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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3

백년 동안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문학사상사, 2005)

백년 동안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문학사상사, 2005) 제목이 말하듯이 저기 콜롬비아 구석에 붙은 마콘도에 터를 잡을 부엔디아 가문은 5대 100년 동안 고독했다.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새로운 낙원을 찾았던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부터 5대를 걸치는 동안 부엔디아 가문은 고독에서 벗어나려 애를 쓰는 사람 투성이었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고독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결국 돼지꼬리 달린 아이가 가문의 종지부를 찍는다. 부엔디아 가문이 고독했던 이유는 그들이 철저한 타자(他者)였기 때문이다.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가 터를 잡은 마콘도는 그에게 이름을 부여받았을 뿐, 이름이 없었던 그 곳의 입장에서 그는 외지에서 온 타인이었다. 또한 그는 서서히 밀려드는 새로운 문명과 이..

쇼펜하우어 인생론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박현석 옮김, 예림미디어, 2008)

쇼펜하우어 인생론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박현석 옮김, 예림미디어, 2008) 이 세계를 가능한 것 중의 최악으로 여기며 인간을 맹목적인 생명충동이라는 의지에 예속된 '내부의 시계 장치로 작동하는 인형'에 불과하다고 본, 근대 이후 염세주의의 맹아였던 쇼펜하우어가 인생과 행복을 말하는 것은 무척이나 낯설고 얼떨떨한 일이다. 그는 삶을 고통일 뿐이라고 했으니 그가 말하는 인간의 삶에서는 행복이 불가능하다. 항간에서는 자살옹호론자로까지 일컬어지는 그이니 '행복'이라는 말은 애초부터 그와 어울리지도 않는다. 나는 쇼펜하우어가 이런 글을 쓴 이유나 의도에 대해서 굳이 이해하려 노력하진 않았다. 다만 다음처럼 염세주의자의 행복론을 인식했다. '살아봤자 좋을 것 없는 인생이지만 마지못해 산다면, 그나마 조금이..

나른한 오후 - 사람은 원래 고독하다

예전에 노영심이 진행하던 TV 음악 프로그램에 김광석이 나온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에서 김광석이 부른 노래들 중에 나른한 오후라는 노래가 있었는데, 그 노래의 모티브가 된 이야기를 김광석이 해주었다. 손발 까딱하기 싫은 나른한 오후에 방에 드러누워 있었더니 파리 한마리가 날다가 왼쪽 볼에 앉았단다. 손발 까딱하기 싫어서 입을 빼뚜름하게 해서 훅! 하고 바람을 불어서 쫓았단다. 이번에는 그 파리가 오른쪽 볼에 앉더란다. 손발 까딱하기 싫어서 입을 또 빼뚜름하게 하고서는 훅! 하고 바람을 불어서 쫓았단다. 이번에는 파리가 코 밑에 앉더란다. 손발 까딱하기 싫어서 아랫입술을 내밀어 훅! 하고 바람을 불었더니 파리가 코구멍 안으로 쑥 들어왔단다. 손발 까딱하기 싫더란다. 그래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크읍~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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