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말하기/직장생활

직장인 메모의 요령

김성열 2022. 8. 1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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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기억력을 믿지 마세요

직장생활에서 메모는 기본이자 필수다. 왜냐고 묻는 질문에 나의 답은 항상 같다.

 

"당신의 기억력을 믿지 마세요."

 

불완전한 우리의 기억력을 메꿔주는 데는 메모만 한 게 없다. 정확하게 하려면 녹취가 낫지 않냐는 사람도 보긴 봤다. 개인 취향이라 생각해 말리지는 않았다. 대신 누구에게도 녹취를 권한 적은 없다. 녹취록 딸 시간 아껴서 일 빨리 하고 칼퇴하는 게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에 좋을 테니 말이다. 

 

메모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은 웬만한 직장인들은 이미 다 안다. 회의할 때 이면지라도 한 장 들고 들어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다만, 메모의 요령을 모르는 바람에 쓸모있는 메모가 아니라 회의 중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낙서가 되는 일이 흔하다. 이왕 메모를 할 거면 요령 있게 해 보자.

 

1. 낱말보다 문장

대화 내용에서 키워드만 잡아서 메모하는 경우가 있다. 내용의 이해도나 경중에 따라서는 그렇게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좀 더 내용을 명확하게 기록하려면 문장으로 기록하는 편이 낫다. 완전한 문장으로 쓰라는 얘기가 아니다. 문장형으로, 하나의 낱말로 갈음하지 말고 그 보다 상세하게 쓰라는 얘기다.

 

"인덱스 페이지 오류"라고 적기보다는 "인덱스 페이지에 있는 블로그 이동 링크 오류 확인"라고 좀 더 상세하게 적는 것이다. 들을 때는 기억했지만 막상 메모한 것을 꺼내 들었을 때 세부적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는 흔하다. 메모의 전제가 기억력에 대한 불신이라면, 상세하지 않은 메모는 다시 확인하고 질문하는 번거로움을 만들기 쉽다. 특히 평소 하지 않던 낯선 업무, 절차나 내용이 복잡한 업무의 경우 문장형 메모가 이해하기 수월하다.

 

2. 말한 사람 적기

중요한 내용은 말한 사람도 같이 메모하자. 1 대 1 대화일 때는 상관없다. 누구와 대화했는지만 기억하면 된다. 반면에 여러 사람이 대화에 참여한 경우, 나중에 메모를 볼 때 누가 한 말인지 기억하지 못하거나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그럴 일은 없을수록 좋지만 시시비비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할 상황이 되면 말한 사람을 적어둔 메모가 요긴하게 쓰인다. 그 말한 사람에는 '나'도 포함된다.   

 

3. 중요한 내용에 별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은 메모를 하면서 그때그때 표시를 해두면 편하다. 메모를 열심히 하다 보면 양이 늘어나게 마련이고, 메모한 양이 많은수록 무엇이 중요한 내용이었는지 금방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메모해 둔 것을 보면서 중요한 항목을 다시 파악하는 것도 일이다. 내용의 중요도를 파악하는 게 쉬울수록 메모의 효율은 높아진다. 표시는 개인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하면 된다.

 

4. 리뷰는 최대한 즉시

작성된 메모는 최대한 빨리 리뷰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후퇴하고 미처 적지 않은 내용들은 잊히기 쉽다. 기억이 많이 남아 있을 때 메모를 확인해 업무 계획에 반영하는 게 좋다. 회의 후 이루어지는 커피 회동에 빠질 수 없다면 눈으로라도 한번 읽어두자. 복습은 빠를수록 효과가 높다.  

 

5. 스치는 생각 메모

일을 하다 보면 문득 스치듯이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써먹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 그렇게 잠시 마주했던 생각들은 간밤의 꿈처럼 잊혀지기 마련이다. 생각난 즉시 메모하자. 핸드폰도 좋고, 종이도 괜찮고, 손등도 상관없다. 그렇게 문득 떠오른 생각이 매출을 높이는 아이디어가 될 수도, 조직력을 회복시키는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메모는 정확한 업무 파악에 도움을 주고 상황의 모호성을 낮춰준다.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도록 해 기억을 향상하는 효과도 있다. 개인의 생각을 적는 메모는 아이디어가 되기도 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때로 책임 여부나 시비를 가리는 데 있어 중립적 기록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이런 효과를 잘 살리려면 요령 있게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자. 메모는 일을 편하게 만든다. 편하게 일하는 것도 일 잘하는 방법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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