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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 4

40대 남자의 감정 - 분노

분노의 정의분노의 가장 일반적인 의미는 ‘화를 내는 것’, ‘성을 내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욕망의 실현을 부정하거나 저지하는 것에 대해 저항하는 결과로 생기는 감정’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말하는 ‘욕망의 실현’은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것, 갖고 싶은 것을 갖거나 갖기 싫은 것을 내치는 것과 같은 ‘의지’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욕망의 실현’은 내가 가진 신념이나 의견을 관철함으로써 얻는 인정도 포함된다. 그래서 우리는 나의 이익과 직접 관계는 없어도 나의 신념 체계에서 볼 때 옳지 않다고 판단되는 일에 분노를 느낀다. 인간의 역사에서 분노는 오랫동안 파괴적이고 이롭지 않은 감정으로 여겨져 왔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피타고라스는 “분노는 어리석음에서 시작하여 후회로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사 펠드먼 배럿, 생각연구소, 2017)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사 펠드먼 배럿, 생각연구소, 2017) 감정의 보편적이고 고전적인 정의는 '어떠한 현상이나 일, 사물에 대한 심정이나 기분'이다. 나는 이 정의를 '외부 자극에 대한 마음(정신)의 반응'으로 표현한다. 이 정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받아들여져 왔으며, 감정은 이런 정의에 근거하여 해석되고 논의되어 왔다. 반면에 감정의 목적이나 형태, 발생의 메커니즘 따위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의견이 있어 왔으며 지금도 새로운 의견들의 등장이 계속 되고 있다. 특히 근래에는 과학기술의 발달 덕에 뇌과학, 신경과학 분야에서 감정에 대해 좀 더 계량적이고 물리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350여년 전 르네 데카르트가 정신과 신체가 분리되어 있다는 심신 이원론을 바탕으로 '정념'을 논할..

에티카/정치론 (베네딕트 데 스피노자 지음, 추영현 옮김, 동서문화사, 2008)

에티카/정치론 (베네딕트 데 스피노자 지음, 추영현 옮김, 동서문화사, 2008) 인간의 감정에 대한 궁금함에서 시작했던 에티카 읽기로 늦은 여름과 가을을 꼬박 채웠다. 감정에 대해서 논한 3부와 4부, 그리고 책의 결론이라 할 수 있는 5부를 주로 읽었다. 신에 관해서 논한 1부와 정신의 본성에 관해서 논한 2부는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선에서 접근했다. 그리고 미완으로 남아 있는 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물론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시간이 많이 든 것은 가 읽는 책이 아니라 공부하는 책이라는 사실을 금세 느꼈기 때문이다. 철학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도저히 감당하기가 힘들어 다른 책들도 많이 참조했다. '책세상'에서 나온 (완역본이 아니라 중요한 부분들만 발췌하고 해제를 덧붙인 일종의 지침서..

에티카 (베네딕투스 데 스피노자 지음, 조현진 옮김, 책세상, 2006)

에티카 (베네딕투스 데 스피노자 지음, 조현진 옮김, 책세상, 2006) 이 책을 읽은 것은 '감정'에 대한 궁금함 때문이었다. 인간의 감정을 논한 철학자가 많긴 하겠지만(많긴 하지만) 스피노자가 그나마 익숙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스피노자라는 거대한 산을 단번에 오를 수는 없었다. 뭇사람들이 스피노자는 원문을 읽기 전에 해설서를 먼저 읽는 것이 낫다고들 했다. 산을 오르기 전에 산의 정보를 알려 줄 지도를 보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의 전문(全文)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피노자라는 산은 지도조차 험난했다. 스피노자를 알기 위해서는 당대의 철학 사조, 데카르트 철학과의 관계 따위를 알아야 했다. 스피노자와 관련한 정보를 찾아가며 세 번 정도를 읽고 나서야 희미하게나마 산의 모양새가 보이는 듯 했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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