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이 높으면 무조건 존경. OK?
존경을 받는 것은 사람이 갖는 인정 욕구 중에 하나다. 누군가가 나의 업적이나 인성 따위를 칭찬하고 받들고 공경하는 것은 당사자에게 제법 뿌듯한 일이다. 때때로 그것은 사회적 성공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존경 받으려고 애쓰는 사람이 많은 것도 당연한 일이며,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존경이라는 뭇사람의 평판을 동력으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이 모여있는 직장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존경이 갖는 원래의 속성과 관계 없이 직급을 존경의 이유로 삼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다. '난 사장이니 직원들이 나를 존경해야 한다'라는 식의 생각이 그것이다. 생각보다 이런 의식을 가진 사람 많다. 꼭 높은 직급에 있지 않더라도, 윗분들이니까 존경은 당연하다고 하는 아랫분들도 있다. 하지만 윗사람이라고 해서 인격이나 사상, 태도, 행위가 무조건 올바르거나 받들고 공경해야할 특정 수준을 갖는 것은 아니다.
직장 내에서 어떤 직급을 갖고 있다는 것은 노력과 경험의 결과, 능력 평가의 결과이며 그 평가는 회사에서 한 것이다. 회사의 평가 기준으로 존경의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니 앉은 자리의 위치만으로 존경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대통령을 모든 국민들이 존경할 의무가 있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존경이라는 것은 자리의 높낮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높은 자리에 있지 않더라도 존경받는 사람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게다가 존경은 위계 구조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존경이 필수라면 직급을 정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존경 받는지가 중요한 가치로 작용해야 한다. 덕망, 신망 정도면 모를까, 존경 받는다고 해서 연봉을 더 주거나 직급을 높여주진 않는다. 그리고 존경이 위계 구조에서 갖는 역할도 알 수가 없다. 존경은 확실히 필수는 아니다.
윗사람에 대한 존경이 꼭 필요할까?
직장에서는 너무 존경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회사는 엄밀히 말해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고용된 사람들의 집단이다. 회사는 목적을 제시하고 그 목적 달성을 위해서 개인의 시간과 노력을 돈을 주고 산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니 사회적 통념인 예의는 적용될 수 밖에 없으며, 위계 구조 덕에 높은 분들을 높이 대하는 존중도 동반된다. 그게 전부다. 존경의 자리는 없다. 존경은 공적인 것이 아니라 사적이기 때문이다. 존경은 개인 간의 감정의 교류지 회사가 제어해야할 사안은 분명 아니다.
나는 왜 존경 받지 못할까를 고민하고 존경 받는 윗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존경받지 못한다고 해서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존경 받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기도 하거니와, 존경이라는 사적 감정에 신경을 쓰다 보면 공적인 것과 균형을 맞추는게 힘들어진다. 또, 존경을 받기 위해 아래 사람들에게 뭔가를 해주는 것은 결국 댓가를 바라는 일이 되어버려 행위의 진정성을 탁하게 한다.
부모라고 자식에게 다 존경 받지는 않는다. 직장에서 윗사람이라고 다를 바 없다. 윗사람은 (기능적인 목적을 위해) 아래에 있는 사람보다 조금 높이 있는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다음에 존경 받으려 노력해야 한다. 그정도면 충분하다.
직급은 일하라고 붙여준 타이틀이지 존경의 자격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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