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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어리고 소소한 생각 62

'심심한 사과'와 쿨병 걸린 꼰대

때 아닌 심심한 사과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심심'을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뜻으로만 알았던 몇몇 사람들의 분노가 피식 웃음을 짓게 한, 흔히 있는 해프닝 정도의 일이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사흘'을 '4일'로, '금일'을 '금요일'로, '병역'을 '역병'으로, '유선상'을 '인간 유선상 씨'로 아는 바람에 생긴 에피소드가 인터넷에는 숱하게 박제되어 있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실질 문맹률이나 독서량 따위를 엮어서 판을 키우려고 한다. 얼마든지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반대로 그냥 가벼운 우스개거리로 여길 수도 있다. 단어의 뜻을 몰라서 그랬으니 알려주면 그만이고, 알면 그만이다. 어느 쪽에서 보던 간에, 대단히 큰 일도 ..

결국 한편이었던 자유한국당, 조선일보 그리고 아베 정부

일본 아베 정부의 보복성 수출 규제가 시작되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은 실질적인 분쟁 관계에 접어들었다. 경제, 외교, 국제정세 같은 단어들에 가려져 있어서 그렇지 칼을 빼든 싸움이나 마찬가지다. 더구나 이번 사태는 두 나라 사이의 역사적 앙금까지 더해져 감정싸움의 양상까지 보인다. 싸움이라는 것이 거의 가 그렇듯이 이기더라도 어느 정도의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 국가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만큼 싸우지 않고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미 걸어온 싸움이라 어쩔 도리도 없다.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싸워야 한다. 가끔은 이런 싸움을 통해서 얻는 것도 있다. 내 편, 네 편이 구분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평소에는 우리 편인 듯이 굴다가도 실제 싸움이 일어나면 슬그머니, 혹은 노골적으로 상대의 편에 가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선비질' 하는 언론들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되었다. 아베 정부는 애초에 국제법상 문제가 없다더니 결국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이라고 실토를 했다.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 정부의 행동에 무척 불쾌해하고 있으며 화가 나 있다. 아베의 알량한 질투와 시기심 때문인지 일본 여당이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지를 얻기 위함인지는 우리의 알 바가 아니다. 그런 건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 그들의 짓거리가 우리 국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는 사실만이 우리의 관심거리다. 사람은 신체적인 위협이나 공격을 받을 때, 상황을 통제할 수 없을 때, 감정이나 의견, 신념 등이 존중받지 못할 때,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분노의 감정을 느낀다. 아베 정부는 이 중에서 두 가지 원인을 확실하게 제공했다. 첫째는 우리가 받지..

나경원, 그 처절한 발버둥의 이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행보가 연일 이목을 끈다. 한동안 입조심 하나 싶었더니 일베들이나 쓰는 저속한 말을 함부로 해대는 바람에 또 욕 세례를 받고 있다. 물론 욕 세례는 주로 나경원 원내대표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듣는다. 현재 진행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면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민주투사가 빙의된 듯한 나경원 원내대표의 몸짓과 목소리에 사람들은 편을 나누어 야유와 환호를 보내고 있는 판국이다. 물론 지금이 독재의 시대거나 민주주의가 무너진 상황이 아니므로 나경원 의원을 민주투사로 부를 수는 없다. 오히려 독재정권이나 경제 폭망, 사회주의 경제화 같은 거짓과 과장을 내세워 대중을 선동한다는 점은 정치인으로서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서울대학교를 나와 판사까지 한 사람이 독재나 사회주의..

소방관 국가직 전환을 반대하는 자한당의 속내

강원도에서 일어난 산불을 계기로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 보다도 크다. 국민청원은 사흘 만에 20만명을 돌파했고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8명 정도가 이를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민들의 호소에 힘입어 대선 당시 소방관 국가직 전환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대통령도 국회에 처리를 요청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자유한국당이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대해 반대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어서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소방관 국가직 전환이 지방분권을 거스른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나경원 원대대표 역시 소방관 국가직 전환이 경찰의 지방자치화 흐름과 반대된다면서 반대의 입장을 거들고 있다. 심지어 같은 당 이진복 의원은 "국가직이 아니면 불을 못 끄느냐"는 말까지 했다. ..

