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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말하기 149

[직장인 글쓰기] 2. 목차를 잡으면 절반은 끝이다

막상 문서를 작성하려고 앉아 있으면 어디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한석봉처럼 일필휘지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머릿속에서는 이런 저런 내용들이 맴을 도는데 어디서부터 풀어나갈지 갈피를 못잡아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한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일단 써보기나 하자며 키보드를 벗삼아 머릿 속의 생각을 화면에 새겨 넣어보지만 몇 줄 안가서 백스페이스 키를 타닥거리기 일쑤다. 이는 '글쓰기'라는 작업의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기, 에세이, 소설, 기사, 논문, 기획안, 보고서, 편지(이메일) 같은 것들은 모두 글이다. 하지만 그 성격은 제 각각이다. 이 모든 것을 그냥 막연하게 '글쓰기'라고 생각하면 당장 써야할 글의 형식과 성격을 정하지..

짝사랑과 외사랑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다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버렸다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헛되이 던진 돌멩이들,새떼 대신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 천장호에서, 나희덕 (전문)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나는 정처 없습니다 - 서시, 이성복 (부분) 짝사랑과 외사랑은 구분할 수 있을까? 위의 두 시에서 어느 것이 짝사랑이고 외사랑일까? 사람들 이야기로는 외사랑은 내가 상대를 사랑한다는 것을 상대가 알고 있지만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혼자 사랑이고, 짝사랑은 내가 상대를 사랑한다는 것을 상대가 모..

[직장인 글쓰기] 1. 육하원칙을 지키자

앞선 들어가는 글에서 얘기한 '무언가 모자란' 글을 쓰지 않으려면 육하원칙을 지켜야 한다. 알다시피 육하원칙은 누가(Who), 언제(When), 어디서(Where), 무엇을(What), 어떻게(How), 왜(Why)의 여섯 가지다. 사전적 의미로는 역사 기사, 보도 기사 따위를 쓸 때 지켜야 하는 기본 원칙이지만 직장에서 흔히 쓰는 기획안이나 보고서, 품의서, 하다못해 메일까지도 육하원칙을 따르는 것이 명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서 좋다. 기획안/제안서/보고서 홈페이지 개편 기획안(요약) 1. 개편의 목적제품 라인업 변경에 따른 홈페이지 콘텐트 수정/보강고객 서비스 확대 2. 개편 대상당사 홈페이지 (http://www.000.com) 3. 기간개발 : 20xx. xx. xx ~ 20xx. xx. xx테스트..

[직장인 글쓰기] 들어가며 - 직장인 글쓰기의 문제점

직장인들은 문서에 갇혀 산다. 보고서, 기획서, 결의서, 품의서, 시말서 따위의 문서들이 입사를 하자마자 표준 양식이라는 이름으로 곁을 맴돈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쓰는 일이 제법 잦다. 하다못해 이메일만 해도 하루에 몇 번을 쓰는데 그게 다 글쓰기다. 이렇게 접할 일이 많은 만큼 (친숙까지는 아니라도) 익숙한 수준 정도는 되야할텐데 글쓰기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그리고 실제로도 글쓰기를 힘들어하고 어려워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글쓰기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가 뭐든 간에 (설마하니 대한민국의 교육 수준이 낮아서일리는 없을테고) 부담을 느끼는 만큼이나 글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이는 직급이나 경력, 성별, 학력과도 무관하다. 직장 생활 십수년이 넘은 사람들도 엉망인 글을 쓰는 경우는 많..

겪는다고 다 경험이 아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경험'을 한다. 살아있는 동안 끝없이 반복되는 것이든 찰라에 머무는 것이든 경험이 우리의 삶을 이어간다. 내 앞에 있는 경험과 그것에 대한 선택, 그리고 선택에 따라오는 또다른 경험이 끝없이 순환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그래서 경험은 중요하다. 경험 두고 행하는 우리의 판단과 선택이 삶을 이어가기 때문에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경험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경험이라는 허울만 걸쳤을 뿐 단순한 기억이나 반응에 그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려 수도꼭지를 돌렸을 때 나오는 물은 어제의 그 물이 아니다. 매일 아침 반복되는 행위지만 매일 같은 물로 세수를 하진 못한다. 매일 아침 새로운 물을 경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에 특별한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그..

