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생각을 주는 말과 글

당신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선을 그을 수 있는가?

김성열 2013. 12. 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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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분명하게 그을 수 있다고 지나치게 확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작 우리에게는 그러한 확신을 증명할 증거가 없다.

- 데이비드 로젠한 David Rosenhan(미국 스탠퍼드 대한 법학 심리학 명예교수)


세상을 살아갈수록, 경험이 늘어갈수록 정상과 비정상, 옳고 그름, 맞고 틀림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세상은 그것을 강요하며 사람들은 분명히 그을 수 없는 것에 대해서 경계선을 죽죽 그어댄다. 불분명함 속에서 경계의 기준은 대부분 대니얼 카너먼이 말한 휴리스틱(고정관념에 기초한 추론적 판단)이나 사고의 편향성으로 설명되는 것들이다. 그러니 확신을 증명할 방법은 더욱 모호할 뿐만 아니라 그 모호함은 논쟁과 다툼을 이끌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상과 비정상, 옳고 그름, 맞고 틀림의 틀 안에서 선택하고 결정하기를 강요당하고 있다. 그것은 내가 아닌 타자의 욕망이며 결국 우리는 그렇게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고 있는 셈이다. 나의 욕망에 대한 욕망과 강요받지 않은 스스로의 선택이 자유로운 삶의 참된 요소라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선을 함부로 긋지 않아야 할 일이다.


하지만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긋지 않고 살아낼 용기가 있는지, 그 용기를 위해서 받아들여야 하는 두려움은 어떤 것인지, 그 선택으로 잃어야 할 것을 감당할 자신이 있는지를 묻는다면 여전히 답을 쉽게 할 수가 없다. 그런 판단마저 내 사고의 편향성과 휴리스틱이 깊이 개입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아, 나로서 산다는 것은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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