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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13

사랑의 유효기간과 터널시야효과

사람들은 사랑을 갖가지에 비유한다. 얄미운 나비, 새빨간 Rose, 거짓말, 미친 짓, 같은 방향을 보는 것, 자신을 위한 선물... 아마 사랑의 정의는 사랑을 해본 사람들의 숫자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여기에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를 하나 더해본다. 이미 누군가 같은 비유를 했을 확률이 높지만. 사랑은 터널이다사랑이나 터널이나 일단 끝이 있다. 터널은 들어가면 반드시 나와야 한다. 사랑도 들어가면 나오기 마련이다. 사랑의 평균 유효기간은 18개월에서 36개월 정도라고 한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랑을 시작할 때는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옥시토신 따위의 호르몬 분비가 왕성하고, 시간이 지나면 호르몬의 왕성함은 사라지는데 그 시간이 대략 2년~3년이라는 얘기다.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호르몬 따위는..

짝사랑과 외사랑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다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버렸다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헛되이 던진 돌멩이들,새떼 대신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 천장호에서, 나희덕 (전문)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나는 정처 없습니다 - 서시, 이성복 (부분) 짝사랑과 외사랑은 구분할 수 있을까? 위의 두 시에서 어느 것이 짝사랑이고 외사랑일까? 사람들 이야기로는 외사랑은 내가 상대를 사랑한다는 것을 상대가 알고 있지만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혼자 사랑이고, 짝사랑은 내가 상대를 사랑한다는 것을 상대가 모..

함께 있어도 외로운 남편과 아내

많은 남편과 아내들이 '함께 있어도 외롭다'라는 말을 한다. 매일 얼굴을 보고, 같은 테이블에서 밥을 먹고, 같은 이불을 덮고 자고, TV도 같이 보고, 주말이면 가족들이 나들이도 가고 하는데도 외로움을 느낀다는 얘기다. 아내와,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있어도 혼자 있는 듯한 외로움은 아마 혼자 있어서 느끼는 외로움보다 더 무거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서로의 삶에 위안을 주기로 약속하고 다짐한 부부생활이다. 그런데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이런 외로움 때문에 남편은 일에 매달리고 아내는 자녀들에게 매달리고 집중한다. 카톡 수다에 집중하고, 인터넷 쇼핑에 집중하고, TV에 집중한다. 무언가 집중하지 않으면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무엇인가에 집중해서 외로움을 ..

'차라리 그 사람이 나았었어'라는 어리석은 생각

연애나 부부생활이 항상 핑크빛으로 물들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에 대한 불만이 생길 때도 있고 의견이 충돌할 수도 있으며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상대가 싫어질 수도 있다. 그러다가 서로에게 가진 감정의 돌기가 부딪치게 되면 다툼이 생기고 그 다툼으로 인한 분노와 화는 별별 생각을 들게 한다.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거나, 이 참에 헤어져버리겠다거나, 앙갚음을 하겠다거나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그러다보면 마음 한켵에서 "이럴 바에야 예전 그 사람이 더 낫다"라는 아쉬움이 슬그머니 머리를 들기도 한다. (물론 예전에 만난 사람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다.) '적어도 이번 일 같은 경우라면 예전 그 사람은 이렇게 나오진 않았을텐데'라거나 '예전 그 사람하고는 이런 일로는 부딪치지 않았는데' 따위의 가정을 앞세운 ..

당신 주위에 '괜찮은 사람'이 없는 이유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솔로인 사람은 결혼 적령기가 되면 슬슬 조바심이 나게 마련이다. 주변의 이성에게도 신경이 더 쓰이고 내가 원하는 이성에 대한 조건 같은 것도 따져보곤 하게 된다. 보통은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결혼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버리지 않은 이상, 혹은 남들만큼 결혼에 대한 욕망이 있다면 그 속은 아무렇지 않은게 아니다. 그런 솔로들은 욕심도 별로 크지 않다. 원하는 이성의 부류는 그저 '괜찮은 사람' 정도다. 스타일이나 타입을 따지는 것은 여유가 있던 어린 시절에 하던 일이라고 (어른스럽게) 생각하며 '괜찮은 사람' 정도로 원하는 이성을 정의한다. 문제는 주위에 괜찮은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 사람 저 사람의 연애 이야기, 결혼 이야기를 들어보면 괜찮은 사람이 그렇게 없진 않은 듯..

