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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어리고 소소한 생각 62

이승만 영화를 제작한다는 서세원의 발표가 불편한 이유

전직 개그맨, 현직 목사, 겸직 영화감독 서세원이 '이승만 영화 시나리오 심포지움'이라는 행사에서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신문기사를 통해 이 소식과 행사의 분위기를 접하며 여러사람 불편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영화 감독으로서의 역량 따위가 문제가 아니다. 영화의 완성도는 영화를 잘 아는 사람이 평가할 일이다. 다만 그가 만들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너무 뻔히 보여서 불편하기 그지 없다. 서세원의 영화 제작 발표가 불편한 이유는 그가 만들 영화가 이승만 대통령을 미화화기 위함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서세원은 이승만 대통령을 미화하지 않고 공적과 과오를 모두 담겠다고 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승만을 그려내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영화제작 발표장이나 다름 없던 심포지엄..

김무성의 '한 자녀 반성론'을 통해 본 정치인의 무지와 권위주의

"정말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저출산율이 세계 1위가 된 지 오래인데, 20년 뒤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까 다들 걱정한다""이 자리에 자녀를 한 사람 가진 분들은 반성하셔야 한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애를 셋이나 낳고도 (서울)시장에 나오지 않느냐""우리 모두 이상화, 김연아 같은 딸을 낳아야 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최고중진회의에서 저출산을 지적(질)하면서 한 말이다. 그냥 텍스트만 놓고 보면 별 문제 없는 것 같지만 컨텍스트(맥락)을 보면 문제가 있다. 한 나라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의 생각의 본질이 은근히 드러나기 때문이고, 그 본질의 근원이 영 불편하기 때문이다. 국민 위에 있는 국회의원국회의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입법을 주임무로 하는 사람이다. 좋은 국가가 되기 위해, 국민들이..

변희재의 생떼쓰기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변희재가 연일 히트를 치고 있다. 시작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수사 축소은폐 혐의 무죄 판결에 대한 권은희 과장의 기자회견을 놓고 '일개 경찰이 대한민국 정부와 검찰을 협박'하고 있다는 일갈이었다. (협박의 대상에 국민이 쏙 빠진 것이 아쉽기 그지 없다). 그러더니 MBC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나온 것에 대해 비난을 하고 나섰다. 표창원은 정치를 선언한 사람인데 예능 프로그램에 출현시킨 것은 그를 띄우기 위함이며 그 배경에는 MBC 사장과 노조의 야합이 있을 것이므로 MBC 사장 목을 날려야 한다는 살벌하기 그지 없는 내용이다. '왜 또 생떼쓰고 난리야?' 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한두번도 아니고 연타석 히트를 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그..

김용판 무죄, 이제 권은희의 배후를 캘 때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수사 축소은폐 혐의에 무죄가 내려졌다. 재판부는 송파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의 진술이 수사와 관련 있는 다른 사람들의 진술과 달라서 진술의 신빙성을 없다고 보았다. 진실과 거짓이 다수결로 결정되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내가 열일곱명한테 일방적으로 줘 터졌어도 열일곱명 모두가 내가 자해를 했다고 하면 그것이 진실이라는 얘기다. 그래도 괜찮다. 진실을 밝힌 것으로 재판부의 도리는 다 한거다. 재판 결과는 나왔고 피고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어차피 이번 재판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진실과 거짓을 따지는 것이 핵심이었으니 그것을 가려낸 것으로 성과를 거두었다 할 수 있다. 김용판이 유죄라면 그에 맞는 벌을 주면 되는 것인데, 김용판이 무죄니까 벌 안주..

여수 기름 유출 사태와 윤진숙 장관의 국민 사랑

2014년 1월 31일, 여수 앞바다에서 유조선 하나가 송유관을 들이받아 원유가 유출되었다. 2007년 태안반도 기름 유출을 겪었던지라 바다에 기름 흘러내리는 사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민감하다. 그런데 그에 대한 대책 수립과 해결의 주무를 담당하는 해양수산부장관이라는 분이 말도 아닌 막걸리도 아닌 소리를 해대는 바람에 구설수에 올랐다. 사려 깊은 진숙씨여수 기름 유출 현장에 방문한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이 입과 코를 손으로 막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안그래도 사고 후 이틀이나 지나 늑장 방문해서 책 잡힐 판국에 냄새를 피하는 듯한 동작은 사람들에게 좋게 보일리 없었다. 수 많은 질타가 이어지자 냉큼 해명을 했다. 독감으로 인해 기침이 자꾸 나와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그랬단다. 사려 깊으..

