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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2

중년 남자의 눈물 (2) - 중년 남자의 눈물을 허하라

중년 남자가 눈물이 많아지는 이유중년 남성들은 눈물의 현실성과 남자다움이라는 관념 사이에서 갈팡질팡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상황에서 남자다움 쪽으로 타협을 본다. 하지만 그런 노력과는 별개로 눈물은 많아진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가, 음악을 듣다가, 책을 보다가, 예전 같으면 별 것 아닌 장면에서 코끝이 찡해진다. 어떤 때는 넋 놓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오기도 한다. 전보다 눈물이 많아졌다는 사실을 자신도 알아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자리를 잡고 있는 눈물에 대한 금기 의식 때문에 흐르는 눈물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어쩌다가 눈물을 들켜서 “당신, 지금 우는 거야?”, “엄마, 아빠 울어!” 같은 얘기를 듣게 되면 얼른 눈물을 훔쳐내고 너스레를 떨며 무안해 한다. 자기 눈에서 흐르..

마흔에게 (기시미 이치로, 다산초당, 2018)

마흔에게 (기시미 이치로, 다산초당, 2018) 마흔에 접어들 때 특별한 감정이 있진 않았다. '내 나이가 벌써 이렇게 되었구나' 하는 정도였다. 미처 알아채지 못하거나 숨기고 싶은 서글픔이나 설렘이 마음 한 켠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은 일상에 쉽게 용해되고 만다. 그러다 마흔 하나가 되고 마흔 둘이 되고 마흔 셋이 된다. 나이 먹음도 일상의 한 부분이었다. 나는 줄곧 나이를 그렇게 먹어왔던 것 같다. 특별할 것 없었던 40대가 부담스럽게 다가온 것은 나이 50까지 몇 년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다. 이제 지나온 40대의 절반만 살면 쉰이다. 전에 그랬듯이 나이듦을 자연스러운 삶의 진행으로 받아들인들 누가 뭐라 하겠냐만, 그래도 사뭇 느낌이 다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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