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평범성196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에 앞장 섰던 아돌프 아이히만 중령이 아르헨티나에서 체포되었다. 예루살렘으로 압송된 아이히만은 1961년에 공개재판을 받았다. 그는 재판에서 자신은 상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자기 변호를 했지만 1962년에 사형을 당했다. 그 재판 과정을 지켜본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1906~1975)는 아이히만이 관료 체제 안에서 생각할 능력을 잃어버린 채 시키는대로 일한 평범한 관료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라는 책을 통해 그 평범함이 언제든지 악을 행할 수 있다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한나 아렌트의 의견은 당장 반론을 끌어냈다. 아이히만은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평범한 관료인 듯이 굴었을 뿐, 실제로 신념에 의해 유대인 학살에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