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두번, '명절 스트레스'라는 말이 대유행을 한다. 한 때는 명절에 부엌일로 고생해야 하는 주부들에 대한 말이었으나 이제는 그 범위를 넘어섰다. 주부들의 식모살이는 여전하고 남편은 고된 운전에 아내의 눈치를 봐야한다. 아이는 학교 성적에 대해 묻는 친척 어른들의 물음에 말문이 막히고, 나이가 꽉 찬 처녀총각들은 결혼 안하냐는 채근에 짜증이 난다. 직업이 없는 백수는 주변의 한심하다는 표정과 눈길을 감래해야 하고, 평소에 전화도 별로 없다가 명절이라고 몰려든 사람 탓에 노인네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개인화 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는 혈연에 대한 향수인지, 한민족의 DNA에 각인된 기계적인 습속인지, 반짝반짝 빛나는 미풍양속인지를 떠나서, 명절이야말로 스트레스 안받는 사람이 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