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어리고 소소한 생각

기다려줘 - 이해하지 못하면 다가갈 수 없다

김성열 2014. 1. 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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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그대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대 마음에 이르는 그 길을 찾고 있어

.....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대 마음에 다다라는 길

찾을 수 있을까 언제나 멀리 있는 그대


- 김광석, 기다려줘 中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길을 가다 스치는 것도 만남이다. 하지만 이런 만남을 관계 맺는다고 하진 않는다. 같은 직장에, 같은 학교에 속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친구라고도 하지 않는다. 친구가 밀접한 만남의 한 형태라는 것을 생각하면 물리적인 접촉만으로는 관계 맺기가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결국 사람과 사람의 밀접한 관계란 물리적인 만남에 서로와 교감하고 이해하는 것을 더해야만 완성될 수 있다.


김광석의 '기다려줘'가 바로 그런 얘기가 아닌가 싶다. 상대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마음에 다다를 수가 없다. 마음에 닿아야 변하지 않을 사랑이 될텐데 아직 그 마음에 다다르지 못해 상대가 멀리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성적으로는 괜찮은 사람이라 느끼고 다가가고 싶어도 뭔가 마음이 통하지 않으면 감성적지 못하는 것이다.


'저 사람 참 괜찮다'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끌리지 않는 것은 아직 그 사람과 마음을 나눠보지 않아서다. 마음을 나누어야 이성 뿐만 아니라 감정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된다. 어쩌면 마음을 열어주지 않아서 다가가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 관계란 것은 다를 바 없다. 물론 속은 더 쓰릴테지만 말이다.


사회가 퍽퍽해서 그런지 마음을 나누는 것에 대한 욕구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의 결과로 사람에게 다가가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좋긴 하지만 쉽게 다가간만큼 쉽게 멀어질 수도 있는데 말이다. 이것도 인스턴트라면 인스턴트다. 


대부분 사람들의 속마음은 인스턴트식 관계 맺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김광석의 '기다려줘'는 인스턴트식 관계 맺기가 아니라서 우리에게 더 울림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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