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인생론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박현석 옮김, 예림미디어, 2008) 이 세계를 가능한 것 중의 최악으로 여기며 인간을 맹목적인 생명충동이라는 의지에 예속된 '내부의 시계 장치로 작동하는 인형'에 불과하다고 본, 근대 이후 염세주의의 맹아였던 쇼펜하우어가 인생과 행복을 말하는 것은 무척이나 낯설고 얼떨떨한 일이다. 그는 삶을 고통일 뿐이라고 했으니 그가 말하는 인간의 삶에서는 행복이 불가능하다. 항간에서는 자살옹호론자로까지 일컬어지는 그이니 '행복'이라는 말은 애초부터 그와 어울리지도 않는다. 나는 쇼펜하우어가 이런 글을 쓴 이유나 의도에 대해서 굳이 이해하려 노력하진 않았다. 다만 다음처럼 염세주의자의 행복론을 인식했다. '살아봤자 좋을 것 없는 인생이지만 마지못해 산다면, 그나마 조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