선물의 가격과 사랑의 깊이는 비례할까

인터넷 검색 중에 어떤 게시판에서 동영상 하나를 보았다. 누군가가 창밖에서 티격태격하고 있는 커플을 찍어서 올린 것인데 내용인즉 남자가 선물한 가방이 여자가 생각하던 것보다 너무 저렴한 것이었는지(원하는 수준의 명품 가방이 아니었을 확률이 높다) 여자가 남자에게 화를 내고 있는 장면이었다. 알지도 못하는 커플의 싸움을 보고 있는 것이 떨떠름 하기도 했지만 다툼의 내용도 너무 속쓰렸다. 여자가 선물 받은 가방으로 남자를 후려치는 것도 보기 싫었지만 특히 여자가 뱉어내는 말들에 서글펐다. "이게 뭐야? 내가 이딴 싸구려 사달라고 했어?""친구들한테 선물 받는다고 자랑했는데 이게 뭐야?""내가 너한테 이거 밖에 안돼?" 내가 너한테 이거 밖에 안돼?화면 속의 여자는 선물의 가격과 사랑의 가치가 비례한다고 생각..

남자를 곤란하게 하는 외모에 대한 여자의 질문

여자는 연애를 하거나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예뻐 보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꾸밈도 많아지고 가꿈도 예전과 다르다. "사랑을 하면은 예뻐져요~"라는 노래가사가 비단 호르몬 분비와 관련한 얘기만은 아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남자는 여자의 그런 변화를 잘 모른다. 왜냐하면 남자가 연애할 때 상대 여성은 뭘 해도 이뻐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꾸미고 남자에게 확인받고 싶어하고 또 확인한다. 하지만 남자는 뭘 해도 이쁜 내 여자의 외형적 변화를 알아챌 필요도 느끼지 못하며 느낄만한 센스도 부족하다. 오히려 이 여자가 나에게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어떤 대답을 해야 가장 적절한지 생각하다 보면 머리가 아프다. 게다가 '잘못된' 혹은 '여자가 원하지 않은' 대답을 했다가는 더 곤란한 상황에..

혼전임신의 숨길 수 없는 불편함들

요즘은 혼전임신을 두고 심하게 낯뜨거워 하는 경우도 없거니와 윤리적인 비난을 듣는 일도 별로 없다. 미디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의 혼전임신과 결혼은 그저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으며,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임신을 혼수품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저 다들 하는 일(?)인데 어쩌다 실수해서 애가 들어선 정도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일종의 동업자 정신인지도 모른다) 혼전임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혼전임신이든 혼후임신이든 뱃속의 아이는 축복 받아야 한다. 하지만 뱃속의 아이가 축복받아야 한다고 해서 혼전임신의 불편함이 사라지는 것이다. 당사자들이 아무리 감추려해도 혼전임신은 그 불편함을 감출 수가 없다. 그런 불편함을 '요즘 같은 시대에 혼전임신은 흠이 아니며 보편적'이라는 논리로 퉁치려는..

"괜찮은 사람" 보다 "제대로 된 사람"을 찾아야 하는 이유

괜찮은 사람 = 조건이 괜찮은 사람배우자나 연인을 찾는 사람들의 원하는 사람에 대한 표현은 가지각색이다. 직업이 좋은 사람, 장래가 촉망되는 사람, 잘 생긴 사람, 건강한 사람, 똑똑한 사람, 자상한 사람, 능력 있는 사람 등등. 이것들을 한마디로 표현할 때 보통 "괜찮은 사람"이라고 한다. 대놓고 물어보기 좀 뭣할 때 이 말을 잘 쓴다. "괜찮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처럼 쓰인다. 이 "괜찮은"의 앞에는 주어가 빠져 있다. 빠진 주어를 채우면 좀 더 노골적(어떤 사람에게는 현실적)이 된다. 학벌, 집안, 직업, 돈벌이, 외모, 성격 같은 것들이 주어다. 흔히 얘기하는 현실적인 "조건" 시리즈다. 조건이 미래를 보장할까?그 근원과 이유가 뭐든 간에 요즘 사람들은 이 조건을 무척 많이 따진다. 하지만 ..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사람을 더 아프게 하는 것

사랑이 이성적인지 감성적인지 구분해보라면 누구나 쉽게 사랑은 감성적인 것이라 답한다. 맞다. 사랑이야말로 열정, 애뜻함, 갈망 같은 감성의 덩어리다. 절제, 인내, 현실감의 유지 같은 이성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그래서 차가운 머리가 아닌 뜨거운 가슴으로 하는 것이 사랑이다. 이성적인 사랑이라는 말 들어본 적 있는가? 그런 말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사랑은 감성의 충만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쉽지 않은 세상, 쉽지 않은 사랑사랑하지 쉽지 않은 세상이다. 요즘 세상에는 사랑만 갖고 살지 못한다는 말이 진리 수준에 이르렀다. 가슴으로 사랑하지만 차가운 머리가 없이 현실을 살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랑이 밥 먹여주냐는 얘기다. 흔히 말하는 직업, 학벌, 가계(家系), 연봉, 외모, 종교 같은 조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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