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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55

제대로 일하지 않는 것도 이유가 있다

직급이 어느정도 차고 경력이 붙으면 시야가 깊어지고 넓어진다. 일이 흘러가는 모양새나 사람들의 태도 따위를 읽는 나름의 통찰력이 커질 뿐만 아니라 그 범위도 확장된다. 그리고 그 정도가 어느 수준에 다다르면 관리자나 준관리자 정도의 자리에 가게 된다. 이렇게 실무 위주로 업무를 보다가 관리자 역할을 맡게되면 마치 개안을 한 것처럼 시야가 훤해진다. 교단에 섰을 때 교실 전체가, 학생들 하나 하나가 잘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도 눈에 잘 들어온다. 일을 집중해서 하고 있는지, 딴 짓을 하고 있는지, 업무 이외의 생각에 빠진 것인지 대략 눈에 들어온다. 그러다 보면 속이 답답해지는 일이 생긴다. 직원들의 업무처리가 마음 같지 않을 때도 많고 업무를 수행하는 태도나 방법이 마음에..

"회사 = 사장님", 제왕적 리더십의 위험성

예전에 몸담았던 회사의 사장이 회계 담당자와 비용지출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내가 내 돈 쓴다는데 왜 그렇게 제약이 많으냐'면서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내 삶의 터전 중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가진 사상이 너무 옹졸하고 몰상식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회사란 곳은 이런 저런 지출을 하고 싶어도 업무 차원에서 사용했다는 증명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웬만한 직장인이면 다 안다. 심지어 회사의 재화를 함부로 유용할 수 없는 것은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회사의 돈은 사장 돈인데 왜 그 돈을 사장이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지는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다. 회사의 돈은 회사의 돈이지 사장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지 않았..

입사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좋지 않은' 회사

입사에 성공(?)해 첫출근할 때 기분은 첫등교할 때의 기분만큼이나 두근반 세근반 하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때의 기대감과 설레임은 입사 성공의 기쁨과 어우러져 기분좋은 긴장감을 일으킨다. 하지만 막상 첫출근을 했는데 그런 기분 좋은 긴장감이 당황스러움으로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원인은 대부분 회사에 있기 마련이다. 1. 자리가 없다부푼 가슴을 안고 첫출근을 했는데 내가 앉을 자리가 없다. 자리가 만들어질 때까지 1시간 여를 휴게실이나 미팅룸에 앉아서 항망한 기분에 휩싸인다. 때로는 빈 책상 하나를 주며 '편하게' 앉아 있으라고 하지만 편할 리 전혀 없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헐레벌떡 자리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잠시의 당황스러움은 스쳐 지..

나를 괴롭힌 상사가 가장 고맙더라는 '거짓말'에 대해

이런 얘기를 들었다. "예전에 나를 가장 괴롭혔던, 그래서 미웠던 상사가 시간이 지나고 보니 가장 고맙더라" 몇 년에 한번씩은 듣는 얘기다. 표현도 비슷하지만 내용도 비슷하다. 그 괴롭힘은 나의 발전을 위한 선의였으며, 그 미움을 통해서 내가 이만큼 클 수 있었다는 얘기다. 과연 그럴까? 좀 더 솔직해져야 하지 않을까? 내게 그런 핑계 대지마그냥 대놓고 얘기하면 위의 (말도 안되는) 말은 핑계고 변명이다. 핑계와 변명은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아주 편한 방법이다. "내가 지금 밑의 직원들을 괴롭히는 것은 조직의 발전과 목표 달성을 위한 것이지 개인적인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나도 예전에 고약한 상사가 있었는데 지금 상사가 되어보니 오히려 고맙더라. 그러니까 너희들도 언제가는 ..

출근해서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이유

의외지만 출근해서 사람들에게 인사를 잘 못하겠다는 직장인들이 제법 있다. 내성적이라 사람들을 마주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고, 눈 마주치면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고, 반갑지도 않은데 인사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사람도 있다. 인사를 잘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되는 일이고 좀 오버하면 용서가 안되는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당연한 일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당연한 것은 아니니 열낼 일은 아니다. 개인의 성격으로 인한 행동의 소심함이나 인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나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린 문제다. 그래서 표준해법이라는 것이 없다. 그냥 사람들이 쭉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해야한다 정도가 답일 뿐이다. 그 답을 쉽게 풀어서 얘기하면 '억지로라도 해라'이다. 하지만 억지..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는 '거짓말'에 대해

소심하고, 노래 솜씨 형편 없고, 몸치에다가, 술을 잘 마시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남들 앞에만 서면 눈 앞이 아른해지는 많은, '끼'라고는 약에 쓸려고 해도 없는 직장인들은 고민한다. 난 왜 이렇게 부끄러움이 많고, 소심하고, 예능에는 재능이 없을까?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는데, 회식도 일의 일부라는데, 나는 이 분야에서는 왜 이렇게 무능한 것일까? 좀 더 적극적이 되는 방법은 없을까? 믿어도 될까 그 거짓말을?그 안타까운 마음 이해는 한다. 하지만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는 것은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잘 노는 것과 일을 잘 하는 것 사이의 연관성을 따져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노래방에서 분위기 맞추려고 노래 열심히 부르고 탬버린 신명나게 치는 ..

