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말하기/삶과 사람

성공의 법칙을 찾으려 애쓰지 마라

김성열 2014. 3. 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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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이나 내용은 다르겠지만 많은 이들이 성공을 바라며 부단한 노력을 한다. 꼭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성공에 대한 갈망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시류에 맞춰 성공에 대한 갈망이 정당한 것이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설파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들이 있어 성공에 관련한 강연, 강의, 책, 다큐멘터리, 기사 등이 끊임 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 것들의 공통점은 성공의 사례를 분석해서 성공의 법칙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정도 과정을 거쳐 그것들을 세상에 내놓는다. 성공에 목마른 사람들은 꽤나 논리적이고 개연성 있어 보이는 그 법칙에 빠져 들어 아침형 인간이 되기도 하고 메모광이 되기도 하며, 오랜 생활 습관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볼 일이다. 과연 성공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으며, 성공한 사람들을 모사(模寫)하면 성공할 수 있을지 말이다.


인생의 법칙이 없듯 성공의 법칙도 없다

수 많은 책과 강연에서 거론되는 성공의 법칙이라는 것, 또는 성공으로 가는 비결이나 지름길이라는 것은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기업이나 프로젝트 따위도 된다)들을 분석해 보니 그들의 습관이나 태도, 사고 방식들에 공통점이 있다"로 귀결된다. 그래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성공하는 사람들의 독서습관' 처럼 노골적으로 성공한 타인을 모사하라는 결론의 결과물이 나온다.


현실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나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끝임 없이 선택을 해야하지만 그 선택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단 나의 의지와 노력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아닌 타자(他者)의 선택 또한 나의 성공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조율하는 것 또한 성공의 비결이라고 하겠지만 100% 타자를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에 100% 나의 역량만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얘기다.


어떻게 보면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을 위한 미로에서 모퉁이들을 가장 적절하게 - 성공에 가까운 쪽으로 -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사람들은 각자의 미로에서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막무가내로 성공한 사람들의 패턴을 따른다고 해서 성공을 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물론 어느정도 성공에 다가갈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성공은 이루어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의 문제지 확률의 문제가 아니다. 성공은 인생의 단편이며 인생은 산수가 아니다. 그렇게 몇가지 패턴만으로 무언가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인생을 너무 안일하게 보는 것이다.



성공은 항상 포장된다

그리고 성공의 이야기들은 적당히 포장되게 마련이다. 성공의 과정에서 뭔가 대단히 극적인 요소가 있었던 것처럼 그려내기 일쑤이며 그 극적인 요소에 대한 성공한 주체들의 태도나 사고방식을 강조한다. 성공의 주체가 선택할 수 없었던 것조차도 마치 그들의 역량에 의해 그렇게 귀결되었던 것처럼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런 식이다.


당시 우리 회사는 창업한지 5년이 채 안된 작은 기업이었지만 그 분야에서 내노라 하는 기업들이 몰려든 수주전에서 계약을 따냈다. 나중에 우리를 선택한 고객사의 임원을 통해 들은 얘기인데, 비록 신생기업이었지만 경쟁 대기업들에 전혀 밀리지 않는 당당함과 기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그 계약을 성공시킨 비결이라면 강자 앞에서 주눅들지 않는 당당한 태도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다.


방금 만들어낸 문장이지만 대부분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푼다. 웃기는 소리다. 세상 어느 회사가 열정과 당당함 때문에 계약을 해주는가? 가격이나 기술, 서비스 따위가 일단 고객이 원하는 수준에 맞아떨어져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태도나 사고방식 따위는 '떨어뜨리는 데' 영향을 줄 지언정 '붙는 데'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렇게 자신들이 선택할 수 없는 것조차도 자신들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성공사례 분석'의 전형적 수법이다.


포장된 성공 사례들을 보면서 성공의 법칙을 찾으려 하는 것은 시간낭비다. 누구도 빌게이츠처럼 생각한다고 해서, 스티브잡스와 같은 태도를 지닌다고 해서 그들만큼 성공한다고 믿지는 않을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서 관계망이 터져나갈큼 복잡한 세상에서 성공한 누군가가 가졌던 몇가지 태도나 습관이 나의 성공을 보장한다는 말도 의심해야 한다.



성공은 일시적인 것이다

성공은 인생의 단편이며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일시적인 것에서 보편적인 법칙이나 비결 따위를 도출한다는 것은 귀납적 추론을 남용하는 것이며 결국 귀납적 추론의 한계를 확인하는데 그칠 뿐이다. 누구라도 지대한 성공 후에 끝도 없이 추락할 수 있으며 그런 예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런 경우, 성공의 비결이나 법칙이 추락의 법칙과 비결이 되어버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 마련이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에서 짐콜린스의 칭송을 받았던 위대한 기업 중에 지금은 몰락한 기업이 있다는 사실은 일시적인 것에서 보편성을 이끌어 내려는 '귀납적 추론의 남용'의 대표적 사례로 충분할 것이다.


사업을 해서 성공하고 싶으면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분석해 법칙을 찾아낼 것이 아니라 사업기획안을 쓰고 사업 전략을 짜야 한다. 작가로 성공하고 싶다면 유명 작가들의 사고 방식과 태도를 따를 것이 아니라 어떤 글을 쓸지 고민하고 글쓰기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런 실질적인 과정에서 타인의 성공 사례가 참조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것들은 그 정도로 족할 뿐이다.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이 다르며 그 내용도 다르다. 따라서 보편적인 성공의 법칙 따위는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니 성공의 보편적 법칙 따위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무엇을 성공으로 할지, 어떻게 성공으로 다가갈지, 지금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다. 성공의 보편적 법칙이 있다면 단 하나, 나의 몸과 마음으로 내가 이루어내야 한다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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