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어리고 소소한 생각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실전 노하우 7

김성열 2013. 10. 2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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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사람이 있으리라 믿는다. 자기계발 계통이 워낙 마케팅 전술이 횡횡하는 곳이라 아침형 인간도 한때의 유행으로 취급할 수 있다. 허나 실천하고 있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비록 유행성 키워드일지라도 그 면면을 보면 괜찮은 생활 방식이라는 생각이다.


혹여 있을 아침형 인간을 갈망하는 분들을 위해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실전 노하우를 정리해 보았다. 정답이라고는 말하진 않겠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고 이야기하는 바이니 관심 있으면 들어보시라. 시작하기에 앞서, 예전에 다른 곳에서 블로그 운영할 때 올린 글이며 2013년 판 재편집 본임을 밝힌다. 비슷한 글이 있으면 내꺼~



1.'아침형 인간'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일단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순서라 싶다. 인증이라면 인증

나의 기본 기상 시간은 새벽 4시에서 5시 그 어디쯤이다. 피곤하거나 전날 뭔가 일이 있으면 6시도 좋고 7시도 좋지만 될 수 있으면 4시 언저리에서 기상하는 편이다. 격하게 덜 피곤한 날은 4시 전에도 일어난다. 2005년 9월부터 그리했으니 만 8년이 넘었다.

 

지멋대로 일어나면서 뭔 아침형 인간이냐 묻는다면...그러게나 말이다.

이 따위 어설픈 아침형 인간 말고, 진짜 아침형 인간이 되는 방법을 알고 싶어~라고 뭉크의 절규 하시는 분은 아침형 인간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는 거라고 감히 말한다. 

세상만사가 다 내맘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냐만, 그렇지 않음을 모두 잘 알리라.

직장 생활 하시는 분들 생각해보시라. 출퇴근이 어디 내맘대론가?

 

그래도 굳이 고정형 아침형 인간이 되고 싶다면 머리 깎고 절에 가면 되시겠다. 스님들은 새벽 3시에 기침하신다니까 말이다.

내 생활을 고려하지 않은 아침형 인간은 마케팅 키워드에 지나지 않는다.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다면 아직 환상 속에 그대인거다.



2. 딴 짓 하지 말고 빨리 자라


아침형 인간이 되는 궁극의 비법은 - 밤이 되면 빨리 자는 거다.

TV, 인터넷, 책, 게임, 전화질, 문자질, 고스톱, 윷놀이, 마당놀이, 사물놀이...다 포기해라.

밤이 되면 잘 생각만 하시라. 


아침형 인간은 적게 자는 사람이 아니다.

아침형 인간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다.

베개가 마르고 닳도록, 입에서 흐른 침이 인공호수를 이루도록 푹~ 자는 거다.

회식이 있거나 업무 때문에 늦은 날은 집에 오면 더더욱 딴짓 말고 자는 거다. 손발은 씻자

 

아침형 인간이랍시고 서너시간만 자고 버티는 것은 최고의 어리석음이다.

 

테레비? 

9시 전에 퇴근했다면 밥먹으면서 뉴스는 본다.

하지만 그날 헤드라인 뉴스 끝나면 끈다.

 

인터넷?

회사에서 많이 했지 않나? 굳이 하고 싶으면 새벽에 일어나서 하시라.



3. 내 생활 패턴에 맞춰라


앞에서 얘기했지만 세상사 내맘대로 안된다.

집에 오는 시간이 때로는 늦을 수도 있고, 때로는 겁나게 빠를 때도 있고, 아싸리 퇴근을 못하는 때도 있다. 사는게 다 그런거다. 그러면 거기에 맞춰서 잠드는 시간과 기상 시간을 정해라.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 딱 정해 놓고 너무 칼 같이 굴다가는 그 칼에 찔릴 수도 있다.

그런 칼에 찔린건 보험도 안된다는게 업계의 정설이다.

 

피곤함에 찌들어 병들고, 지치고, 다크서클이 광대뼈를 침범하면 아침형 인간이고 뭐고 개뿔 소용 없는거다.



4. 최소/최대 수면 시간과 기상 제한 시간을 정하라


나의 최소 수면 시간은 5시간이고 최대 수면 시간은 6시간이다.

그리고 기상 허용 시간은 새벽 4시, 기상 마감 시간은 새벽 6시다.


12시에 잠자리에 들었고 그다지 피곤하지 않다면 5시에 일어나는 거다.

11시에 잠자리에 들었고 좀 피곤하다면 5시에 일어나는 거다.

10시에 잠자리에 들었고 그다지 피곤하지 않다해도 4시에 일어나는 거다.

02시에 잠자리에 들었고 겁나게 피곤해도 6시에 일어난다.

 

9시에 자면 어떻게 하냐고?

몇 번 그런 적이 있었는데 3시 반에서 4시에 일어났던 것 같다. 열외는 어디에도 존재하는거 아니겠음?

계산이 어려워서 못해먹겠다면 이면지 꺼내넣고 써라.

 


5. 내 몸에 맞춰라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다보니 수면의 스타일도 당연히 다르다.

수면 시간을 무작정 정하기보다는 1~2주 정도 자신의 육체를 마루타 삼아 테스트 해보시라.

그러고 나서 내 몸에 맞는 적당한 수면 시간을 찾으면 되시겠다.

 

괜히 초반부터 체력안배 없이 무리해서 하다간 버스 타고 종점 가기 일쑤다.

간혹 종점 가도 안깨워 주는 기사 아저씨가 있으니 조심에 또 조심하자.

