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명화비밀(모니카 봄 두첸, 김현우 역, 생각의나무, 2010)
제목이 예사롭지 않다. '세계명화비밀'이라니...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원래 제목을 보는 편이 낫다 싶다. The Private life of a masterpiece.
이 책에는 8편의 유명한 미술작품이 나온다. 다비드(미켈란젤로), 모나리자(다빈치), 1808년 5월 3일(고야), 올랭피아(마네), 해바라기(고흐), 절규(뭉크), 아비뇽의 처녀들(피카소), 가을의 리듬(폴록)
이런 작품들을 다룬 책은 많다. 그러나 느낌은 예사 책들과 다르다. 이 책이 남다른 느낌을 주는 것은 그 미술작품 하나하나가 주인공이라서이다.
작품은 작가의 정신과 육체의 활동이 낳은 부산물이다. 그래서 항상 어떤 작가의 작품이라는 꼬리표를 단다. 유명한 작품일수록 작가가 작품의 꼬리표가 아니라, 작품이 꼬리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허나 이 책에서는 작품이 주인공이다. 작가는 꼬리표 중에 가장 우두머리일 뿐이다.
작가를 알기 위해 작품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위해 작가를 살피고, 그 정보를 아래에 두고 그림의 정보를 더 키운다. 작가의 정보만으로 부족하다면 시대상, 작품의 역사, 관련 작품, 주변의 잡스러운 이야기들까지 정보로 활용한다. 그 정보의 수준은 Trivia 수준이 아니라서 깊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함은 분명 있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갖고 오더라도, 내가 그 작가가 아닌 이상 모르는게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하나의 미술작품을 제대로 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다시한번 느낀다. 미학이나 미술의 역사 따위에는 아예 일천한 나로서는 평생 걸려도 미술작품 하나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쉬울 것은 없다. 보는 것만으로도 그냥 좋으면 그것도 괜찮은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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