설익은 밥에 손을 댄 나경원 의원

지난 3월 12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원색적인 표현을 아끼지 않고 현정부를 맹비난 했다. 여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했지만 나경원 의원은 의연한 표정과 목소리를 잃지 않았다. 그렇게 연설을 마친 나경원 의원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할 말을 다 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에 격앙된 듯 보였다. 나경원 의원이 투사와 같은 모습을 보인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최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30% 대를 회복했다. 늘 그렇듯이 자유한국당이 뭔가를 잘해서 지지율이 오르지는 않았다. 정부와 여당이 이렇다 할 업적을 내지 못하는 바람에 반사이익을 챙긴 것에 가깝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이런 기회를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정부와 집권여당의 무능을 더욱 강..

설훈, 홍익표 의원이 걸어가는 '꼰대의 길'

설훈, 홍익표 의원이 걸어가는 '꼰대의 길'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의원과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못 배워 먹은 20대론'을 들고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시들시들한 20대 남성의 지지율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이 가관이다. 더 꼴불견인 것은 자신들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뻔뻔함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사과를 하고 나었지만 홍익표 의원은 홍영표 원내대표의 사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자신을 비판한 하태경 의원을 고발하고 최초 보도한 MBN에 대해서도 조치하겠다고 했다. 설훈 의원은 해명에 나서긴 했지만 자신이 틀렸냐며 오히려 반문을 했다. 사과라고는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죄송하다는 언급을 한 정도다. 상처는 20대 남성들이 받았는데 사과는 왜 기자에게 하는..

그들은 지만원의 말을 정말 믿을까?

지만원의 활약이 한겨울을 후끈 달구고 있다. 평소 하던 얘기를 좀 더 세게 하는 것 뿐이니 굳이 관심 갖지 않는게 정신건강에 좋을테지만, 그가 평소 하던 얘기가 뭔지 몰랐던 사람들에게는 간만에 맛보는 신선함일 수도 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이 북한의 특수부대에 의한 게릴라전이었다는 산뜻한 주장이야말로 압권이다. 사진에 찍혔던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을 북한 사진에서 찾았다면서, 그들이 바로 광주에 투입되었던 북한 특수부대라는 게 지만원의 주장이다. 지만원과 그의 의견을 추종하는 사람들의 이 '광수 찾기'는 600명 이상의 북한 특수부대원을 찾아내는 개가를 올렸다. 안그래도 살기 퍽퍽한 세상에 이렇게 큰 웃음을 주니 경멸하기는 뭣하고 그저 기가 찰 뿐이다. 지만원이 북한군 ..

때로, 기자의 중립은 침묵만큼이나 나쁘다

때로, 기자의 중립은 침묵만큼이나 나쁘다 기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꼽아보자면 진실, 공정, 중립, 객관 같은 것들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미디어나 저널리즘에 대해 특별히 공부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 정도는 추려내기 마련이다. 기사나 뉴스를 통해 세상과의 접점을 많은 부분(거의 대부분) 확보하는 평범한 사람들은 기사나 뉴스가 최대한 진실하고 공정하며 중립적이고 객관적이길 원한다. 그래야 내가 알게 될 세상이 편향되거나 왜곡되는 일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기사로서 말을 하는 기자에게는 갖추어야할 덕목으로 요구될 수 밖에 없으며, 기자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음을 한국기자협회의 윤리강령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기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진실을 알릴 의무를 가진 언론의 최일선 핵심존재로서 공정보도를 ..

이언주 의원 '감정정치'의 길을 가다

신념윤리와 책임윤리100년 전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강연을 통해 정치인은 신념윤리(심정윤리)와 책임윤리의 두 가지 자질을 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념윤리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대의에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자질을 말한다. 책임윤리는 자신의 결정으로 인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질이다. 기본적으로 막스 베버는 이 둘을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지만, 결국 정치가는 이 둘의 조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막스 베버가 뮌휀대학에서 강연을 한 지 100년이 지났지만 그의 통찰은 여전히 빛이 난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그가 말한 신념윤리와 책임윤리의 잣대로 얼마든지 가늠이 가능하니 말이다. 일례로 야당인 자유한국당(이라는 정치인들의 집합체)이 여당과 청와대의 정책을 일단 발목부터 잡고 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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