 


6. 휴일도 열외 없다


나는 회사에 가지 않는 휴일에도 위에서 말한대로 한다.

몸에 피로가 제법 쌓였다면 낮에 두어 시간 낮잠을 잔다.

 

휴일이라고 아침형 인간이 올빼미 족이 되어서야 가오가 안서서 그러는거다.

 

주말이면 새벽까지 놀고 싶은 유혹도 있겠지만 허벅지를 샤프펜슬로 살포시 찔러가며 참아라. 만약 새벽까지 놀아야 할 운명이라면 신나게 놀아라. 이거나 그거나 행복하려고 하는 일인데 꼭 목숨 걸 필요는 없다.



7. 일찍 일어나서 뭘 할지 반드시 계획하라 


이거 정말 중요하다.

아침에 별 할일도 없으면서 일찍 일어나겠다고 결심만 한 경우라면, 화장실 변기만 노란 액체로 물들이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갈 확률 100%다.

 

뭐가 되든 상관 없다.

어학공부나 운동처럼 반드시 장기적 계획을 잡을 필요도 없다. 그런건 나중에 해도 안늦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일어나서 뭐할지만  명확하게 해두시라.

 

나의 경우는 아주 다양하다.

게임(요즘 디아블로3...), 영화감상, 온라인 강의/강연 보기, 주말에 놀러갈 곳 찾기, 온라인 쇼핑하기 등등등...

 

그야말로 극중 주인공이 알아서 결정하는 거다.

중요한 것은 눈을 뜨면 무엇을 할 것인지 명확하게 예정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거다.


 

7. 그외 몇가지 소소한 팁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몇몇 상황 극복을 위해 써먹는 것들이 있다.

 

① 밤늦게 과식하지 않는다

아직도 100%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역시나 저녁을 적게 먹으면 아침에 일어나기 쉽다.

밤 11시에 닭 한마리 시켜서 맥주 500cc와 함께 삼킨 후 잠들어 보신 분은 아실꺼다.

닭을 먹으려면 맥주 대신 까스활명수랑 같이 드시라.

 

② 과음하지 않는다

말할 필요 없다. 술 많이 먹으면 그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 분해하느라 자는 동안에도 피곤하다.

안주까지 많이 먹으면 엎어친데 덮치기 당하는 거다.

 

③ 얼음 하나 입에 물어라

일찍 일어나기는 했는데 영 잠이 안달아 날 때가 있다.

그 때는 얼음 하나 입에 넣고 와그짝 씹으시라.

하나로 안되면 잠 달아날 때까지 몇 개라도 씹으시라.

 

④ 자랑하라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이제 저는 죄사함을 받아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났습니다~~' 라고 자랑해라.

말한 것만 지키면 창피할 일도 없고 원했던 아침형 인간도 되고 두루두루 좋다.

 


아침형 인간이 되어 좋은 점이 있다면? 

 

뭐, 아침형 인간이라고 해도 사람의 생활 패턴 중에 하나일 뿐이고, 결국은 뭘 하느냐가 중요하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개인적인 차원에서 몇가지 얘기를 하자면.

 

시간 사용의 효율성이 다소 높아진다.

이건 순전히 밤에 TV 안보기 덕분이다. TV는 원래 잘 안봤는데 일찍 일어나려 하다보니 더 안보게 되었고, 덕분에 시간을 좀 더 저축한다는 느낌이다.

난 그 드라마 포기 못해! 라고 한다면 본인도 방법 없다.

하지만 둘 다를 가질 수는 없는 것이 만고의 진리다. 드라마를 포기 하기 싫다면 아침형 인간을 포기하면 된다. 원래 의지가 얕은 사람들이 둘 다 가질려다가 둘 다 놓치고 말지...

 

늦게 자는 것보다 덜 피곤하다. 

새벽별 보기 운동 하기 전엔 새벽 2시나 되어서나 잤었다. 나름 흑역사 하루를 보내고 피곤한 상태에서 새벽 2시까지 깨어 있으니 피곤이 가중되었었는데 그 가중치가 사라진 덕에 덜 피곤하다. 피곤이 덜하니 몸의 저항력도 좋아진 듯.

 

대외 이미지가 좋아진다(or 나빠지진 않는다)

일찍 일어나다보니 회사에 지각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회사에서 꾸벅꾸벅 조는 일도 잘 없다. 속으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게으르고 만성 피곤에 시달리는 불쌍 셀러리맨이라는 소리는 못들었다.


나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다

새벽, 고즈넉한 때에 혼자서 빗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세상 대부분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나만의 빗소리 말이다. 아침형 인간은 그럴 수 있다. 요즘처럼 관계성이 중시되어 나만의 시간을 갖기 힘든 때에 나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이다. 심지어 그 시간에는 카톡도 안온다.

개인적으로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아침형 인간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본인이 히끼꼬모리인 것은 아니다. 절대, naver~



이상이 대략 8년 정도의 경험에서 우려낸 나만의 아침형 인간 실전 노하우다.

무조건 정답이라고 생각하진 마시기 바란다.

하라는 대로 했는데 왜 안되는 거란 말입니까? 라고 피끓는 항의 해봤자 AS는 없다.

뭐가 이렇게 빡세~ 차라리 군대가 낫겠네~ 라고 하는 분들은... 늦잠 잔다고 영창 보내진 않거든?


아침형 인간으로 환골탈태, 인생의 부활, 건강한 신체의 재탄생을 노리시는 모든 분들께 마지막 말을 남기며 글을 마친다. 


아침형 인간은 몸에 배이는 습관이 아니라 가슴에 배이는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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