힘들면 울어라. 그래야 사람이다.

인간은 울 줄 아는 동물이다. 슬프거나, 기쁘거나, 반갑거나, 힘들거나 했을 때, 그 상황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깊고 세게 다가와 눈물샘을 툭 치면 운다. 우는 것만큼 솔직한 감정 표현도 드물다. 하하하~ 소리만 적당히 내면 웃음은 가장할 수도 있고 그 소리를 참으면 웃음을 참아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는 것은 흐느낌과 눈물을 모두 참아야 감출 수 있고 그 둘을 모두 보여야 가장할 수 있다. 게다가 울음은 참아봤자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속에 남는다. 웃음은 참아서 흘려 보낼 수 있지만 울음은 참아서 흘려보낼 수 없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맘껏 울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남자라는 이유로, 성인이라는 이유로, 좌절금지라는 이유로, 희망이라는 이유로, 우는 것은 나약한 사람들의 것이라는 생각이 사람들을 옥..

현명한 리더는 내부 경쟁을 피한다

경쟁은 근대 이후의 사회를 표현하는 중요한 말 중에 하나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원치 않더라도 경쟁 체제에 몸을 담근다. 10년을 채 살지 못한 나이에 학생이 되어 같은 반 친구를 경쟁 상대로 삼아 15년 정도를 줄기차게 경쟁한다. 그런 경쟁을 헤치고 나와 사회에 진출해서도 경쟁은 계속된다. 방식이나 룰이 바뀔 뿐이지 죽을 때까지 경쟁을 해야 한다. 좋은 무덤자리를 갖는 것도 결국은 결쟁을 통해서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직장 생활도 경쟁의 연속이다. 기본은 내가 소속한 회사와 같은 시장 안에 있는 다른 회사와의 경쟁이다. 직장인이 된다는 것은 집단과 집단의 경쟁 체제에 들어가 경쟁의 실질적인 행위자가 된다는 얘기다. 더불어 내부 경쟁도 피할 수 없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연봉, 직급, 인센티브 따위를..

이기적인 여자의 대화법, 건조한 남자의 대화법

남자 입장에서 당췌 이해가 안되는 것이 여자의 대화방식이고 여자 입장에서 짜증스러운 것이 남자의 대화방식이라는 것은 아마 연애를 한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부부는 오죽하겠냐만...) 그 이유도 어느정도는 밝혀졌다. 대화를 할 때 남자는 거의 좌뇌만 사용하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여자는 우뇌도 상당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은유적으로 감상적이라는 것은 이미 흔한 상식이다. 이기적인 여자, 건조한 남자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대화에서 옳고 그름, 맞고 틀림, Yes와 No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감정의 복잡한 미로를 헤매는 것보다 훨씬 쉽고 간결하다. 그 대신 대화 자체는 무미 건조하고 시큼털털하다. 그런 방식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해봤자 빛 좋은 논쟁 밖에는 안되니 교제를 ..

호칭파괴, 그 달달한 떡밥

기업 내에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구축하여 소통을 원할히 하고, 조직원의 창의성을 배가하며, 조직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호칭파괴만한 것이 없다고들 한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들(삼성화재, 아주그룹, 카카오톡, CJ그룹, 제일기획, SK 등등)이 호칭파괴, 연공서열 파괴를 들고 나선지 오래다. 그 영향력도 대단하단다. 관련한 기사를 보면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니 못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원할한 커뮤니케이션과 창의성이 간절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과연 호칭을 파괴하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고 창의력이 봇물처럼 터져나올까를 궁금해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호칭파괴를 제대로 하고 연공서열 파괴를 제대로 했을까를 살펴보는게 먼저가 아닐까 싶다. 제대로된 파괴 작업도 없이 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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