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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는 항상 늦다

책상 곁에 겹겹이 쌓인 신문들을 내다버리며, 질끈 묶기에도 모자람이 없는 머리카락이 뭉텅뭉텅 잘리는 걸 보며 올해도 다 갔구나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하고자 해서 한 것도 있고, 어쩌다 한 것도 있고, 하고자 했는데 못한 것도 있고, 어쩌다 보니 못하게 된 것도 있다. 이 맘 때면 늘 그렇다. 한 것을 챙겨 생각하면 기분 좋을 법도 하지만 못한 것이 먼저 생각나기 마련이다.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커보이는 손실 회피의 경향을 피하질 못해서인가 싶다. 한 해를 되새김질 하기 시작한 것이 몇 살 때인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그 후로 연말이 되면 어김 없이 후회를 한다. 나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어 한 해를 뒤로 더듬지 않아봐야 소용이 없다. 나의 그런 의지와는 관계 없이 후회는 샘솟는다. 완벽한 1년을..

균형을 잃은 삶은 재미가 없다

아침에 눈을 뜨면 사람들은 집을 나선다.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나 도서관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일터로 간다.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집안에 머물거나 거리를 맴돈다. 그렇게 며칠을 살다가 주말이 되면 잠깐 숨을 돌린다. 휴식이 끝나면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하기 위해 다시 집을 나선다. 간혹 가는 곳이나 하는 일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패턴은 바뀌지 않는다. 찰라의 기쁨과 즐거움이 있지만 대체로 단조롭고 무미건조한 삶이 계속 된다. 어떤 사람들은 가치 있는 삶을 이루기 위해 이렇게 해보라고, 저렇게 해보라고 권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하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삶은 가치보다 유지가 관건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닌, 남이 나로 하여금 하길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해서 ..

타인의 불행에서 나의 행복을 찾지 마라

타인의 불행과 나의 행복남의 불행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나의 행복을 확인할 때가 있다.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을 보면서, 전쟁으로 인해 쓰러져가는 중동 지방 사람들을 보면서, 가깝게는 허름한 옷을 입고 허드렛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래도 난 저 정도 상황은 아니니 그들보다 행복하지 아니한가" 라고 말한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섬찟한 발상임을 깨달을 수 있다. 그 발상의 틀이 타인이 불행할수록 내가 행복해진다는, '타인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물론 노골적으로 타인의 불행을 통해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은 드물다. 일상에서 접하는 타인의 불행은 나의 동정심을 일으켜서 자선의 행위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의식의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설사 타인의 불행에서 자신의 행복을 엿본다고 해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방법

참 서글픈 삶 중에 하나가 좋아하는 무엇이 없는 삶이다. 딱히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좋아하는 활동도 없이 그저 하루를 어제처럼 살아가는 것만큼 서글픈 것도 없다. 하루를 어제처럼 살아가는 일도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한참 사회생활(보통은 직장생활)을 할 나이에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런 것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낯선 나를 발견하다하지만 그런 생활이라도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조금씩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사회생활 초년기에는 남을 의식할 수 밖에 없고 남을 중심으로 내가 돌아간다. 그러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중심이 자신에게로 조금씩 기울어진다. 하지만 내가 중..

어째서, 왜, 그런 의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이지

어째서 라든지, 왜 라든지 그런 의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이지.- 나츠하라 타케시 [검은 사기] 中 어째서, 왜라는 질문은 세상만사의 이치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이다. 또, 세상이 왜 이런지,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어째서 이렇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면 삶이 세상 안에 있음을, 세상과 관련 있음을 자각한 것이다. 그리고 이 질문을 나에게 하기 시작하면 내 삶의 이유를 찾기 시작하는 것이다. 답을 찾을 수 있고 없고를 떠나 답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작점이다. 나는 살아갈 날이 아마 반쯤 남은 것 같다. 그런 나이라는 얘기다. 요즘 들어 내 삶의 이유에 대한 궁금함이 커지고 그에 따른 생각과 고민이 깊어진다.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지만 그만큼 답을 찾고 싶은 욕심과 기대도 커간다. 그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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