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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이 없어야 갑이 없다

갑의 굴욕, 을의 비극대한항공 전 임원 조현아씨의 땅콩리턴 사건이 터진지 후, 돈 많고 지위가 높다는 이유로 '갑질'을 일삼던 부류에 대한 사람들의 눈길이 매섭다. 이미 지나간 재벌들의 일탈 행위들이 다시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예전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일들이 뉴스거리가 된다. 어제도 한 건 터졌다. (백화점 모녀 갑질, 롯데백화점 알바) 아무리 너그럽게 생각해도 가장 큰 잘못은 분별 없이 갑질을 해대던 사람들한테 있다. 그들의 행동은 도가 지나친 정도가 아니라 일찌감치 도를 벗어났다. 그들의 행동은 거의 형사 범죄에 가깝거나 형사범죄에 해당한다. 돈이 많고 지위가 높으니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함부로 굴어도 된다는 의식과 태도가 불러온 갑의 굴욕이요 을의 비극이다. 그러면 '을'이라 불리는 소시민인 ..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

나는 할 수 있다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 없다는 생각을 일상적으로 하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마음먹고 열심히 공부하면 성적은 당연히 잘 나오고, 발에 땀나도록 열심히 뛰어다니면 영업실적이 오르고, 날마다 연습하면 언젠가 전문가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말해 많은 사람들이 삶의 많은 부분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자기개발서들을 보면 성공의 길은 우리 앞에 있다. 마음을 다잡고 제대로 실천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일만 시간을 바치면 전문가가 되고, 글로 쓰면 꿈이 이루어지고, 몇 가지 좋은 습관(성공한 사람의 습관)을 갖추면 성공은 필연적이다. 자기개발서에 들어 있는 수 많은 성공 사례들 앞에서는 설득되지 않고 배길 수가 없다..

후회는 항상 늦다

책상 곁에 겹겹이 쌓인 신문들을 내다버리며, 질끈 묶기에도 모자람이 없는 머리카락이 뭉텅뭉텅 잘리는 걸 보며 올해도 다 갔구나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하고자 해서 한 것도 있고, 어쩌다 한 것도 있고, 하고자 했는데 못한 것도 있고, 어쩌다 보니 못하게 된 것도 있다. 이 맘 때면 늘 그렇다. 한 것을 챙겨 생각하면 기분 좋을 법도 하지만 못한 것이 먼저 생각나기 마련이다.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커보이는 손실 회피의 경향을 피하질 못해서인가 싶다. 한 해를 되새김질 하기 시작한 것이 몇 살 때인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그 후로 연말이 되면 어김 없이 후회를 한다. 나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어 한 해를 뒤로 더듬지 않아봐야 소용이 없다. 나의 그런 의지와는 관계 없이 후회는 샘솟는다. 완벽한 1년을..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는 마케팅을 아는걸까?

대한항공 사주 일가가 조현아 상무만으로 성이 안찼는지 선수를 바꿔가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조현아 상무의 행동거지가 이미 드러날대로 드러나서 더 쓸게 없는지 이제 여동생인 조현민 전무까지 타석에 들어선 모양새다. 그리고 호쾌한(?) 타격을 선보였다. 못해도 2루타 감이다. 대한항공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는 그녀가 대한항공 마케팅 부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하나 보냈다는데 그 내용이 볼만하다. 우리 OO이나 제 밑에 있는 직원들에게 항상 제일 미안한 마음은. 아직도 미흡하고 부족한 조현민을 보여드려서에요.그래도 2007 조현민 보다는 조금 더 전문적인 2014 조현민이지만 2014 조현민은 여전히 실수투성이네요. 이런 상황에서약한 모습? 보이는게 맞나 생각이 들면서도손해는 봐도 지금까지 전 진심이 항상..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과 민주주의의 후퇴

민주주의는 정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주권을 시민에게 두는 정치 체제의 한가지다. 민주주의 체제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나 공공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유를 보장 받는다. 거주/이전, 직업선택, 주거, 사생활, 통신, 양심, 종교, 집회/결사 같은 개인의 삶을 이루는 여러 요소들의 자유를 헌법이 보장한다. 주권이 시민에게 있고 시민은 자유를 보장받으므로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근간으로 하는 정치 체제라고 볼 수 있다. 시민의 자유가 어떤 상황에서도 균일하게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의견이나 여론에 따라서, 혹은 국가라는 권력의 개입 정도에 따라서 개인의 자유가 제한될 수도 있다. 이번에 이뤄진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도 권력의 개입하여 사상과 결사의 자유를 제한한 ..