명절이 없으면 명절 스트레스도 없다

일 년에 두번, '명절 스트레스'라는 말이 대유행을 한다. 한 때는 명절에 부엌일로 고생해야 하는 주부들에 대한 말이었으나 이제는 그 범위를 넘어섰다. 주부들의 식모살이는 여전하고 남편은 고된 운전에 아내의 눈치를 봐야한다. 아이는 학교 성적에 대해 묻는 친척 어른들의 물음에 말문이 막히고, 나이가 꽉 찬 처녀총각들은 결혼 안하냐는 채근에 짜증이 난다. 직업이 없는 백수는 주변의 한심하다는 표정과 눈길을 감래해야 하고, 평소에 전화도 별로 없다가 명절이라고 몰려든 사람 탓에 노인네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개인화 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는 혈연에 대한 향수인지, 한민족의 DNA에 각인된 기계적인 습속인지, 반짝반짝 빛나는 미풍양속인지를 떠나서, 명절이야말로 스트레스 안받는 사람이 드물..

현오석 부총리 "어리석은 국민론", 책임지지 않는 공직자의 자화상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태 덕분에 2014년 벽두가 소란스럽기 짝이 없다. 여기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빈정거리는 듯한 대사를 한방 날림으로써 더욱 다이내믹한 분위기 조성에 성공(?) 했다. 친절한 오석씨그 내용인즉, 22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에 기자들이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의 책임 문제를 묻자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지고 걱정만 하는데, 현명한 사람은 이를 계길 이런 일이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일갈한 것이다. 이걸로는 성이 차질 않았는지 "금융 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 우리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냐"며 책임 소재마저 확실하게 해주는 친절까지 베풀었다. 국민들 뿐만 아니라 여야정치권에서도 망언이라며 비난이 들끓자..

나른한 오후 - 사람은 원래 고독하다

예전에 노영심이 진행하던 TV 음악 프로그램에 김광석이 나온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에서 김광석이 부른 노래들 중에 나른한 오후라는 노래가 있었는데, 그 노래의 모티브가 된 이야기를 김광석이 해주었다. 손발 까딱하기 싫은 나른한 오후에 방에 드러누워 있었더니 파리 한마리가 날다가 왼쪽 볼에 앉았단다. 손발 까딱하기 싫어서 입을 빼뚜름하게 해서 훅! 하고 바람을 불어서 쫓았단다. 이번에는 그 파리가 오른쪽 볼에 앉더란다. 손발 까딱하기 싫어서 입을 또 빼뚜름하게 하고서는 훅! 하고 바람을 불어서 쫓았단다. 이번에는 파리가 코 밑에 앉더란다. 손발 까딱하기 싫어서 아랫입술을 내밀어 훅! 하고 바람을 불었더니 파리가 코구멍 안으로 쑥 들어왔단다. 손발 까딱하기 싫더란다. 그래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크읍~ 캬..

원칙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불통? 국민에게 관심 없다는 말

"1년 동안 가장 억울한 게 불통 지적이다. 저항세력에 굽히지 않는 것이 불통이라면 임기 내내 불통 소리 들을 것이다. 원칙대로 하는 것에 대해 손가락질하고 불통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랑스런 불통" 원칙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불통지난해 12월 청와대 홍보수석이라는 사람이 박근혜 정부의 1주년을 평가하면서 했던 말이다. 대통령 본인의 말이 아니니 조금 걸러서 들을 수도 있겠지만 귀가 찜찜한 기분은 어쩔 수가 없다. 대통령 마음대로 하겠다는 말로 밖에는 안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홍보수석이라는 사람의 저 말이 진짜 대통령의 생각과 일치한다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앞설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염려가 허튼 것이 아니었음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고.맙.게.도. "소통을 위해 우리 모두가 더..

게임중독법, 그 안에 숨겨진 사상의 위험성

게임중독법으로 동네가 떠들썩하다. 입법발의를 한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의 입법 취지는 게임중독으로 인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의 행정적 규제를 보건 복지적 예방 치료 시스템 구축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쉽게 말해 (신의진 의원의 말대로 하자면) 현실에 존재하는 "중독자"등과 그 가족을 위해 "도움"을 주고자 마련한 법안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 논쟁의 양상은 그 취지를 무색 무취로 만들었다. 게임중독법 입안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게임을 왜 중독물로 규정하는냐라는 반론을 필두로 해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을 잠재적 중독자로 몰아간다, 현 정부가 외치는 창조경제의 큰 부분인 게임 산업을 위축시킨다, 게임 업체로부터 돈을 뜯어 내기 위한 술책이다 등의 의견을 내세우며 입법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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