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유시민, 푸른나무, 1992) 꽤 매력있는 '지식소매상' 유시민씨의 오래된 이 책은 경제학이 과학으로 취급받기 시작한 시대부터 현대까지 명망을 드날린 경제학자와 그들의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복잡하지도 않게, 그렇다고 어설프지 않게 중요 인물과 사상을 잘 정리해 놓은 것이 우등생이 기말고사를 위해 만들어 둔 '족보' 같기도 하다. 20여명의 경제학자가 등장하여 각자의 의견과 이론을 풀어놓고 있지만 그다지 머리가 아프지 않은 것은 정리가 잘 되어있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에서 정리의 틀거리가 이미 눈에 보인다. 부자를 옹호하는 경제학과 빈민을 옹호하는 경제학이다. 유시민씨는 이 기준으로 '진영'을 나눴고 양 진영의 이론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격렬하고 다이내믹한 논쟁을 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