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말하기/직장생활

재미있게 일하는 방법을 고민하자

김성열 2014. 1. 2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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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의 종류를 크게 두가지로 나눈다. 필요해서 하는 일과 그리고 재미있어서, 혹은 재미있으려고 하는 일이다.


필요해서 하는 일 vs. 재미있어서 하는 일

내가 직장에서 제품의 매뉴얼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하자. 새로운 제품이 나왔을 때 그 제품의 매뉴얼을 만드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나의 영혼을 위해 필요한 일이 아니라 직장 생활을 하기 위해 치뤄야할 의무이기 때문에 하는 일이다. 반면에 주말마다 즐기는 농구나 축구나 등산, 음주가무 같은 취미생활은 필요해서 의무로 하는 일이 아니다. 그저 즐거워서, 즐겁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필요해서 하는 일, 의무감으로 하는 일은 하기 싫은게 보통이다. 그래서 회사 가기가 싫고, 학교 가기가 싫고, 군대 가기가 싫은 것이다. 일하는 것이 재미있다면, 공부가 신난다면, 군생활이 즐겁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본래 의무로 주어진 것들은 처음부터 재미가 없는게 정상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필요해서 하는 일들에 양념을 쳐서 살짝 재미있게, 재밌는 만드는 것이 어려우면 보람되게라도 만드는 것이다. 직장생활로 치면 근로계약에 의해 내게 맡겨진 일을 좀 더 재밌게 하는 것이다.


앎의 재미

내가 생각하는 재미있게 일하는 방법은 앎의 재미를 느끼는 것, 앎을 보여주는 것 두가지다. 첫번째, 앎의 재미라는 것은 일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를 말한다. 일을 통해서 뭔가를 배우고 나를 살찌우는 재미다. 이 재미를 알려면 일의 필요성이나 의무감, 어려움과 벅참은 일단 뒤로 물려두어야 한다. 이 일을 통해서 어떤 것을 배우고, 그것을 통해 어떻게 나를 발전시킬까를 생각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앎의 깊어짐

두번째는 앎의 깊이를 더하는 것이다. 내가 무언가를 잘 알게 된다고 해서, 잘 한다고 해서 그것을 잘 설명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확신, 그리고 그것을 말이나 글로 풀어낼 수 있을 정도의 이해를 통해 앎의 깊이를 더하고, 가능하면 그것을 드러내야 한다. 


앎을 드러낸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앎의 수준에 대해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다. 일의 결과로 인정받을 수도 있고, 정보공유나 노하우 전수를 통해서도 앎을 인정받을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앎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은 나의 욕구를 충만하게 하며, 그러한 욕구가 다시 앎의 깊이게 다가가도록 만든다. 사람은 원래 인정받으면 즐겁기 마련이다.


배우는 것은 일보다 즐겁다

논어의 첫구절을 잠깐 보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라 했다. '배우고 또 익히니 그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해석한다. 배우는 것이 첫번째 즐거움이고 익히는 것이 두번째 즐거움이다. 물론 뚜렷한 경계가 있진 않다. 첫번째 즐거움에서 배우고 익히는 것을 모두 다 할 수 있고, 두번째 즐거움에서 익히는 것을 더 깊이 할 수도 있다. 


배우는 것과 익히는 것으로 내가 할 필요가 있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같은 논어에 나오는 학이불사즉망 學而不思則罔,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망한다'도 비슷한 얘기다. 배워도 생각하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다. 내 것이 아닌 것은 실제에 적용하기도 힘들고 남에게 풀어내기도 힘든 법이다.

 

단박에 되는 일이 아닌 것 맞다. 이렇게 말하는 나 역시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침마다 헬게이트를 열어젖히고만 살 수는 없는 일이다. 혹시나 헬게이트를 헤븐스게이트로 바꿀 수 있다면, 그럴 생각이 있다면 두껍게 고민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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