아부와 칭찬의 차이

사람을 칭찬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칭찬할 만한 좋은 것을 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고 나의 칭찬에 어떤 사람이 기분 좋아 한다면 나의 기분도 좋아지기 마련이다. 이런 칭찬은 가끔 오해를 산다. 있는 그대로, 느낀 그대로 칭찬했을 뿐인데 '아부한다', '아첨한다', '알랑방귀를 낀다'는 소리를 듣는 일이 있다. 특히 직장에서 상사를 향해 호의가 충만한 칭찬을 하다보면 그런 오해를 사기 쉽다. 직장생활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아부(아첨)와 칭찬의 구분이 절실하다. 일단 내가 하고 있는 말이 아부인지 칭찬인지 구분부터 해보자. 이것은 쉽다. 칭찬하는 본인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심이든 아니든 상관 없이, 얻는게 있어서 칭찬을 한다면 아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돈이나 돈으로 살 수 ..

칭찬은 상사도 춤추게 한다

보통 직장에서 칭찬은 상사가 부하직원한테 한다. 칭찬이 상사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부하직원이 상사를 칭찬하는 일은 잘 없다. 부하직원이 상사를 칭찬하는 것은 건방져 보인다는 (일종의) 편견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허락한다면) 부하직원이 상사를 칭찬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상사도 칭찬 받으면 기분 좋기 때문이다. 칭찬은 어떤 이의 능력이나 업적, 품행, 태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다. 인정 받고 싶어하는 사회적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 욕구가 실현되면 당연히 기쁘다. 칭찬은 그런 욕구를 실현시킨다. 과장되고 왜곡된 칭찬의 행위인 아첨과 아부가 내 귀에 캔디처럼 달콤하게 들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상사라고 해서 칭찬에 대한 느낌이나 기분이 다르지 않다. 무엇으로라도 칭찬을 들으면..

'열정페이'는 슬픔을 담보로 한다

통계청(e-나라지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우리나라의 대학교 진학률은 70%를 웃돈다. 대학 졸업장만으로 직업을 선택하던 30년 전과는 판이 다르다. 덕분에 취업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취업 준비생들은 근사한 스펙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학교 성적은 기본이고 자격증, 외국어 능력, 대외 수상 경력, 업무 경험, 봉사 활동, 심지어는 해외 여행까지도 모두 스펙의 요소다. 특히 취업하고자 하는 분야와 관련한 업무 경험은 취업 경쟁에서 꽤 쓸만한 무기로 인정받는다. 스펙이 비슷한 사람들을 놓고 본다면 관련한 업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니 입사 경쟁에서 경험의 가치는 클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업 준비생들은 경력과 경험을 만들기 ..

엇나간 주인의식은 비행기도 후진시킨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비행기를 후진, 정확하게 말하면 활주로로 가다가 방향을 되돌려서 다시 탑승 게이트로 '램프리턴'을 시켰다는 기사로 12월 두번째 월요일이 시끌벅적하다. 비행기에 문제가 있거나 해서가 아니라 기내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한 승무원을 공항에 떨구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원래 승무원은 기장의 명령 없이는 내릴 수 없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조현진 부사장이 월권을 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많다. 후속 기사(대한항공 측의 해명)에는 기장 명령에 따라 승무원이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승무원의 하기(下機)가 적절한 절차를 거친 것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일반 승객이 땅콩 봉다리 때문에 기분이 상해서 "저 승무원하고 비행을 하느니 하이재킹을 당하는게 낫겠어!!"라고 떠들..

균형을 잃은 삶은 재미가 없다

아침에 눈을 뜨면 사람들은 집을 나선다.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나 도서관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일터로 간다.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집안에 머물거나 거리를 맴돈다. 그렇게 며칠을 살다가 주말이 되면 잠깐 숨을 돌린다. 휴식이 끝나면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하기 위해 다시 집을 나선다. 간혹 가는 곳이나 하는 일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패턴은 바뀌지 않는다. 찰라의 기쁨과 즐거움이 있지만 대체로 단조롭고 무미건조한 삶이 계속 된다. 어떤 사람들은 가치 있는 삶을 이루기 위해 이렇게 해보라고, 저렇게 해보라고 권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하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삶은 가치보다 유지가 관건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닌, 남이 나로 하여금 하길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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