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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글쓰기] 3.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자 (3) - 표와 목차의 활용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기 위한 방법으로, 특히 직장에서 작성하는 문서들에서는 표와 목차를 이용하는 하는 것만큼 간편하고 보기 좋은 것이 없다. 아래의 (가상) 업무보고서를 한번 보자. 나름대로 목차를 활용해 정리를 하려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대로 되진 않았다. 제품, 업무 내용, 담당자, 진행상황 등으로 목차의 항목을 만들었는데 담당자나 비고 내용들이 이리저리 엉켜있다. 목차의 항목들이 통일성 있게 위치시키지 못한 것이다. 목차의 기본 틀을 잡았다면 문서의 모든 내용은 그것에 그대로 적용시켜야 한다. 위의 문서 같은 경우 '제품 - 업무 내용 - 담당자 - 비고'라고 목차의 틀을 잡았다면 각 항목에 해당 내용을 정확하게 집어넣어야 한다. 특정 항목의 내용이 없는 경우라면 어쩔 수 없지만 ..

영화 The Human Race - 누가 인간의 경쟁을 주도하는가

The Human Race (폴 허프 감독, 미국, 2012) 80명의 사람들이 문득 한 곳에 모인다. 이 곳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며 그것을 밝히는 것 따위는 중요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성직자부터 운동선수, 장애인, 거동이 불편한 노인, 임산부. 각양각색의 사람들은 각자의 목소리로 규칙을 듣는다. 멈추면 죽는다, 길이 아닌 풀을 밟으면 죽는다, 추월 당하면 죽는다, 집, 학교, 감옥은 안전하다. 우왕좌왕하는 통에 누군가가 시멘트 길 위에서 밀려나 풀을 밟는다. 첫번째로 룰을 어긴 그녀는 순식간에 머리통이 터지며 죽는다. 사람들은 달린다. 일단은 살기 위해서다. 왜 달려야 하는지 의심을 품는 것은 잠시다. 의심을 품는 사이 누군가는 나를 앞질러 달려간다. 그들이 달리는 경로는 일상에..

우리는 언제 욕을 먹는가 - 세월호 사고를 통해 본 욕먹는 이유

살다보면 욕을 먹는다. 잘못해서 욕먹기도 하고 잘못하지 않았는데도 욕을 먹기도 한다. 상황이야 어찌 되었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보면 욕먹는 것을 피하기는 참 힘들다. 인간은 경험에서 배운다. 그 덕분에 욕먹는 상황을 줄여간다. 반성하고 되돌아봐 욕먹는 경험은 줄이려 한다. 그런 점에서는 욕먹는 경험도 의미가 있다. 언제 욕을 먹는지 안다는 것은 그 상황을 피하려 드는 확실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는 언제 욕을 먹을까. 1. 남에게 해를 가하면 욕먹는다남에게 해를 가하면 욕을 먹는다. 특히 그것이 의도된 것일 때는 욕을 피해갈 수 없다. 나의 만족과 이익을 위해서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사기를 쳐서 돈을 뜯어내거나, 스트레스와 화를 풀려고 사람을 두들겨 패거나 위해를 가하면 욕을 먹는다. ..

시가 나에게로 왔다 (김용택 지음, 마음산책, 2001)

시가 나에게로 왔다 (김용택 지음, 마음산책, 2001) 나는 시를 모른다. 쓸 줄도 모르고 읽을 줄도 모른다. 그래서 책장에 드문드문 보이는 시집들에는 손이 잘 안간다. 그저 몇몇 간드러진 표현에 매력을 느끼고 흠~ 하며 시 한편 알게 된 것이 좋다고 느끼는 정도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시가 궁금해졌다. 생각과 논리가 아닌 정서와 감정을 텍스트로부터 느끼고 싶었다. 나는 소심했다. 뭣도 모르는 채로 황지우에게, 기형도에게, 김수영에게, 장정일에게 다가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래서 김용택 시인이 사랑하는 시라면 나도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골랐다. 말이 좋아서 그렇지 베스트 음반집 사는 것과 별다르지 않다. 그런데 시작부터 황지우다. 솟아오르려는 소심함을 무릅쓰고 읊조려본다. 오늘 나는..

