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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 130

이언주 의원 '감정정치'의 길을 가다

신념윤리와 책임윤리100년 전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강연을 통해 정치인은 신념윤리(심정윤리)와 책임윤리의 두 가지 자질을 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념윤리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대의에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자질을 말한다. 책임윤리는 자신의 결정으로 인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질이다. 기본적으로 막스 베버는 이 둘을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지만, 결국 정치가는 이 둘의 조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막스 베버가 뮌휀대학에서 강연을 한 지 100년이 지났지만 그의 통찰은 여전히 빛이 난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그가 말한 신념윤리와 책임윤리의 잣대로 얼마든지 가늠이 가능하니 말이다. 일례로 야당인 자유한국당(이라는 정치인들의 집합체)이 여당과 청와대의 정책을 일단 발목부터 잡고 보는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사 펠드먼 배럿, 생각연구소, 2017)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사 펠드먼 배럿, 생각연구소, 2017) 감정의 보편적이고 고전적인 정의는 '어떠한 현상이나 일, 사물에 대한 심정이나 기분'이다. 나는 이 정의를 '외부 자극에 대한 마음(정신)의 반응'으로 표현한다. 이 정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받아들여져 왔으며, 감정은 이런 정의에 근거하여 해석되고 논의되어 왔다. 반면에 감정의 목적이나 형태, 발생의 메커니즘 따위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의견이 있어 왔으며 지금도 새로운 의견들의 등장이 계속 되고 있다. 특히 근래에는 과학기술의 발달 덕에 뇌과학, 신경과학 분야에서 감정에 대해 좀 더 계량적이고 물리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350여년 전 르네 데카르트가 정신과 신체가 분리되어 있다는 심신 이원론을 바탕으로 '정념'을 논할..

김성태의 몸부림, 궁하면 통할까?

김성태의 몸부림, 궁하면 통할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몸부림이 눈물겹다. 큰 마음 먹고 단식투쟁을 시작했는데 얻는 것은 씨나락 한 톨 없다. 되도 않는 문자 메시지와 먹어서는 안되는 피자가 날아든다. 기껏 그 유혹을 견디고 간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단식에 찌든 수척한 얼굴을 보였지만 여당은 원하는 바를 들어주지도 않았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다고, 배고파서 서있기도 힘든 지경인데 웬 애국 불한당에게 기습당해 턱주가리가 돌아가는 참변을 겪었는가 하면, 단식 7일째 만에 건강 악화로 두통, 구토감, 무기력 증을 호소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23일, 17일 동안 곡기를 끊은 것을 생각하면 배알도, 근성도 없는 몸뚱아리가 원망스러운 상황일테다. 게다..

여자의 심리학(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강희진 옮김, 북폴리오, 2006)

여자의 심리학(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강희진 옮김, 북폴리오, 2006) 여자의 심리학. 책 제목이 주는 무거움과 조심스러움을 무시할 수 없지만, 다행히 이 책의 주제는 명쾌하다. 그 알 듯 모를 듯한 여자의 마음 중에서도 자기애적 인격장애, 즉 나르시시즘을 앓는 여자들의 심리에만 집중하고 있다. 게다가 심리학자이자 심리상담가인 글쓴이의 경험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그만큼 설득력도 있다. 글쓴이는 여성적 나르시시즘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나르시시즘의 본질은 자존감이나 자기애에 있어 장애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성적 나르시시즘을 앓는 여성의 자존감은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다. 이 여성들은 한편으로는 자신이 잘나고 예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는 보잘것없다고 믿는다. 우월감과 열등감 사..

무진기행 (김승옥, 문학동네, 2004)

무진기행 (김승옥, 문학동네, 2004) 삶의 길목 길목에 섰을 때 우리의 눈과 몸은 밝고 따뜻한 양지를 향한다. 혹여 몸은 응달에 머물고 있을지언정 양지를 향한 관심과 욕망은 시들지 않는다. 즐거움, 기쁨, 우월함, 명랑, 쾌활, 호의, 환희 따위의 좋은 감정을 향함은 본능에 가깝다. 세상은 그런 좋은 감정들에 찬사를 보낸다. 그런 감정을 가져야 한다는 절대적인 이유는 없지만, 그늘진 감정보다 감각적으로 끌린다는 이유만으로도 그것들은 삶의 지향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김승욱의 이야기는 그런 지향과는 거리가 멀다. 그늘에 웅크리고 않아서 갖은 불편한 감정들을 들춰낸다. 자괴감, 미움, 절망, 고독, 불안, 열등, 비탄, 시기, 멸시 같은 감정들이 그의 이야기의 결을 이룬다. 그렇다고 현진건의 '운수..

