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말하기/직장생활

리더의 단골 메뉴 '하면 된다!'를 제대로 써먹는 방법

김성열 2013. 12. 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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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된다!!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앞을 내다본다는 것은 선그라스를 끼고 야밤에 마니산 등정하는 것 만큼이나 막막하다. 막막한 정도가 아니라 발을 헛딛을지, 나무 등걸에 발이 걸릴지, 바위에 부딪칠지, 산짐승의 똥을 밟을지 겁이 나고 두렵기까지 하다. 회사 일도 다르지 않아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일일수록 무섭고 겁이 난다. 특히 성과를 관리하고 사람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의 심정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많이 쓰는 전가의 보도 같은 주문이 있으니 바로 '하면 된다'가 그것이다.


이 '하면 된다'라는 말은 실제로 다양한 변형을 갖는다. 짧게는 "할 수 있어!" 정도가 있고 구어체로는 "자, 한번 해봅시다. 해서 안되는 일이 어딨겠습니까!", "열심히 하면 돼. 하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한번 해봐!"  정도가 있다. 직원의 입장에서는 잠깐은 힘이 볼끈 솟는 것 같고, 소주 한병 마신 듯이 겁이 사그러지는 기분도 들고, 때로는 불안한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고맙기까지 하다. 


무조건 하면 되는거가 맞나요?

하지만 '하면 된다'가 쇠덩이건 바윗돌이건 설겅설겅 베어내는 전가의 보도는 아니다. 이 말도 제대로 된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허공에 부르짖는 응원구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나마 응원구호라면 힘과 용기를 어느정도 줄텐데, 누가 봐도 성사될 확률이 바닥인 일을 두고 무조건 하면 된다고 고래고래 외친다면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또다른 압박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하면 된다'가 어느 상황에서나 먹히는 진리의 말씀이라면 아마 수많은 회사들의 사훈이 '하면 된다'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는 것은 직장 생활 어지간히 해본 사람들이라면 다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면 된다'라는 말로 직원들에게 용기를 주고, 동기부여를 하고, 더불어 성과까지 챙기고 싶다면 '하면 된다'는 말과 함께 적절한 후속 작업이 있어야 한다.


'하면 된다'를 외치는 목적

한가지 생각하고 가자. 왜 리더는 '하면 된다'를 외치는가? 목이 컬컬해서? 그건 분명히 아닐 것이다. 그냥 본인도 자신이 없는데 고함이라도 한번 치고 나면 뭔가 나아질 것 같아서라는 생각이 든다면 솔직한 리더다. 물론 쫄아버린 마음을 들킬 위험이 크다는 것이 위험요소긴 하다. '하면 된다'를 외치는 리더의 심리 상태나 심박수가 어떻든 간에, '하면 된다'라고 외치는 것은 심기일전해서, 쫄지 말고, 용기를 가지고, 혼신의 힘을 다해 보자고 제안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앞에서 말했듯이 그냥 대뜸 외치기만 하면 약발이 잘 안먹힌다. 이유는 만들기 마련이지만 앞으로는 '하면 된다'라고 외치는 목적을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라고 솔직하게 얘기하자. 불안감이야말로 어떤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는데 발목을 잡고 뒷덜미를 낚아채는 유령같은 존재다.  그 유령을 없애기 위해 '하면 된다'를 외치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다.


'하면 된다'의 후속 작업 세 가지

하나. 하면 되는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하라

둘. 해서 안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대안을 제시하라

셋. 리더 본인부터 해라


1. 이래서 된다.

'하면 된다'는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비는 법인데 아무 것도 없이 그냥 하면 된다고 외치면 직원들이 그 말을 어떻게 가슴으로 받겠는가? 그러다 안되면 하면 되는 것인데도 똑바로 하지 않은 직원들 탓으로 모는 격이다. 리더 본인의 경험도 좋고, 비슷한 사례도 좋고, 예감이나 판단도 좋다. 하면 되는 이유를 얘기해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어떻게 할 것인지, 앞으로의 계획과 동선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 근거를 명확하게 해서 '하면 된다'에서 '하면 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그러면 직원들의 생각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바뀐다. 이 분위기야 말로 '하면 된다'라는 구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다. '하면 된다'라고 외치고 싶다면 그 근거를 직원들에게 듬뿍 안겨줘라. 그러면 불안함이 확실히 덜해진다.


2. 안되면 내가 책임 진다

앞에서 말했지만 리더가 나서서 '하면 된다'라고 외치는 것은 직원 입장에서 고마운 일이다. 그 고마움과 함께 갖는 것이 '그런데 안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함이다. 이 불안함을 잡는 것은 더 없이 중요한데, 의외로 이 불안함은 쉽게 잡을 수 있다. '안되면 내가 책임지겠다'라고 당당하게 천명하는 것이 그것이다. 물론 말바꾸기를 밥 먹듯이, 직원에게 탓돌리기를 자판기 커피 퍼먹듯이 하는 리더에게는, 미안하지만, 권하지 않는다. 그건 본인의 과오이니 나에게 탓을 하진 말길 바란다. 아랫 직원들을 위하고 사랑하는 믿음직한 '일반적인' 리더라면 이 말 한마디로 직원들의 실패에 대한 불안함을 덜어낼 수 있다.


3. 나부터 한다

'하면 된다'라고 고래고래 고함 쳐놓고는 그 이후로는 별 관심도 없고, 마음도 쓰지 않고, 챙기지도 않는다면? 그야말로 귀신이 잡아가지 않으면 호랑이가 물어갈 나쁜 리더다. '하면 된다'의 주체가 누군가? 리더 + 직원이다. 그냥 주어가 생략되었을 뿐이지 주어가 리더 or 직원이 아니란 얘기다. 왜 하면 되는지 이유를 명확하게 해주고, 어떻게 할지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고, 안되면 책임지겠다고 얘기했다면, 그것들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먼저 나서야 한다. 


실컷 얘기해놓고는 정작 본인은 빠지면 그 앞에 했던 얘기들은 믿기 어려운 얘기가 된다. 리더가 나서서 하면 직원들도 리더를 믿게 된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리더에 대한 불안함'이 없어진다는 얘기다. 리더에 대해서 불안할 것이 뭐 있냐고 반문하지 마시라. 리더는 조금만 잘못해도 직원들에게는 불안 요소라는 것을 리더 본인들이 잘 알리라 생각한다.


자, 요약은 앞에서 이미 하고 왔으니 짧게 마무리한다. '하면 된다'는 결과에 대한 불안함을 없애기 위한 소도구이다. 이것이 제대로된 소도구로 작동하려면 하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안됐을 때의 대비, 리더의 적극성이 따라와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의 알맹이다.


불철주야 성공을 위해 내달리는 리더 여러분 힘내시길 바란다.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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