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읽고 생각하기

지식 프라임 (EBS 지식프라임 제작팀 엮음, 밀리언하우스, 2009)

김성열 2014. 6. 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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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프라임

(EBS 지식프라임 제작팀 엮음, 밀리언하우스, 2009)


이 책에는 다양한 분야(마케팅, 행동경제학, 일상심리, 사회문제, 판례와 법리, 식민지 역사)의 여러 '지식'이 들어있다. 딱히 어떤 정렬 기준이라거나 맥락 같은 것 없이 특정한 분야로 나뉜 챕터마다 지식들이 몇 개씩 들어앉아 있다. 그러니 아무 페이지나 펴서 내키는 대로 읽어도 그만인,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 내용 역시 무겁지 않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학습한 이론과 경험들을 흥미로운 사례들과 엮어서 쓴 글이어서 읽기 어렵지 않다. 글감들도 그렇게 낯선 것들 것 아니다. 읽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나 세상사 돌아가는 것에 호기심이 넘치는 사람, 앎의 재미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어디선가 한번쯤은 듣거나 읽었을 만한 것들이 제법 있다.


이런 지식들은 어찌보면 그다지 쓸모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소비자 관여도라는 개념을 알았다고 해서 전보다 더 효율적인 소비를 할 수는 없을테고(그러고는 싶겠지만)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알았다고 해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혜안을 갖게 되는 것도 아니다. 인상학과 우상학은 ‘예전에 그런 말도 안되는 학문이 있었다’ 정도로 생각하면 그만이며 도박사의 오류는 카지노와 로또에 눈이 먼 사람들이나 겪는 것이라 여겨도 그만이다.


어딘가에 써먹는다는 효율성을 따지고 들면 이 책은 토익 참고서를 절대 따라갈 수 없다. 하지만지식이라는 것이 꼭 어디 써먹어야 맛인가. (잠시나마) 신선한 앎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생활에서 경험한 몇몇 당황스러움의 해답을 찾을 수도 있고, 잠들어 있던 상상력을 자극하는 따끔한 청량감을 맛볼 수 있다면 쓸데 없는 지식이라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칼릴 지브란의 말처럼 쓸모 없는 지식을 얻는 것은 꽤나 큰 즐거움이다. 이 책은 그런 즐거움을 느끼려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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