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생각을 주는 말과 글

직감은 우리를 배신한다

김성열 2014. 7. 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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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gut feelings often tell us to do the opposite of what's safe.

우리의 직감은 안전을 반대하라고 자주 우리에게 말한다.

- Mary Ellen O'Toole


FBI 프로파일러였던 메리 앨런 오툴(Mary Ellen O'Toole) 박사는 직감(Gut Instincts, Gut Feelings)이 얼마나 우리를 잘 속이고 배신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FBI라는 작업 환경의 특성으로 인해 '범죄자'라는 명확한 위험을 다루다보니 우리의 직감이 그런 위험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메리 박사는 그의 책 <Dnagerous Instincts : How Gust Feelings Bertay Us(위험한 직감 : 직감은 어떻게 우리를 배신하는가)>에서 우리가 위험을 잘 감지하지 못하는 이유 여섯 가지를 말한다. 그 여섯가지는 모두 우리의 직감을 구성하는 요소이기도 하며, 이는 곧 우리의 직감이 얼마나 무모하고 근거가 부실한 지를 설명하기도 한다.


1. 첫인상(First Impressions)

우리는 처음 본 사람을 단 몇 분만에 정형화시킨다. 생김새, 옷차림, 정치적/종교적 관계, 표정, 못짓, 목소리 따위가 그 정형화의 바탕이다. 메리 박사는 특히 이 부분이 직관의 사각지대 중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위험한 사람들(특히 사이코패스 같은)은 인상을 관리하는데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2. 타인의 추천(Recommendations from Others)

모르는 어떤 사람에 대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좋은 사람', '재미있는 사람', 따위의 언급을 들으면 실제 그 사람을 만나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실제 만남에서 앞서 들었던 평가와 다른 부분은 걸러지게 된다.

 

3. 피상적인 정상성의 세부사항(Superficial Details of Normalcy)

말이 좀 어려운데(능력의 한계...), 메리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렇다. 우리는 정상적으로 보이는 사람을 믿고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사람을 믿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범죄자나 위험한 사람(위험한 의도를 가졌거나 위험한 행위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그런 성향이나 자신의 행위를 감추기 위해 정상적으로 보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눈에 보이는 정상성을 기준으로 판단할 때 실제 그것들은 그 사람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별다른 정보를 줄 수 없는 피상적인 정보들에 지나지 않는다. 정상적인 사람을 믿는 일반적인 우리의 판단이 운나쁘게 범죄자나 위험한 인물에 적용되었을 때, 정상적으로 보이는 사람을 믿어야 한다는 직관은 우리를 철저하게 배신하는 것이다.


4. 편견 (Personal Biases)

편견은 불공평하고 잘못된 기준으로 '위험한 사람'과 '안전한 사람'을 분류한다. 위험한 사람이 실제로 안전한 사람인 것은 문제가 없겠지만 (당사자는 기분 나쁠 것이다) 안전한 사람이 실제로 위험한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은 큰 문제다.


5. 성격 (Our Own Personalities)

우리 각자의 성격은 사람들을 보는 시각에 영향을 준다. 완고하고 딱딱한 성격이라면 사람들을 흑과 백으로 명확하게 구분한다. 이렇게 되면 회색 부분을 보기 어렵다. 사람을 어느 쪽과 다른 쪽으로 명확하게 구분하려 드는 것은 '편한 판단'일 수는 있어도 정확한 판단은 아니다.


6. 과거 경험 (Past Experiences)

부정적인 과거의 경험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런 구분은 별다른 근거가 없는 개인적 편견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직감이 부실할수록 잡아먹히기 쉽다. 사람에 대한 직감이 부실하면 뒷통수를 맞고, 투자에 대한 직감이 부족하면 패가망신하고, 이성에 대한 직감이 부실하면 호구가 되고, 세상에 대한 직감이 부실하면 낙오자가 된다. 그런 부족한 직감으로 위험에 노출될 때는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생각할수록 재밌다) 대니얼 카너먼<생각에 관한 생각>'WYSIATI'라는 개념이 나온다. 이는 '당신에게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이다 What You See Is All There Is'의 줄임말로 '제한된 증거로 내리는 성급한 결론'의 이유다. 


직감이 부실하지 않기 위해서는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고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 않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경계로 직감의 날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어설픈 직감에 배신 당해 잡아먹히는 신세가 되지 않는다. 세상살기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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