해고 당하는 사람이 속편한 정리해고는 없다

피치못할 사정이든 성역 없는 사정이든 간에 직장에는 '해고'가 존재한다. 해고의 상황이 되면 나가는 사람도 속쓰리지만 내보내야 하는 사람도 속 아프긴 마찬가지다. 그나마 사칙에 어긋나거나 근로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을 때는 해고의 책임을 해고 당하는 당사자에게 물을 수 있다. 하지만 피치못할 경영상의 사정으로 인해 사람을 내보내야 하는 '정리해고'의 경우 보내는 사람이나 나가는 사람이나 속이 속이 아니다. 정리해고는 모두 아프다원래 정리해고는 고용자나 피고용자나 속이 쓰린게 정상이다. 그것을 감수하는 일은 정리해고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일 잘하던 사람을 생짜로 잘라내야 하는데 양쪽 다 속이 편할 리 없는게 당연하다. 심지어는 남은 사람의 속마저도 쓰리게 하는 것이 정리해고다. 그런데 이런 속쓰림..

사악하고 유능한 상사 vs 사악하고 무능한 상사 - 당신의 선택은?

여기 네 종류의 상사가 있다. 사악하고 유능한 상사사악하고 무능한 상사선하고 유능한 상사선하고 무능한 상사 위의 네 가지 상사 스타일은 칼 포퍼가 말한 네 가지 지배자 모습에 직장 상사를 대입시킨 것이다. 지배자, 지도자, 상사, 리더는 누군가를 이끌어서 최선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러니 직장에서도 위와 같이 상사의 스타일을 구분할 수 있다. 좁게는 실무를 이끄는 팀장이나 선임에서부터 넓게는 부서를 이끄는 부서장, 더 나아가면 회사를 이끄는 임원까지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이 중에 최악의 상사는 누구이겠는가? 무능한 것은 죄?상사가 어리석으면 아래 직원이 고생한다는 논리를 들이대면 사악하고 무능한 상사가 최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구분을 규정한 칼 포퍼의 말대로하면 최악의 상..

보고서만큼 중요한 구두 보고의 핵심 포인트 3가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내가 한 일,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할 일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하는 때가 있다. 그럴 때 '문서'를 수단으로 삼는 일이 흔하다. 앞의 두 개는 보통 보고서라고 하고, 뒤의 하나는 계획서나 기획안이라고 한다. 직장인들은 잘 알겠지만 자주 만들면서도 만들때마다 머리 아픈 것이 보고서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보고서 쓰는 법은 널렸다. 기승전결, 기록 보존, 완결성, 정확성, 간결함, 분석력 등등, 보고서 작성 요령이라 해서 이래저래 많다. 심지어는 '오너를 외롭게 하지 마라' 같은 보고서 작성 기준도 있다. 아무리 봐도 철학과 요령을 헷갈린 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보고서 쓰는 법에 대해서는 짧은 타이핑과 클릭 몇 번이면 쓸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

재미있게 일하는 방법을 고민하자

나는 일의 종류를 크게 두가지로 나눈다. 필요해서 하는 일과 그리고 재미있어서, 혹은 재미있으려고 하는 일이다. 필요해서 하는 일 vs. 재미있어서 하는 일내가 직장에서 제품의 매뉴얼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하자. 새로운 제품이 나왔을 때 그 제품의 매뉴얼을 만드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나의 영혼을 위해 필요한 일이 아니라 직장 생활을 하기 위해 치뤄야할 의무이기 때문에 하는 일이다. 반면에 주말마다 즐기는 농구나 축구나 등산, 음주가무 같은 취미생활은 필요해서 의무로 하는 일이 아니다. 그저 즐거워서, 즐겁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필요해서 하는 일, 의무감으로 하는 일은 하기 싫은게 보통이다. 그래서 회사 가기가 싫고, 학교 가기가 싫고, 군대 가기가 싫은 것이다. 일하는 것이 재미있다면, 공부가 신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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