책 제목으로만 보면 똑똑하고 영리한 실수도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그런 건 없다. 이 책의 원제는 'The 10 ..

불안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이레, 2005)

불안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이레, 2005)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불안은 사회적 지위, '세상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자리'에 대한 불안이다. 자본과 물질의 지배를 받는 현대 사회에서 '지위'는 사랑과 신뢰를 얼마나 얻을 지 결정한다. 은근한 강요와 피할 수 없는 경험에 의해 자본과 물질은 백혈구와 DNA가 되어 우리의 혈관을 돌아다니고 세포를 매운다. 집, 자동차, 직업, 연봉, 학력, 외모, 집안 등등, 우리를 규정하는 모든 것들에 나래비를 세우고 상대적 우열을 매긴다. 지위를 두고 노심초사, 안달복달 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판국이다. 사람들은 더 사랑받기 위해, 더 사랑받을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에 새로 산 값비싼 가방과(이때 가방은 ..

적자생존, 직장에서는 어떤 사람이 살아남는가.

적자생존직장을 흔히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장이라고들 한다. 직장에서는 개인의 능력과 결과가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동시에 맺는다. 그 결과 능력있는 사람이 강한 사람으로 인정 받아 생존한다. 반대로 능력 없는 사람은 약한 사람으로 취급되어 도태된다. 입사를 할 때부터 무수한 경쟁자를 내치고 올라왔으니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라는 명제가 참으로 여겨지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다. 간혹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말이 그 말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았다면 강함을 증명했다는 얘기다. 애초부터 상대적인 강함을 갖고 있었다는 전제를 부정하긴 어렵다. 거기에 더해 강한 사람은 살아남고 약한 사람은 도태된다는 엄혹한 전제도 바뀌지 않는다. 결과를 놓고 해석하느냐, 원인을 놓고 해석하느냐의 차이일 ..

일이 놀이가 될 수 있는가

화끈하게 결론부터 말하자. 일은 놀이가 될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적어도 보통 사람들에게) 일은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이고 놀이는 먹고 사는 것이 가능할 때 비로소 할 수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기 입에 들어갈 밥을 구하는게 먼저다. 밥을 구한 다음에야 놀이가 가능하다. 나도 안다. 이정도 논리로는 결론이 힘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그래서 놀이에 관해 정통한 분(어디서 좀 놀아보신 분?)의 의견을 빌어 결론을 받쳐보려 한다. 네델란드의 문화사학자인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 1872~1945)는 에서 인간 문화의 본질을 '놀이'에서 찾았다. 이 책에서 하위징아는 규정한 놀이의 특징은 이렇다. 먼저, 놀이는 자발적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을 때 하..

하늘이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방법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묵은지 냄새가 날 정도로 오래된 말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가 이 말의 기원이라고 하니 3000년 정도 된 묵은지다. 격언이나 속담계에서는 스테디셀러쯤 될 성 싶다. 아포리즘도 유행을 타는지 예전만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진 않는다. 요즘에는 좀 더 직관적이고 재치있는 문장이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추세다. 'Just do it'이나 'Impossible is nothing'처럼 말이다. 하지만 스테디셀러를 지키고 있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으리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이 묵은지 같은 말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의미가 꽤 깊다. 그냥 봐서야 '열심히 노력해라' 정도의 밋밋한 뜻에 머물지만 하늘이 스스로 돕는 자를 어떻게 돕는지 알고 나면 괜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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