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말하기/직장생활

[직장인 글쓰기] 3.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자 (1)

김성열 2014. 8. 1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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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목적은 생각이나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나'와 '남'은 다르다. 그래서 나의 뜻을 다른 사람에게 온전하게 전달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가령 '저것은 사과다'라는 짧은 문장 정도라면 말로든 글로든 어렵지 않게 그 뜻을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사과의 빛깔, 생김새, 향기, 맛 따위를 설명하는 것은 말로든 글로든 쉽지 않다.


말이나 글은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것,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최대한 온전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나의 생각이나 알고 있는 사실을 상대방이 얼마나 받아들였느냐로 의사소통의 목적 달성 정도를 가늠한다. 그 목적 달성 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도록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이는 말과 글의 구분이 없으며 이해하기 쉬운 글을 써야 하는 이유다.


1. 간결한 문장

글을 쓰다보면 문장이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 버릇을, 그 유혹을 쉽게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문장을 길게 쓰다보면 한 문장 안에 여러가지 내용과 의미가 들어가 문장이 복잡해진다. 심한 경우에는 주어와 서술어가 뒤죽박죽이 되어 아예 말이 안되는 문장이 되기도 한다. 아래의 문장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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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이의 호흡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문장이다. 여러 개의 문장을 계속 이어 쓰다보니 서술어들이 설명하는 대상의 통일성마저 없다. 읽는 이가 이해를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어느정도 성공한 문장이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신경을 좀 더 써야 하는 문장이다. 아래처럼 문장을 끊어주기만 해도 훨씬 읽기가 편해진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최소의 교육시간으로 누구나 쉽게 폼 템플릿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기존의 워드, 한/글, 엑셀, 파워포인트 등으로 작성된 폼 뿐만 아니라 종이 기반의 폼까지 스캔하여 활용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합니다. 또, (이 프로그램은) 텍스트 필드, 콤보 박스, 드롭 다운 등은 물론이고 바코드, 복사방지 이미지, 전자 펜 서명과 같은 다양한 폼 필드를 지원합니다. 


예문을 하나 더 보자.


전년대비 매출액 12% 성장, 매출총이익 11% 성장하였는데 매출과 매출총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한 반면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현금지출이 수반되지 않는 법인세법에서 정하는 일정 비용항목을 충실히 계상하여 재무건전성이 개선된 상황이다.


그럭저럭 읽을 수 있긴 하지만 문장이 매끄럽다고는 할 수 없다. 한 문장에 여러 내용이 있어서 이해도 힘들뿐더러 중간에 나오는 '감소한 이유는'을 설명하는 서술어는 아예 없다. '개선된 상황이다'라는 서술어는 '감소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별개의 서술어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아마 회계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위의 문장에서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알 수 없을 것이다. 문장을 길게 쓰다가 글쓴이도 글의 맥락을 잃어버린 그런 좋지 않은 문장이다.


이처럼 문장을 길게 쓰거나 여러 문장들을 이어서 쓰면 글을 읽기가 어렵다. 그리고 글의 맥락도 산만해지기 쉽다. 읽는 이의 숨이 가빠지는 문장은 그만큼 이해도 어렵다. 최대한 문장이 길어지지 않도록, 간결해지도록 항상 염두하면서 글을 써야 한다.


2. 읽기 쉬운 글

내가 말하는 '읽기 쉬운 글'은 내용의 이해를 위해 별도의 지식이나 정보가 필요하지 않은 글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나 말을 하는 사람이나 항상 자신이 알고 있는 것, 경험한 것이 기본 배경이다. 하지만 상대방도 나만큼 알고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 정도는 알고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는 것도 읽는 이를 배려하지 않는 글이다. 읽기 쉬운 글은 상대를 이해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상대를 배려한 글이다.


에디슨은 백열전구를 만드는데 25년이나 걸렸고 벨은 오랜 연구 끝에 전화기를 발명했다. 그러나 브린과 페이지는 대학교의 일개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단 5년 만에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치는 수십억 달러짜리 기업을 일궈냈다. 성공의 속도가 이미 예전과 다른 세상이다.


위의 글은 문장 자체로는 크게 잘못된 것이 없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불확실한 것들이 있다. 에디슨, 벨은 워낙 유명하니 그냥 넘어간다 하더라도 브린, 페이지가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또 '대학원의 일개 연구 프로젝트'가 무엇인지도 불명확하다. 상세한 내용을 추가로 쓰지 않는다면 관련한 지식이나 정보 없이는 글쓴이만큼 이해하기는 어려운 글이다.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백열전구를 만드는데 25년이나 걸렸고 그레헴 벨은 4년의 연구 끝에 전화를 발명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그들이 다니던 스탠퍼드 대학교의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에 참여해 만든 데이터 마이닝(데이터 추출/수집) 기술로 검색 엔진을 개발, 단 5년 만에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치는 수십억 달러짜리 기업 구글(Google)을 일궈냈다. 성공의 속도가 이미 예전과 다른 세상이다.


이렇게 좀 더 상세한 설명이 붙으면 글이 의도하려는 내용이 더 명확해진다.(상황이 허락된다면 문장을 좀 더 끊는 것이 좋다.) 또 읽는 이는 의문이나 궁금함이 덜해져 글을 읽는 부담이 적다. 읽기 쉬운 글은 글쓴이의 배경이 중심이 아니라 읽는 이가 중심이어야 한다. 그러니 좀 더 손이 가더라도 읽는 이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배려하는 글쓰기 습관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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