적폐청산진상조사위원회,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자들의 모임

자유한국당이 '적폐청산진상조사위'라는 위원회를 만들고 국민들의 과반수 이상이 지지하는 '정폐청산' 기조에 맞서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적폐청산 기구를 당장 해체하라고 촉구하며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기까지 했다. 이는 염치 없음이나 무지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중에 왕년에 잘나가지 못한 사람이 어디 있던가. 변호사요 판사요 기업가요 교수요 하는 똑똑한 사람들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라고 별다르지 않다. 적폐가 무슨 뜻인지, 정폐청산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몰라서 이러는 것이 아니다. 적페청산을 무력화 하려는 것은 그 서슬 퍼런 칼날이 무섭기 때문이다. 무서운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는 법이다. 적폐청산의 칼날을 겁내는 사람은 당연히 적폐 당사자, 혹은..

직장생활의 성공을 좌우하는 8가지 감정

직장생활의 성공을 좌우하는 8가지 감정(김성열 지음, 이원이 감수, 인포더북스, 2017) 소담하게 얘기하면 감정에 대한 되돌아봄이고, 거창하게 말하면 이성만능주의, 이성중심주의에 대한 반기다. 더 있어보이게 말하면 '이성'이라는 프레임으로 성공과 우월을 과시하는 자들에 대한 부정의 시작이다. 이성과 논리, 그것들을 시스템으로 구조화하여 옳고 그름, 성공과 실패, 우월과 열등을 가르는 근대적 사고에 대한 저항이다. 아쉽게도 그런 큰 그림은 글쓴 이의 머릿속에만 있다. 이 책은 그저 하루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직장'이 배경일 뿐이다. 이성과 논리를 배격하지도, 감정의 우월함을 말하지도 않는다. 생각보다 많은 판단과 행위에 감정이 제법 녹아들어 있음을 얘기하는 정도다. 아마 그 영역을 넓혀가면 이성에 대..

아내의 갑질에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안철수의 감정

갑질 아내에게 미안하다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두고 세간에 말들이 많다. 며칠 전에는 안철수 후보의 보좌관을 그의 아내가 부려 먹은 것에 대해 갑질논란이 있었다. 종편의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한 안철수는 이 논란에 대한 물음이 나오자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지 않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책을 잡힐만도 한 대답이다. 실제로 지지자나 국민에게는 미안하지 않냐는 푸념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대통령 선거도 결국 세력과 세력이 서로를 들이받는 투쟁의 장이라 이런 일이 없는 것이 더 이상하다. 한쪽에서는 물고 뜯을 거리로, 한쪽에서는 이해할 거리로, 어떤 이에게는 별 일 아닌 것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명색이 대선 후보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사람의 말이다. 저런 대답의 뒤에 그..

최순실의 부역자들과 악의 평범성

악의 평범성196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에 앞장 섰던 아돌프 아이히만 중령이 아르헨티나에서 체포되었다. 예루살렘으로 압송된 아이히만은 1961년에 공개재판을 받았다. 그는 재판에서 자신은 상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자기 변호를 했지만 1962년에 사형을 당했다. 그 재판 과정을 지켜본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1906~1975)는 아이히만이 관료 체제 안에서 생각할 능력을 잃어버린 채 시키는대로 일한 평범한 관료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라는 책을 통해 그 평범함이 언제든지 악을 행할 수 있다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한나 아렌트의 의견은 당장 반론을 끌어냈다. 아이히만은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평범한 관료인 듯이 굴었을 뿐, 실제로 신념에 의해 유대인 학살에 앞..

진보와 싸가지

정청래 의원 컷오프 사태20대 총선거를 한 달 여 앞둔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정청래 의원이 공천탈락(컷오프) 소식이 정가, 정확히 말하면 더민주를 흔들고 있다. 자기 자리 보존에만 급급한 그저 그런 국회의원이라면 사람들이 별반 관심을 두지 않을테지만 정청래 의원은 다르다. 얼마전까지 더민주의 최고위원이었고 새정치민주연합 국정감사 우수의원,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뽑힌 역량 있는 국회의원이다. 커뮤니케이션도 제법이다. 여러 팟캐스트 방송에 출현해 격의없이 대중들과 소통하려 애쓰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언행이 가볍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 단식 때 23일간 동반 단식을 하고 테러방지법을 저지(지연)하기 위한 필리버스터에서 11시간이 넘게 반대토론을 이어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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