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이 어느정도 무르익어 부하직원을 두게 되는 자리에 가면 리더십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닿는다. 팀을, 부서를, 부하직원을 어떻게 이끌 것이냐는 능력의 문제와도 밀접한 관계라서 리더십은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래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직접적 경험 뿐만 아니라 강의, 책, 교육, 훈련 따위의 간접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리더십을 찾고 개발한다.
리더십은 종류도 많다. 카리스마 리더십, 서번트 리더십, 지시형 리더십, 친화형 리더십, 독재 리더십, 민주적 리더십 등등등. 이렇게 리더십의 종류가 많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우세한 리더십은 없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현재의 상황이나 부하직원의 상태에 걸맞는 리더십을 구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리더 저 혼자 좋다고 써먹는 리더십은 그 대상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효율은커녕 반감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직장인을 움직이는 동력
특히 부하직원에 대한 통찰이 부족하면 리더십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리더십의 주된 대상이 주로 부하직원인 것을 감안하면 부하직원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리더십 구사의 기본이다. 직장에서의 리더십은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운용방법이다. 따라서 리더십의 대상이 되는 부하직원들이 무엇 때문에 일하는지, 그들을 움직이는 동력(동기)을 제대로 알아야 적절한 리더십을 선택하고 구사할 수 있다.
동력 1 - 돈
회사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 직원들과의 연대, 업무의 성취감 같은 추상적인 것보다는 실질적으로 내 삶에 수단이 되는 물질의 확보를 담보하는 돈을 위해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다. 간단하게 말해 물질적 안정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다. 언뜻 봐서는 그렇게 많을 것 같진 않지만 티를 내지 않을 뿐이다. 이직, 전직의 이유에 연봉이 항상 상위에 랭크 되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동력 2 - 관계
직장에 대한 소속감이나 동료들과의 관계의 가치를 높이 사는 사람들이다. 직장과 직원에 대한 애착이 강하며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동력 3 - 지위/직급
남들에게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한 사람들은 지위나 직급에 매우 민감하다. 같이 입사한 직원이 먼저 팀장이 되거나 하는 모습에서 좌절을 느끼기고 하고, 반대로 남들보다 빨리 높은 지위에 오른 것에 대해 자부심을 높게 가진다. 이런 타입의 사람들은 다소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동력 4 - 성취감
업무를 처리하며 느끼는 성취감을 높게 사는 사람들로 목표 달성이나 성공을 위해 집중한다. 직급이나 연봉, 인간관계 따위에는 크게 관심 없으며 자신의 성과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스타일이다. 일의 성공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경우가 많아 때론 이기적이라거나 비인간적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
내가 생각하는 직장인을 움직이는 동력은 바로 이 네 가지다. 물론 이 중에 오로지 하나만을 일하는 이유, 출근을 하는 이유로 삼는 경우는 없다. 대부분 직장인들은 이 네 가지를 모두 갖고 있으며 (이 외의 동력이 더 있을 수도 있다. 옆 부서 여직원을 너무 사모해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중에 한 두가지가 두드러진 동력이 된다.
그렇다. 위의 네 가지 동력은 심리학자인 매슬로(Maslow)의 욕구단계이론 중에서 생리적 욕구를 제외한 네 가지 욕구(안전의 욕구, 애정과 공감의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와 맥락이 일치한다. 고백하건데 매슬로의 이론에서 도출한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직장인을 움직이는 동력이라는 것을 정리해놓고 보니 그것이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매슬로의 통찰에 경의를...)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에서는 한 단계의 욕구를 지나면 다음 단계로 간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직장생활은 단계적인 욕구의 이행보다 여러 욕구가 뒤섞여 있는 상황에서 각 개인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욕구가 있을 뿐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연봉에 민감한 사람은 부장, 이사가 되어도 연봉에 민감하고 자리 욕심 많은 사람들은 가장 낮은 직함을 다는 그 순간부터 자리욕심을 내기 마련이니 말이다.
(가장 하위 단계인 생리적 욕구를 신입사원으로 해서 직급이 오를수록 욕구의 단계가 오르는 것으로 욕구단계이론을 직장생활에 적용한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적용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 매슬로가 말한 생리적 욕구는 글자 그대로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본능적인 신체적 기능에 대한 욕구'이다. 누구도 식욕, 수면욕, 성욕 따위를 직접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직장에 나가진 않는다.)
리더십은 이러한 직원들 개개인의 성향을 잘 파악한 뒤 선택하고 구사해야 한다. 관계를 소중히 하는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최우선으로 하자거나 성취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협업과 연대라는 관계의 소중함을 쟁취해보자고 하는 것은 가능할 수는 있어도 개개인의 효율을 최대로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리더에게는 부하직원들 각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최선으로 삼아 그에 맞는 리더십 스타일을 선택하고 구사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리더십은 리더가 원하는 인력 운용의 기술이 아니라 부하직원이 리더에게 원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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