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어리고 소소한 생각

후회, 비겁한 자의 자기기만과 변명

김성열 2013. 10. 2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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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비겁한 자의 자기기만과 변명


사람들은 후회에 익숙하다. 남의 의지든 나의 의지든, 어떤 선택의 결과가 좋지 않거나 원하는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을 때 사람들은 후회를 한다. 후회만으로 살아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짧은 시간만이라도 후회를 하는 일은 적지 않다. 문제는, 많은 경우에 후회가 자기기만과 변명이 된다는 것이다.


그 때 그 학과를 지원 했었어야 했어, 그 때 그 사람을 잡았어야 했어, 그 때 그 회사에 지원했어야 했어...

우리는 이렇게들 후회한다. 맞다. 그 학과를 지원했고, 그 사람을 잡았고, 그 회사에 지원을 했다면 지금과는 상태나 상황이 분명히 다를 것이다. 거기까지는 맞다. 하지만 상황이 다른 것이지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낫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나? 이런 후회는 자신을 속이고 변명을 늘어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후회의 더 큰 문제는 강한 자기부정의 속성이다. 후회란 선택할 때의 내 판단력과 통찰력을 부정하고, 어리석었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그렇게 취급하겠다면 말릴 수는 없다. 하지만 또다른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그렇게 어리석은 자신을 어떻게 믿고 또다시 선택이란 걸 할 수 있을까? 판단력과 통찰력도 딸리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면 선택을 하지 않거나 덜 어리석은 다른 사람에게 선택해 달라고 매달리는게 자신에게나 세상에게나 더 낫지 않을까? 물론 후회에 익숙한 사람은 "아, 그 때 내가 선택했어야 했어"라고 할거다. 자기기만과 변명에 익숙하니까.


나를 부정하고 인생을 사는 것은 내가 사는 것이 아니다. 후회 대신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자신의 선택에서 부족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돌아보고 채워야 한다. 그렇게 실패를 받아들여야 하고, 실패한 나를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선택을 쉽게 후회하지 않는다. 실패한 자신을 존중하고 위로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남을 사랑하는 법이다. 이타주의의 근본은 이기주의에 있다지 않던가? 후회만 해대는 사람들은 도통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란 얘기다. 게다가 남탓이나 하는...


후회는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것이다. 이것은 뒷걸음질이다. 반성과 성찰은 앞으로를 위해 하는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앞으로 나아가는 선택을 하고, 만약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으면 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후회 없이 선택하고, 그 선택을 후회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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