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은행나무, 2005) 결코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여기는(여겼던) 강박과 열등감, 피해의식에 삶이 뒤틀려버린 몇몇의 환자가 '입 다물고 주사부터' 놓길 심하게 즐기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만난다. 이라부는 치료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치료라고 부를만한 일도 하지 않지만 능구렁이 담 넘듯이 환자의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당사자들은 당황한다. 100킬로그램은 족히 되는 큼직한 이라부가 그들의 안으로 밀고 들어온 통에 자신은 자신의 밖으로 밀려난다. 저항할 수도 없다. '왜 그런지 저항할 기력마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밖으로 밀려난 그들은 가면에 가려져 있던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의 문제를 인식한다. 그리고 (이라부와는 별 관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