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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남자 9

40대 남자의 화병

최근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의 20대~30대 남성 화병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급성 화병', '격분 증후 화병'이라고 하고 양의학에서는 '간헐적 폭발 장애(분노 조절 장애)'라고 부른다. 화를 꾹꾹 눌러두다가 결국 마음과 몸이 모두 망가지는 지금까지의 화병과는 양상이 확실히 다르다. 전문가들은 20대~30대가 불공정한 사회구조의 심화로 인해 느낀 좌절감과 '인내가 미덕'이라는 관념이 해체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맞물려 분노를 표출하는 화병의 양상을 보인다고 진단한다. 20대~30대라고 해서 일상의 분노가 없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불공정한 사회구조라는 강한 분노의 원인이 쌓여있던 분노들을 터뜨리는 방향으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40대 남성 화병 환자는 '전통적인 화병..

인내라는 미덕이 불러온 병

화병(火病)"최순실에게 굽신굽신... 국민 화병 도졌다", "늑장 대응, 입장 번복... 인천 주민들 화병 날라."......'화병'은 화가 나거나 속 터지는 심정을 표현할 때 자주 쓰인다. 말의 뜻을 풀어보면 병(病)이지만 진짜 병으로 느끼기보다는 답답한 마음을 에둘러 표현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화병은 진짜 병이다. 'U22.2'라는 질병코드가 부여되어 있고, Hwabyeong라는 영문명이 있으며,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엄연한 질병이다. 화병은 주로 우리나라 사람에게서 증상이 발견되는 독특한 병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도 한국인들이 겪는 문화 증후군의 일종으로 보고 그들의 진단 분류체계에 화병을 등재해 놓기도 했다. 화병을 간단히 말하면 ‘분노가 쌓여서 생기는 병’이다. 분노를 오랫동..

40대 남자의 슬픔 - 수저의 대물림 III

40대 남자의 슬픔 - 수저의 대물림 III. 이 수저가 너의 수저냐?‘흙수저’라는 말이 불편한 사람도 분명 있다. 왜 아버지들을 수저의 구성 물질 따위로 구분해야 하냐고 항변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불편하다고 해서 있는 것을 없다고 정신승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장인의 92%가 ‘수저계급론’을 현실이라고 답했다. 수저계급론을 부정한 8%의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이론적이거나 논리적인 근거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런 현실이 싫어서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일 것이다. 이 설문에서 자신을 ‘흙수저’라고 답한 사람이 66.5%였고, 노력만으로 흙수저가 금수저가 될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은 8.8%에 그쳤다. 그저 보통 사람들이 보는 현..

40대 남자의 슬픔 - 수저의 대물림 II

40대 남자의 슬픔 - 수저의 대물림 II. 개천에는 용이 없다.옛날처럼 개천에서 용이 나는 자수성가 스토리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깨끗하고 쾌적한 대형 수족관에서 용이 양식되는 세상이다. 실제 통계를 봐도 그렇다. 신한은행이 발표한 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이 1천만원 이상인 가구의 자녀 1인당 총 교육비는 1억 4천 484만원이다. 이는 월평균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가구의 4천 766만원의 3배에 이른다. 또, 월소득 1천만원 이상인 가구의 자녀가 해외 유학을 하는 경우는 41.7%인 반면 월소득 300만원 미만인 가구가 자녀를 해외에 보내 교육을 시키는 것은 14.4%에 불과하다고 한다.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사람이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통설을 감안하면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었던..

불안한 그대, 열심히 일하라 - 일중독

불안한 그대, 열심히 일하라 - 일중독 특정한 노동활동을 하고 그에 대한 댓가로 보수를 받는 일반적인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 일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고용 유지 여부를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장사를 하든 남의 밑에서 일하든 처지는 비슷하다. 나의 고용 여부를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은 다른 사람, 혹은 시스템이나 환경의 몫이다. 예를 들어 장사나 사업이 잘 돼서 권리금 높게 받고 가게를 넘기거나 높은 값에 주식 팔고 사업체를 넘기고 그 일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은 본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장사나 사업이 잘 되지 않아서 접어야 하는 것은 본인의 선택이라기 보다는 상황에 떠밀린 거라고 봐야 한다. ‘남의 밑에서 일하는’ 경우도 다르지 않다. 고용의 유..

