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말하기/삶과 사람

긍정은 행복과 성공의 비법이 아니다

김성열 2014. 2. 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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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시간동안 긍정적인 태도에 대한 대중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서점에 가봐도 긍정의 장점에 관한 책들이 즐비하고 긍정을 주제로한 강연이나 강의도 곧잘 볼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실력만으로 살아가기에는 너무 힘든 세상이라 '긍정'이라는 에너지를 통해 힘을 얻으려는 것인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케팅의 현혹인지, 정말 세상이 온통 부정적인 것들로만 가득 차 있어서 그에 대한 반대 급부로 각광받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긍정'은 현대의 중요한 키워드 중에 하나임이 분명하다.


긍정의 막연함

하지만 긍정이 만병통치약처럼 쓰인다는 느낌도 지우기 힘들다. 바라면 이루어진다, 쓰면 이루어진다, 안된다고 하지 마라, 긍정은 삶을 행복으로 이끈다 같은 말에서 구체적인 뭔가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저 많은 성공사례들을 긍정이라는 테두리에서 해석하고 그해서 긍정이 필요하며 절대적이라는 말을 할 뿐이다. 때론 긍정의 힘이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시공부나 공무원시험공부 위해 몇 년씩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자. 그들이 부정적일 리는 없다. "나도 하면 된다", "열심히 하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열심히만 해서 되는 일은 별로 없다. "잘 해야 한다"가 현실적인 키워드다. 우리가 맞딱드린 현실은 단순히 잘 될 것이라는 "예상"만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 긍정이 현실의 암울함을 포장하는 알록달록한 포장지처럼 보이는 것은 긍정이 현실을 예상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과거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데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긍정은 결과물이다

긍정이나 부정이나 둘 다 근거가 있어야 한다. 별 다른 이유 없이 "잘 안될 거 같은데..."라고 하면 우리는 부정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잘 될거야"라고 하는 긍정도 부정적인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둘 다 근거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근거 없는 부정적 사고가 설득의 힘이 약한 것처럼 근거 없는 긍정도 설득의 힘이 모자라긴 마찬가지다. 


유행하고 있는 긍정의 문제점은 긍정 자체가 긍정의 근거가 되는 이상한 구조를 가졌다는 것이다. 긍정적이라면 그 근거도 있어야 하는데 그냥 긍정적이기만 하면 뭐든 되는 것처럼 말한다. 긍정은 긍정의 근거가 될 수 없으며, 긍정이 긍정의 근거를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긍정이라는 것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준비를 충분히 했을 때 가질 수 있는 결과물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긍정은 저 혼자서 결과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


현실은 실전

세상은 현실이고 세상을 대하는 내가 충분한 준비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나에게 냉혹할 수 밖에 없다.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다고 해서 세상에 맞설 준비가 자동으로 되진 않는다. 충분한 준비 없이 긍정적인 태도만 믿는 것은 점집에서 사들고 오는 부적만큼이나 불확실한 것이다. 준비도 제대로 않고서는 "잘 되겠지"라고 하는 것은 자기최면이나 핑계, 나태, 만사태평, 객기에 지나지 않는다. 긍정은 때로 그런 말들을 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긍정이 좋은 에너지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행복이나 성공의 비법이 되진 않는다. 원래 인생에는 비법이 없다. 열심히 하는 것, 의지를 갖는 것이 인생에서는 우선이다. 긍정은 거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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