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유성인 옮김, 하서출판사, 2007) '죄와 벌'의 주인공은 라스콜리니코프지만 이야기의 맺음을 이루는 사람은 소냐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세상은 커녕 자신의 어머니와 여동생마저도 제대로 사랑할 줄 모르며 자기애(自己愛)가 현저히 부족한 인물이다. 그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우월한 직관으로 세상을 본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애정을 품기에는 비탄과 절망, 곤궁함이 너무 많다. 그런 세상을 더 알아갈수록 라스콜리니코프는 자기 안으로 침전하며 결국 자기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구도, 무엇도 사랑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라스콜리니코프는 사적인 목적으로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고도 마치 대의가 있는 듯이 변명을 하는 용렬한 허무주의자가 된다. 죄가 확실한만큼 그에 상응하는 단호한 벌 또한 아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