병이 되어버린 불안, 건강염려증

병이 되어버린 불안, 건강염려증늙고 약해지는 때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덕분에 본격적으로 늙어가는 40대라고 해도 비슷한 또래에게서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열등감 따위를 느낄 필요는 없다. 몸의 모양새가 조금 다를 수는 있어도 마흔 줄에 들어서면 같이 늙어가는 처지로 일원화 된다. 인류가 탄생한 이래 줄곧 이어져온 공평한 자연의 섭리다. 또 하나 공평한 것이 있다면, ‘늙어가고 있음을 스스로 확인한’ 40대 남자들 대부분이 불안하다는 사실이다. 신체와 건강에 대한 불안은 나이를 먹으면서 얻게 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무게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40대에 접어든 남자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늘 그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40대 남자들의 대부분은 그런 불안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40대 남자들은 아직 ‘강해..

40대 남자의 불안 - 건강불안 - 아프니까 40대다

노화(老化)가 꽃 피는 40대여자나 남자나 마흔쯤 되면 정말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그래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입에 벤다. 이 말에는 약간의 논리적 허점이 있긴 하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노화는 20대 중반부터 시작해서 30대 후반까지 빠르게 진행되다가 40대에 들어서 오히려 완만해진다고 한다. 30대 시절을 더듬어 기억해 보면 맞는 얘기인 듯 하다. 그때도 몸이 20대 때와는 정말 다르다고 생각했고, 20대의 젊은(40대 입장에서는 30대도 한없이 젊은 나이지만)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네 나이 때 날아다녔다”라는 시샘 어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연구 결과가 옳다면 노화가 완만해지는 40대에는 노화에 무뎌져도 될 법한데, 유독 마흔 줄에 접어들면 몸이 ..

40대 남자의 불안 – 노후불안 - 100세 시대의 그늘

100세 시대문명의 발전은 인간의 수명에도 영향을 가져왔다. 30년전 평균 70세이던 기대수명은 근래에 들어 80세를 넘어섰다. 그리고 기대수명 100세 시대의 도래가 당연시 되고 있으며 우리는 일찌감치 ‘100세 시대’라는 말을 써왔다. 영어로는 ‘Homo Hundred(호모 헌드레드)라고 하는 100세 인생은 살아있음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의 입장에서는 무척 반가운 말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 그 자체는 삶의 질(quality)를 고려하지 않은 개념이다. 삶의 질이 보장된다면 오래 사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을 없을 테지만 ‘어떻게’를 삶의 당사자에게 맡겨버린 100년의 인생이 무조건 반가울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고만고만한 수입으로 가족들을 부양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40대 남자의 입장에서는..

40대 남자의 불안 - 아버지는 강하다, 그리고 세상은 더 강하다

40대 남자의 불안 - 아버지는 강하다, 그리고 세상은 더 강하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국민 동요’ 급의 노래 ‘아빠 힘내세요!’의 하이라이트 가사다. 양성 평등을 저해한다는 구설에 잠시 휘말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아빠’ 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노래다.(그 밖에는 '아빠와 크레파스' 정도 말고는 떠오르지 않는다) 퇴근하고 돌아온 아빠의 얼굴이 어두운 것을 보고 걱정이 든 아이들이 부르는 힘찬 응원가. 아빠를 걱정하는 아이들의 기특한 격려의 메시지에 밝고 활기찬 리듬까지 더해져서 얼굴에 웃음기가 생기고 힘이 불끈 솟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노래의 마지막 가사는 아빠들에게 때로 무서운 현실로 느껴진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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