[직장인 글쓰기] 3.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자 (2) - 쉬운 단어 쓰기, 간결한 표현하기

지난 글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자 (1)에서 간결한 문장과 읽기 쉬운 글에 대해 얘기했다. 이번 글에서는 앞 글에 이어서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기 위해 신경써야할 것 중 쉬운 단어와 간결한 표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3. 쉬운 단어 쓰기, 간결하게 표현하기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가 글을 쓰는 목적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이나 나의 생각을 상대와 공유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글의 뒤에 숨겨진 의미를 100% 완벽하게 공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상대방의 이해도를 최대한 높이는 것은 글의 또다른 목적이다. 글의 최소단위는 글자다. 우리는 글자로 단어와 문장을 표현해 글을 만든다. 문장은 -앞의 글에서 얘기했듯이- 간결한 것이 좋다. 하지만 문장이 간결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 나올 수 있다. 이는 두 가지..

쇼펜하우어 인생론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박현석 옮김, 예림미디어, 2008)

쇼펜하우어 인생론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박현석 옮김, 예림미디어, 2008) 이 세계를 가능한 것 중의 최악으로 여기며 인간을 맹목적인 생명충동이라는 의지에 예속된 '내부의 시계 장치로 작동하는 인형'에 불과하다고 본, 근대 이후 염세주의의 맹아였던 쇼펜하우어가 인생과 행복을 말하는 것은 무척이나 낯설고 얼떨떨한 일이다. 그는 삶을 고통일 뿐이라고 했으니 그가 말하는 인간의 삶에서는 행복이 불가능하다. 항간에서는 자살옹호론자로까지 일컬어지는 그이니 '행복'이라는 말은 애초부터 그와 어울리지도 않는다. 나는 쇼펜하우어가 이런 글을 쓴 이유나 의도에 대해서 굳이 이해하려 노력하진 않았다. 다만 다음처럼 염세주의자의 행복론을 인식했다. '살아봤자 좋을 것 없는 인생이지만 마지못해 산다면, 그나마 조금이..

[직장인 글쓰기] 3.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자 (1)

글의 목적은 생각이나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나'와 '남'은 다르다. 그래서 나의 뜻을 다른 사람에게 온전하게 전달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가령 '저것은 사과다'라는 짧은 문장 정도라면 말로든 글로든 어렵지 않게 그 뜻을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사과의 빛깔, 생김새, 향기, 맛 따위를 설명하는 것은 말로든 글로든 쉽지 않다. 말이나 글은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것,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최대한 온전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나의 생각이나 알고 있는 사실을 상대방이 얼마나 받아들였느냐로 의사소통의 목적 달성 정도를 가늠한다. 그 목적 달성 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도록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이는 말과 글의 구분이 없으며 이해하기 쉬운 글..

[직장인 글쓰기] 2. 목차를 잡으면 절반은 끝이다

막상 문서를 작성하려고 앉아 있으면 어디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한석봉처럼 일필휘지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머릿속에서는 이런 저런 내용들이 맴을 도는데 어디서부터 풀어나갈지 갈피를 못잡아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한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일단 써보기나 하자며 키보드를 벗삼아 머릿 속의 생각을 화면에 새겨 넣어보지만 몇 줄 안가서 백스페이스 키를 타닥거리기 일쑤다. 이는 '글쓰기'라는 작업의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기, 에세이, 소설, 기사, 논문, 기획안, 보고서, 편지(이메일) 같은 것들은 모두 글이다. 하지만 그 성격은 제 각각이다. 이 모든 것을 그냥 막연하게 '글쓰기'라고 생각하면 당장 써야할 글의 형식과 성격을 정하지..

짝사랑과 외사랑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다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버렸다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헛되이 던진 돌멩이들,새떼 대신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 천장호에서, 나희덕 (전문)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나는 정처 없습니다 - 서시, 이성복 (부분) 짝사랑과 외사랑은 구분할 수 있을까? 위의 두 시에서 어느 것이 짝사랑이고 외사랑일까? 사람들 이야기로는 외사랑은 내가 상대를 사랑한다는 것을 상대가 알고 있지만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혼자 사랑이고, 짝사랑은 내가 상대를 사랑한다는 것을 상대가 모..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은행나무, 2005)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은행나무, 2005) 결코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여기는(여겼던) 강박과 열등감, 피해의식에 삶이 뒤틀려버린 몇몇의 환자가 '입 다물고 주사부터' 놓길 심하게 즐기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만난다. 이라부는 치료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치료라고 부를만한 일도 하지 않지만 능구렁이 담 넘듯이 환자의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당사자들은 당황한다. 100킬로그램은 족히 되는 큼직한 이라부가 그들의 안으로 밀고 들어온 통에 자신은 자신의 밖으로 밀려난다. 저항할 수도 없다. '왜 그런지 저항할 기력마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밖으로 밀려난 그들은 가면에 가려져 있던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의 문제를 인식한다. 그리고 (이라부와는 별 관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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